유럽 축구장의 아우성 관중도 신기하고 미국 골프장의 구름관중도 신기하다. 더위와 추위를 피해 그 반대의 나라로 골프여행을 가는 한국인이 1년에 20만이라는 건 더욱 신기하다. 시간과 돈 걱정 없는 팔자 좋은 사람들이 그리도 많다는 건가. 행세깨나 하는 동창 모임의 화제에서도 골프는 빠질 수 없고 대통령들부터가 광적(狂的)이다. 특히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광도(狂度)는 심각한 단계다. 지난 6월 20일 캘리포니아 주 코아첼라 밸리(Coachela Valley) 골프장에 간 것만 해도 그렇다. 캘리포니아 주는 무려 167년만의 최악의 가뭄이 내습했는데도 물을 펑펑 써야 하는 데가 골프장이다. 더구나 낮 기온이 45도였다. ‘오바마와 고교 동창들, 그럴 수가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진 건 당연지사다. 2002년 2월 7일 훈센(Hun Sen) 캄보디아 총리가 말했다. “나는 국왕에 추대된다 해도 거절할 거다. 국왕이 되면 골프 칠 시간이 없을 거 아닌가”

golf를 일본에선 ‘고루푸’, 중국에선 ‘까오얼푸(高爾夫)’ 또는 ‘까오얼푸치우(高爾夫球)’로 부르지만 골프는 발상지인 영국이나 정규 골프장만도 1만5천개라는 미국 등 자본주의 국가의 전유물을 벗어난 지 오래다. 고르바초프와 덩샤오핑(鄧小平)의 개방정책 후 러시아도 중국도 골프천국이 됐고 ‘중국에 기상천외의 골프장이 생겼다’고 보도한 건 2012년 12월 31일의 CNN 뉴스였다. 슈미트 커리 디자인사(社)가 남중국해 하이난(海南) 섬에 개발 중인 세계 최대 골프 리조트엔 거대한 井(정)자로 뜬 그린과 만리장성 해저드(hazard→골프 코스의 장애물), 마야 유적의 봉합과 같은 페어웨이(fairway→티 그라운드부터 그린까지의 잘 손질된 잔디 구역), 판다 형상의 홀 등이 기발하다는 설명이었다.

내년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에서 골프가 다시 정식종목이 된다니까 전 세계 골프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거다. 좁은 국토의 대한민국도 골프장으로 넘쳐나고. 다만 삼림 파괴와 농경지 황폐화 등 폐해가 문제다. 광주시 곤지암의 한 농촌 마을도 몇 년째 골프장 확장 공사 폐해가 크다는 뉴스다. 옐로 버드, 레드 버드도 아닌 블루 버드CC! 눈총 받는 파랑새는 되지 말아야….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