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훈은 24일 오전 인천 문학복싱훈련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에서 은퇴한다”고 밝혔다.
이내 눈시울을 붉히던 그는 “국가대표에서는 은퇴하지만, 내년 4월 국제복싱협회(AIBA) 징계가 해제되면 저를 끝까지 믿어준 사람들을 위해 국내 시합에서 최선을 다하는 복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나타냈다.
AIBA 측은 앞서 프로복싱(APB) 진출 계약문제로 갈등을 빚던 신종훈에게 1년 6개월의 선수 자격정지 징계를 내렸다. 지난해 5월 전지훈련 중이던 독일에서 AIBA 측 직원이 가져온 문서에 신종훈이 ‘반강요에 의해’ 서명한 것을 놓고 양측이 계약효력이 있느니 없느니하며 대립해왔다.
신종훈은 특히 “대한복싱협회가 나를 버렸다”며 협회가 자국 선수보호는커녕 AIBA 측의 입장만을 두둔하는 듯한 태도에 대해 섭섭함과 억울함을 호소했다.
최근에는 대한복싱협회가 국내 대회에 출전을 안 하는 조건으로 신종훈에 대한 1년 6개월 자격정지 징계를 해제해 주겠다는 약속을 AIBA로부터 받아 냈다고 일부 언론을 통해 밝힌 바 있다.
신종훈은 이에 대해 “전국체전을 비롯한 국내 대회는 출전을 허락하지 않고 자신들이 운영하는 APB 경기 등에만 뛰도록 한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에 불과하다”며 대한복싱협회가 자신을 기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내 대회에 못 뛰면 소속 실업팀(인천시청) 옷을 벗어야 할 처지에 놓인다.
복싱을 통해 지독한 가난에서 이제 막 벗어났다는 신종훈은 “대한복싱협회는 경기당 200만원도 안되는 ‘파이트 머니’(대전료)를 받고 1년에 5번 정도밖에 뛰지 못하는 APB 대회에 출전하기를 강요했다”며 “그 과정에서 많은 회유와 강압·협박으로 정말 많이 울었다”고 토로했다.
신종훈은 끝으로 “다시는 저와 같이 피해를 보는 복싱선수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반드시 진실을 밝히기 위한 법적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날 대한복싱협회와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임승재기자 i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