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회고록 ‘정치와 인생’ 외에도 저서는 다수다. ‘21세기 일본의 국가 전략’, ‘보수의 유언’, ‘나카소네가 말하는 전후 일본 외교’ 등. 그런데 일본 원자력 산업의 아버지에다가 ‘나카소네 야스히로 상’까지 제정한 그의 별명은 ‘풍향계(風向計)’다. 처변불경(處變不驚)―처지가 변해도 놀라지 않고 처신을 잘한다는 거다. 그러기에 일본 총리로는 최초로 환영을 받으며 한국을 방문했다. 하지만 총리로는 처음으로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하는 등 우경화의 한 축을 이루고 있던 인물이 나카소네였다. 그런 그가 이번에도 같은 월간지 ‘문예춘추’ 기고문에서 ‘역사의 부정적인 부분도 직시하는 용기와 겸허를 가져야 한다’며 아베 총리를 겨냥했다. 웬일일까. 이제 97세의 ‘걸어 다니는 현대사의 증인’ 그 마감 시간을 절감한 탓일까. 아니면 역시 91세 원로 무라야마(村山富市)의 용기에 자극받은 것인가.
종전 9년 후 출생한 61세 아베에게 두 원로는 아버지뻘이다. 전쟁이 뭔지 체험하지 못한 연배다. 그런 아베가 패전 70주년 담화엔 두 원로의 충고를 담을 수 있을까. 전후 일본의 최고 사상가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는 일본인들의 세계관을 ‘이키오이(떠 있는 세계:floating world)’라고 했다. 세상사 상황에 민감하다는 소리다. 아베도 알고 있을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