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미국 콜로라도 주 법원은 엄청난 형량의 판결을 내렸다. 2012년 그 주(州)의 ‘오로라’라는 영화관에서 총기를 난사한 27살의 범인 제임스 홈스에게 카이로스 서머 판사가 종신형 12회, 금고 3천318년의 형벌을 내린 것이다. 왜 그런 엄청난 벌을 내렸을까. 그때의 총기 난사로 12명이 죽고 70명이 부상했다. 그래서 ‘1백 번 고쳐 죽어’가 아닌 ‘열두 번 고쳐 죽어라’라는 뜻으로 종신형 12회를 때린 거겠지만 그럼 부상자 70명에 대한 3천318년(1인당 47.4년)이라는 금고형 형량은 무엇에 근거한 것인가. 그런 기나긴 형벌도 좋지만 법이 장구한 형량 따위로 장난친 삼류 코미디 같은 거 아닐까. 사형→집행이면 그만일 텐데. 어쨌거나 일류 대국인 미국의 총기문화야말로 어처구니없기 짝이 없다.

지난 18일 앨라배마 주 후버에서는 단 두 살짜리가 총기를 만지작거리다가 31세의 아빠를 쏴 버렸다. 경찰 조사로는 방안엔 둘밖에 없었고 누군가 침입한 흔적도 없는 데다가 자살할 근거도 전혀 없었다는 거다. 그래서 두 살짜리의 오사(誤射) 말고 기타 가능성은 제로라는 결론을 내렸다. 작년 12월 30일 아이다호 주 쿠트니 군에서도 29세 주부가 마트에서 장을 보던 중 카트(cart)에 타고 있던 두 살짜리 아들이 핸드백에서 권총을 꺼내 엄마를 쏴버렸다. 두 살짜리들부터 총기 사고를 일으키는 게 미국사회다. 지난 26일 버지니아 주에선 또 24세의 방송사 여기자와 27세의 카메라 기자가 생방송 인터뷰 중 총에 맞았다. 약혼한 사이라는 그들의 결혼식은 천국에서 고이 올릴 수밖에 없다.

총기규제 지자체도 있긴 있다. 북서부 워싱턴 주 시애틀 시 의회는 지난 15일 그런 법안을 가결했다. 총 한 자루에 25달러, 실탄 한 발에 5센트의 특별소비세를 부과하는 장치였다. 그 정도로 효과를 볼지 모르지만, 이번 생방송 기자 피격으로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대선 주자는 또다시 총기규제 목소리를 드높였다. 하지만 공화당의 막말 제조기, 막말 공장이라는 트럼프를 비롯해 젭 부시 등은 반대했다. 서부개척시대의 총잡이 문화, 마카로니 웨스턴 문화 신봉자들인가? 1등 국가의 명암, 그 어두운 단면이 너무 캄캄하다.

/오동환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