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또한 예식장비와 항공권 등 200만원의 위약금까지 감내하며 다음 달 12일 예정의 결혼식을 미루려 했던 병사는 육군 11사단의 김 하사라고 했다. 그 패기 넘치는 열혈 애국 병사에겐 동아일렉콤 이건수 회장이 나섰다. 그 위약금을 지원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는 거다. 중견기업연합회 역시 전역 연기 병사들을 돕겠다고 했고…. 미담 가화 봇물도 뭉클하고 20대의 높아진 안보 의식 또한 가상하지 않은가. 국민안전처 조사 결과 20대 응답자 78.9%가 전쟁이 나면 싸우겠다고 답했다는 건 눈물겨운 일이다. 세상은 결코 메마른 인정, 퇴락한 인간성의 삭막하고 황량한 불모지가 아니다. 숨은 기부 천사, 선행 천사는 또 얼마나 많던가. 단지 날개만 없는 천사들이 무수히 이승 땅에 주민등록을 둔 채 공존해 있는 것이고 악마와 천사가 씨줄 날줄처럼 교직(交織)된 채 그렇게 얽혀 사는 거 아닌가.
‘유토피아(理想鄕)’의 반대말인 ‘디스토피아(distopia)’는 있어도 유토피아는 없다고 했던가. utopia는 그리스어로 not을 뜻하는 ou와 place를 의미하는 topos의 합성어로 ‘not+place’즉 ‘아무 데도 없다(nowhere)’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여기가 다름 아닌 utopia(now here)가 아닐까.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