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시는 오는 10월말까지 6만3천㎡의 뺏벌지구 중 5만4천㎡에 대해 개발타당성 조사를 실시한다고 17일 밝혔다. 개발이 진행될 경우 현재 141가구 230명이 살고 있는 뺏벌지구에는 1천360여 명이 살 수 있는 공동주택이 새롭게 들어서게 된다.
뺏벌지구는 1960년대 인근 미군기지인 캠프 스탠리 군인들을 상대로 한 상점들이 모여 생긴 기지촌으로, 전체 지구 중 3만3천여㎡를 한 종중이 소유하고 있다.
주민들은 그동안 이 종중 땅을 임차, 사용해 왔는데, 지난 2001년 11월 뺏벌지구가 그린벨트에서 해제됨에 따라 종중 측이 임대료를 3.3㎡당 4천원에서 1만원으로 올리면서 주민들과 마찰이 시작됐다.
분쟁은 결국 소송까지 이어졌고 지난 2009년 5월 법원은 종중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주민들이 쫓겨날 처지에 놓이자 시는 지난 2011년부터 갈등 조정에 나서고 있다.
시는 타당성 조사에 앞서 뺏벌지구가 2016년 이후 반환될 미군기지인 캠프 스탠리 바로 옆에 있어 반환기지 발전종합계획에 포함시키려고 행정자치부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자체적으로 개발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만약 타당성 조사를 토대로 뺏벌지구가 개발에 들어갈 경우 종중 땅 일부를 시가 수용하게 돼 주민들의 임차료 부담이 다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시는 조사결과에 따라 땅 교환이나 조합 설립, 혼용 등 개발 방식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뺏벌지구 개발은 십여 년째 이어지고 있는 주민과 종중의 임대료 갈등을 해결할 방법의 하나다”며 “타당성 조사를 거쳐 개발방식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윤재준·권준우기자 junwoo@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