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품 수준으로 취급
고장·오작동땐 환자 건강에
악영향과 생명까지 위협
제조·품질관리기준 향상시켜
의료기기 산업 발전에 힘써야
의료기기 산업은 고령화 및 건강에 대한 관심증가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7대 의료기기 강국 도약을 선언하였고, 더 나은 발전을 위하여 각종 연구개발 및 해외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최근 의료기기 산업동향을 보면 2014년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3천403억달러, 우리나라는 52억달러(1.5%)로 미국, 일본, 독일, 중국 등에 이어 1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연평균 생산, 수출, 수입 성장률이 각각 11.6%, 12.7%, 4.5%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렇듯 꾸준한 성장 및 지원에 따라 의료기기는 단순 주사침부터 MRI, CT 등 첨단의료장비까지 다양하게 개발됐다.
또한 의료기관에서 쓰이는 장비 외에 전동휠체어나 체온계처럼 가정에서 사용하는 의료기기의 범위도 확대되어 우리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며, 우리의 건강과 생명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기기의 안전관리는 그만큼 더 필수적으로 되었다. 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안전관리의 일환으로 의료기기의 안전성 및 효과성을 보증할 수 있는 기준을 정하고 있으며 이를 ‘의료기기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GMP : Good Manufacturing Practice)이라 한다. GMP는 의료기기산업의 국제표준규격인 ISO 13485를 근간으로 한 기준이며 의료기기업체가 생산·판매하는 의료기기가 안전하고, 유효하며, 의도된 용도에 적합한 품질로, 일관성 있게 제조·판매됨을 보장할 수 있는 품질경영시스템 수립을 위한 최소한의 요구조건이다.
하지만 이러한 안전관리의 필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일부 제조 및 수입업자들은 제품 홍보 또는 가격 상향을 위한 수단으로 의료기기로써 허가를 득하고 공산품과 같은 수준으로 의료기기를 취급하는 경우가 있다.
의료기기는 공산품과 확연히 다르다. 의료기기는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용되며, 이들은 정상인보다 각종 세균, 이물질 등의 오염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주변 온습도에 따른 성능의 변화나 미세한 전류 누설에도 취약하다.
게다가 제품의 고장이나 오작동이 발생한다면, 환자에게 끼친 영향을 되돌릴 수 없다. 공산품처럼 수리를 하거나 교환하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자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심지어 생명까지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의료기기의 개발에서부터 원·부자재의 구입, 제조, 검사, 포장, 설치, 보관, 출하 그리고 고객 불만이나 반품에 이르기까지 GMP 기준을 준수한다면 모든 공정에 걸쳐 품질을 보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GMP 과정에서는 처음부터 불량이 생길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고 공정단계마다 각종 점검 및 검사를 거치고 또 추후 발견되는 사고의 원인을 추적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80%가 연 매출 10억원 미만, 종업원 20인 미만의 영세업체라는 점이 GMP 수준 향상에 어려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경인식약청에서는 업계와의 정기적인 설명회와 민원 상담 등으로 GMP 수준 향상과 소통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더불어 국내 의료기기 제조업체의 36%(전국 총 3천138개소 중 1천144개소)가 경인지역에 집중되어 있는바, 경인지역 GMP 수준이 곧 우리나라의 수준임을 명심하고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더욱 힘쓸 것이다.
앞으로도 의료기기의 효율적인 관리로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하고,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김인규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전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