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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1일 대한적십자 연천군 부녀회원들이 대피소 주민들에게 제공될 200인분 식사를 준비를 하고있다. |
퇴근 시간이 다가올 무렵 이날 오후 5시 북한 도발에 따른 군부대 주민대피 상황전파에 공무원들은 마을에 방송을 실시한 뒤 횡산리와 삼곶리 주민들은 면사무소와 횡산리 안보전시관 2개소 나뉘어 침착하게 대피시켰다.
지난해 10월 고사총 도발 이후 간담을 서늘케 한 북한 도발은 주민들을 긴장시켰지만, 90여 명 주민들은 불안감에 동요되지 않고 공무원 안내에 따라 침착하게 대응했다.
몇 시간만 대피하면 상황이 종료될 것 같은 상황은 남북 고위급 회담 중에도 북의 전면전 위협까지 대두되면서 엿 새 동안 기나긴 여정에 돌입했다.
대피시간이 길어지면서 초기 대피소 인원은 친인척 집으로 빠져나가 점점 줄기 시작했고, 2개소 60여 명이 회담진전을 기대하고 있었다.
주민대피 첫 날 고작 7명 중 면사무소 직원들은 횡산리와 중 면 대피소를 오가며 우선 식수부터 공급했다.
대피소 안이 냄새와 습기로 열악했지만 직원들은 잠자리를 깔아주며 주민불편 해소에 정성을 기울였다.
다음날 대한적십자사의 밥차가 도착하자 직원들은 자녀들에게 바뻐서 집에 못간다.는 전화 한 통만 남긴 채 주민들 끼니를 챙겨야 했다.
혹여, 긴박한 상항에 대비해 사무실 구석에서 스티로폼을 깔고 교대로 쪽 잠을 청해야 했던 이들은 사태 안정을 고대하며 주민안전에 신경을 모았다.
대부분 고령 주민들이 무더위에 쓰러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내외신 취재진과 뒤엉킨 사무실에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 동밖에 안되는 화장실 만원 사태에 매일 청소가 주 업무가 되어버렸고, 민원인 접대용으로 마련해 둔 인스턴트 커피믹스 하루 400개 분량이 모자를 지경이었다.고 당시 현장을 설명했다.
남북고위급회담 합의로 25일 주민과 취재진이 빠져나간 자리는 뒷마당에 100ℓ 쓰레기봉투가 수북했고 뒷 처리 또한 공무원 몫이 됐다.
김용섭 면장은 "직원들이 씻지도 못하고 속옷조차 갈아입지 못한 숨 가쁜 상황이었지만, 부상자 한 명 없이 주민들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갈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용호(58)삼곶리 이장은 평소 가족같이 지내는 대한적십자 봉사대원과 중 면 사무소 직원들이 주민 안전을 위해 너무 고생했다.고 이들을 위로했다.
연천/오연근기자 oy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