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연수구 연수동에 위치한 수인선 연수역에 두 개의 역사가 설치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12년 6월 원인재~오이도를 오가는 수인선이 개통되면서 연수역사도 함께 완공됐다. 하지만 연수역사가 당초 계획된 곳이 아닌 장소에 설치됐다는 주민들의 계속된 민원으로 연수구가 구비 49억원을 들여 추가 역무시설을 설치해 한 개의 역에 2개 역사가 생긴 것이다.

지난 2007년 역사 신축 때부터 지역 주민들은 “연수역을 원래의 자리로 돌려놓으라”며 연수구와 철도시설관리공단에 민원을 제기했다. 공단 측이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역사 위치를 변경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부터다.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르자 2012년 당시 구청장과 현역 국회의원 등이 민원 해결에 나서, 지금의 자리에 추가 역무 시설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두 역사 사이에 거리가 100m 남짓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연수역을 이용하는 승객이 하루 평균 6천600여 명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하나의 역사만으로도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다.

실제로 하루 평균 이용객이 2만여 명에 달하는 경인선 부개역과 백운역도 단일 역사로 충분히 승객을 소화하고 있다. 민원에 떠밀려 구가 수십억 원의 예산을 낭비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역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주민 유아영(26·여)씨는 “출·퇴근 시간에도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열차 이용이 어렵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며 “집 가까운 곳에 출입구가 생겨서 편해지기는 했는데 굳이 역사를 두 개나 만든 이유를 모르겠다”고 황당해 했다.

이에 대해 공사를 담당한 철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구가 민원이 심하다는 이유로 역사의 추가 설치를 요구했다”며 “구에서 공사 예산 전액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해 추가 역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연수구 관계자는 “당시에는 주민들의 반대 때문에 추가역무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연수역 개통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지금 상황에서는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구로서는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