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를 전파(傳播)한 시리아의 두 여자아이 영상이 CNN, BBC 등 TV 영상으로 떠 지구촌 화제가 된 건 작년 12월과 지난 3월이었다. 한 아이는 내전이 격화한 시리아 북부 난민촌의 후디아라는 4살짜리였고 입술을 꾹 깨물고 눈을 똥그랗게 뜬 채 주먹 쥔 두 손을 머리 위로 번쩍 들고 겁에 질려 서 있는 모습이었다. 작년 연말 그곳 난민촌을 취재 중인 터키 기자 오스만 사을를르의 커다란 카메라를 총으로 오인, 쏘지 말라는 자세를 취한 거다. 또 한 여자아이 사라도 시리아 내전으로 파괴된 도시 알레포(Aleppo)에 사는 다섯 살짜리였고 그 아이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울려 퍼진 건 지난 3월 31일 ‘제3차 인도적인 시리아 지원 국제회의’가 열린 쿠웨이트 바얀 왕궁이었다. 그 아이는 조그만 손으로 자신의 어깨와 배를 가리킨 채 울먹이며 외쳤다. “매일 밤 총알이 내 몸을 뚫는 꿈을 꿔요! 무서워요!”

스티븐 오브라이언 유엔 인도(人道)문제 사무차장이 지난 17일 기자회견을 했다. 바로 그 곳 시리아를 3일 동안 탐방, 전쟁의 참상과 비극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그는 숱한 시민의 생명이 전쟁을 일으킨 광인(狂人)들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는 참상에 한없는 전율을 느꼈다며 CNN TV를 통해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시리아는 2011년 이래 내전으로 인구 2천300만 중 25만여 명이 사망, 100여만 명이 부상했고 인구의 절반인 1천100여만 명이 집을 잃고 난민으로 떠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류가 방치하는 건 소름 끼치는 반(反)인도주의라고 말했다. 그런데 참으로 우연인 건 이번 한반도 상공에 낀 전쟁 먹구름을 예견이라도 한 듯, 북한 전쟁광(狂)들 좀 들어보라는 듯이 그 3일 전 경고하듯 절규했다는 그 점이다.

인간은 노아의 홍수 때 멸망한 후 돌로부터 재생했다는 게 그리스신화다. 그리스어의 돌이 ‘라아스’, 사람이 ‘라오스’고 발굴 고분에서 돌 던지는 형상이 다수 나왔듯이 인간은 투석(投石)본능, 전쟁본능을 타고난다는 거다. 시리아 말고도 우크라이나 등 지구촌에 전쟁 없는 날이 없다. 한반도 전면전을 모면한 건 다행이지만 전쟁을 피하려면 언제든 전쟁을 각오, 힘을 기를 수밖에 없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