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찬음식 섭취 자제해야
무더운 여름이 왔다. 여름철에는 서병(暑病), 즉 ‘더위 먹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한자로 여름을 의미하는 ‘서(暑)’는 하늘에도 해(日), 땅에도 해가 있고 그 사이에 사람이 있는 형태다. 그 정도로 세상이 더워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 시기는 열 때문에 사람들의 기가 상해 여름 나기가 매우 힘들다. 여름철에는 건강관리와 기력보충에 남다른 신경을 써야 한다.
여름이 되면 열기가 강해지며 굉장히 습해진다. 최근 한반도의 기후가 아열대기후로 바뀌고 있어 습열(濕熱)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습열은 체내 진액이 마르게 하고, 관절 병이나 각기병 환자들의 통증을 심하게 만드는 주원인이다.
또 심장에 열이 많아지게 하고, 신장 진액을 줄어들게 해 요통 환자를 힘들게 만든다.
신장의 기운이 부족해지면 요통이 발생하는데 이를 ‘신허요통’이라 한다.
또 신장 기능이 약화 되면서 눈병, 귓병 환자도 늘어난다. 특히 50대 이후 과음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모든 자연 원리는 음양의 법칙을 따른다. 여름에 찬 것을 많이 먹으면 냉기가 겹쳐서 음기가 쌓이는 복음(伏陰)이 일어난다.
이럴 때 걸리는 질병이 서풍(暑風), 즉 여름 감기다. 발열 현상과 함께 설사·복통·두통·구토를 동반하는 서풍은 따뜻한 것을 주로 먹어 냉기를 씻어줘야 한다.
여름에는 체내 양기가 땀을 통해 빠져나가기 쉬우므로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여름에 찬 것을 많이 먹으면 가을·겨울에 걸리는 기침 감기로 발전할 수 있다.
특히 기침에 취약한 비염환자는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에는 오미자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오미자는 오장을 기르고 열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땀을 많이 흘려서 기력이 쇠한 사람은 인삼·맥문동·오미자를 같이 차처럼 끓여서 마시면 기력보충 효과를 볼 수 있다.
여름철엔 쌀밥에 보리를 섞어 먹는 것이 좋다. 쌀은 양기를 북돋워 주고, 보리는 음기를 돕는다.
여름철에 따뜻하게 땀을 내는 것은 파·마늘·풋고추가 있다.
더위가 극성인 복날에는 다가올 가을을 대비해 삼계탕이나 보신탕 등을 먹어 양기를 보충해야 한다.
어느 때보다 더운 계절이다. 자연의 법도에 맞춘 양생법으로 건강하게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자.
/허금범 수원 삼인당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