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정 /MBC 제공
'화정' 김재원이 또 다시 선왕의 길을 버렸다.

지난 18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화정'에서는 주원(서강준 분)이 이끄는 조총부대, 인우(한주완 분)이 이끄는 관군의 합동작전으로 이괄(유하복 분)의 난을 진압하고 궐을 수복하는 모습이 박진감 넘치게 그려졌다.

또한 이괄의 난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정명(이연희 분)과 인조(김재원 분)가 또 다시 극렬하게 대립하며 묵직한 전개를 이어나갔다.

인조는 파천지에서 '이괄의 난'이 진압되기를 긴장된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는 관군의 소식을 초조하게 기다리며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정말 잘해볼 수 있을 텐데"라고 다짐하며, 달라질 모습에 기대를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환궁 후 인조에게 돌아온 것은 비겁하고 무능한 왕이라는 꼬리표와 따가운 눈총이었다.

결국 국경 방비를 포기하고 왕권강화를 위해 도성의 방비를 택한 인조의 선택에 중전인 인렬(이승아 분)마저 반대입장을 드러냈다. 인렬이 "어찌 다시 김자점의 손을 잡으십니까! 어찌 도성이 아닌 국경을 방어하라는 충언을 물리치십니까?"라고 충언했다. 이에 인조는 "나도 와해된 수비대를 다시 모아 국경을 강화하고 싶소. 그럼 누가 나의 편이 되어 주겠소?"라며 자신의 지지세력을 지키기 위한 피치 못할 선택이었음을 밝혔다.

정명 역시 인조의 선택을 비난했다. 정명이 "이 나라엔 반드시 환란이 찾아 올 것이다. 전하께서는 그 모든 걸 막을 수 있는 기회를 오늘 스스로 저버린 것"이라고 말하자, 인조는 "변란은 없을 것이고,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내가 막을 것"이라고 변명했다. 이어 인조는 홀로 편전 앞에서 "나는 절대로 그런 군왕이 되지 않을 것이야"라고 굳은 다짐을 해 보였다.

인조의 딜레마는 정통성이 약한 임금의 고뇌와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선왕이 되고 싶지만 그보다 선행되어야 할 것이 어좌를 지키는 것이며, 또한 어좌를 지키기 위해서는 간신배의 손이라도 잡아야 하는 절박한 인조의 심정이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달되며 가슴을 짠하게 만든 것.

또한 이 같은 인조의 결정은 훗날 '정묘호란'이라는 비극을 불러올 것이 자명하기에 한편으로는 분노를 자아냈다. 이에 앞으로 펼쳐질 '환란의 역사'와 한층 심화될 정명과 인조의 치열한 대립에 기대감이 증폭된다.

한편, MBC '화정'은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화정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