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한강에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녹조가 확산되면서 2천500만명 수도권 주민의 생명수인 팔당호까지 위협받기도 했다. 특히 올해 봄과 여름은 소양강댐이 1973년 준공된 이래 저수위가 최저치까지 떨어지는 극심한 가뭄과 폭염이 이어졌고 수온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녹조에 대한 우려가 어느 때보다 컸다. 이에 따라 경기도 수자원본부는 적극적인 녹조예방대책을 추진했지만 지난 19일 팔당호의 조류가 과다 번식했고 한강유역 환경청은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 최근 10년 동안 팔당호에 조류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8번째이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녹조 현상은 물속에 있는 식물성 플랑크톤 중 남조류가 대량 증식해서 물빛이 녹색을 띠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남조류가 성장하기 좋은 조건인 햇빛이 강하고 수온이 20~25℃ 이상인 상태에서 성장에 필요한 질소와 인이 물속에 풍부하면 발생한다. 녹조현상이 발생하면 산소가 필요한 물고기 등 수생동물이 질식사하거나 악취·독성물질을 발생하기도 하며 물을 정수 처리하는 과정에서 처리효율을 떨어뜨려 최종적으로 먹는 물까지 위협하게 된다.

이와 같은 녹조 문제는 발생하기 이전에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제어하는 예방적 차원의 관리도 중요하지만, 가뭄이나 수온 상승과 같은 자연현상에 의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발생한 녹조를 신속하게 제거하는 노력이 더욱 시급하다. 그러나 아쉽게도 예방기술에 비해 사후 제거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노력은 매우 부족한 편이다. 실제로 2014년 팔당호에 녹조현상이 발생되었을 때 녹조제거를 위해 선박 5척을 이용해 물속의 공기를 불어넣거나 황토 살포를 하는 등 아직 초보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미 영국과 미국, 덴마크, 일본과 같은 선진국들은 부상분리, 응집침전, 초음파 등 다양한 녹조 제거 기술을 실험하고 상용화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녹조 제거 기술의 개발과 상용화 속도는 매우 더디기만 한 실정이다. 다행히 최근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에서는 과산화수소 희석액을 이용한 녹조 제어방안 연구를 하고 있고, 용인시에서는 기흥저수지의 녹조 제어를 위해 가압 부상분리법 적용 등의 노력을 하고 있으나 현장 적용성이 있는 기술개발과 예산투자는 매우 미미한 상태이다.

지난 10년간 한반도 기후변화는 매우 급속히 진행됐고 124년 주기의 극심한 가뭄이 3년째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녹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효과적이면서도 경제적인 녹조 제거 기술을 연구·개발해 실제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 녹조 제거 기술을 위한 시간과 노력, 지속적인 예산이 지원되지 않으면, 빈번히 발생하는 녹조 예방은 물론 먹는 물 안전성에 따른 국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없다. 새로운 녹조 제거 기술의 개발과 도입을 위한 적극적 자세가 필요한 때다.

/조재욱 경기도의회의원(새·남양주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