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는 작은 도시다. 오산읍에서 오산시로 승격된 지가 채 30년이 되지 않았다. 인구 역시 급속하게 늘어난 것치고는 이제 갓 20만 명을 넘은 수준이다. 이 때문인지 오산시의 공직사회나 시민사회에서는 오산 스스로를 낮추는 자체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

그들이 말하는 오산의 경쟁력 부족 이유는 대략 이렇다. “수원·화성·용인·평택 등 대도시에 낀 형국이다. 우리는 면적과 인구가 작아 발전에 장애요소를 가지고 있다”, “가용예산 중 복지비가 너무 많다. 오산에서는 재원을 가지고 대형 사업을 하기가 힘들다”, “타지역에서 유입된 아파트 인구가 너무 많다. 오산이라는 도시 브랜드가 약해진 이유다” 등등.

하지만 이들의 걱정은 자신감이 결여된 기우(杞憂)일 뿐이다. 오산은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를 대표하는 교육도시로 우뚝 섰다. 교육은 시민의 정주성을 높인다. 인구 30만 시대를 기대케 하는 대표적 이유다.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을 유치하며 산업의 기반을 마련했고, 독산성·궐리사·물향기수목원 등 소위 뜨고 있는 관광자원도 갖췄다.

최근에는 ‘죽미령 유엔초전기념 평화공원’ 조성 추진 등 국가적 사업에 대한 본격적인 추진에도 나섰고, 운암뜰·내삼미동 공유지 개발사업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조금 무리하더라도 박차를 가하면, 분명 사업의 성과를 낼 수 있고 도약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자신감이 문제다. “오산이어서 힘들 거예요” “우리 오산 사정 잘 알잖아요” 등 스스로를 낮추는 평가는 잘 될 일도 그르치게 할 수 있다. 때마침 오산시는 지난달 시의 상징물인 시조를 비둘기에서 까마귀로, 시화는 개나리에서 매화로 변경했다. 화성시에서 분리된 이후에도 그대로 사용하던 상징물들을, 지역 특성과 정서를 반영해 정체성을 찾게 된 것이다. 한계를 정해 놓은 사람에게 발전은 있을 수 없다. 작은 나라인 대한민국은 열강의 틈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 발전을 이뤄냈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에, ‘한강의 기적’도 가능했다. 작지만 강한 도시 오산시가 본받아야 하는 것은 바로 대한민국이 주는 교훈 아닐까?

/김태성 지역사회부(오산)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