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이들 시설은 축제기간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해 관광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등 축제운영 전반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30일 시흥시 등에 따르면 올해 10회째인 시흥갯골축제는 시 예산지원을 받아 ‘자연 속 31가지 생태놀이’란 테마로 지난 28일부터 30일까지 시흥갯골생태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하지만 축제 행사장 일부는 테마와 다르게 ‘야시장’을 방불케 했다. 각 동의 대표음식을 자랑해야 할 공간(먹거리 장터)에서는 막걸리 등 술이 판매됐고 축제기간 내내 곳곳에서 술자리가 벌어졌다. 축제 첫날인 지난 28일 오후 5시께는 시 공무원들이 속속 모여 술자리가 시작됐고 이후에는 시의원 등 정치인까지 가세했다.
이에 대해 시민 김모(48)씨는 “축제장에 먹을거리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술판을 위한 축제가 돼서는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여기에 먹거리 장터에서 판매하는 주류 등은 시중가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됐다. 평상 시 1천원을 약간 웃도는 시흥의 특산물인 연 막걸리를 5천원, 장수 막걸리는 3천원을 각각 받았다. 프랜차이즈 업체 롯데리아측도 햄버거 세트를 홈페이지 표시 가격보다 비싼(5~10%가량) 값으로 판매했다.
축제를 운영·기획·주관한 갯골축제추진위는 기념품인 손수건을 5천원, 부채를 1만원에 각각 판매, 축제를 통한 수익사업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올해 축제장을 처음 찾았다는 관광객 이모(41)씨는 “이런 조잡한 느낌의 축제는 처음이다. 시흥을 대표하는 음식도 없고 일반 먹거리를 비싼 가격에 파는 야시장과 다를 바 없는 행사였다”고 혹평했다.
시의 한 관계자도 “왜 매년 이렇게 축제가 운영되는지 모르겠다. 예산 지원액과 비교하면 부족한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주무 부서의 한 관계자는 “롯데리아는 아이들의 먹거리가 없어 축제추진위가 입점시켰다”고 해명했다.
시흥/김영래기자 yr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