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메타인지 학습법’ 개발
스토리·이미지로 이해력 ‘껑충’
수학으로 쌓은 30년 내공이 고스란히 담긴 애플리케이션이 있다면, 수포자(수학포기자)인 당신의 궁금증은 커지지 않을까? 아이가 수학을 놀이처럼 즐기도록 돕는 앱이 있다면, 부모인 당신은 당장 사용 문의를 하지 않을까? 2013년 4월 창업한 (주)아하수학이 올해 개발해 내놓은 수학 학습 앱 ‘아하수학’을 접한 사용자들은 이를 주변에 소개해주고 싶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한다.
아하수학에는 수학 전문가 김현옥 대표의 교육 비법과 경험이 모두 담겨있다.
김 대표는 “20살 때 입주 과외로 등록금을 번 것을 시작으로 인천, 서울 등에서 수학 강사를 하며 지금까지 손에서 수학을 뗀 적이 없다.
사실 초등학교 때부터 옆 친구들 수학을 봐주라는 이야기를 들었으니 (수학과) 함께한 시간이 꽤 오래됐다”며 “어떻게 하면 잘 가르쳐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숙명”이라며 웃었다.
그가 수 많은 사람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며 찾은 수포자가 되는 원인은 ‘이해 부족’이다.
김 대표는 “연산은 이제 계산기에 의존한다.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는 뜻”이라며 “문제 해석을 못해서, 문제가 요구하는 게 무엇인지 몰라서 풀지 못하고, 못 푸니까 재미가 없고 멀리하게 되는 게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그는 강사로 활동할 때도 남다른 교수법을 폈다. 판서를 하면 문제 풀이 과정을 일방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에게 ‘문제를 해석해보라’는 주문을 가장 먼저 했다.
김 대표는 “사실 답을 맞추는 건 중요하지 않다. 틀린 답이라도 왜 그렇게 풀고자 했는지 자기 생각을 갖도록 지도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자연스럽게 맞고, 틀리는 게 중요한 수업이 아니게 되니 아이들이 느끼는 좌절감도 줄고, 실력대로 수업을 받아들이니 맞춤형 교육도 가능했다. 수학 문제를 푸는 방법은 수 십 가지라는 점도 알려줄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판서 대신 그림, 퍼즐, PPT 등을 수학 강의에 적극 활용했는데, 시각적 교수법 역시 아하수학 앱에 그대로 담겼다.
김 대표는 “수학에 스토리와 이미지를 얹으면 아이들의 이해가 빨라지고 오래도록 기억한다”며 “앱에는 모든 수학 개념을 시각화 해 넣었고, 자신이 이해를 한 것인지 스스로 체크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학생 스스로 아는 것, 모르는 것을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메타인지 학습법’이 아하수학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하수학은 초등학교 1학년, 2학년, 중학교 1학년 용이 개발돼 있다. 한 앱에는 한 학기 진도가 들어가 있다.
그는 “앱 틀은 갖춰졌고, 사용이 더 편리하도록 보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학년별 전용 앱을 더 개발해 내놓는 것도 준비 중”이라며 “메타인지 학습법의 원천 기술 인정 가능성도 따져보고 있다”고 했다.
김 대표의 최종 목표는 ‘수학으로 모든 교감을 할 수 있는 세상. 수학을 놀면서 즐기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때문에 공들여 수학 학습을 효과적으로 할 부설연구소도 발 빠르게 만들었고, 많은 사람들과 아하수학을 공유하게하기 위해 마케팅에도 에너지를 쏟고 있다.
그는 “창업 전까지 8년여의 시간을 준비했다. 하고자 하는 바는 뚜렷하다”며 “수학은 개념 하나가 만들어지는데 길게는 400~500년이 걸렸다. 수정의 수정을 거쳐 단단하고 명확한 하나의 사실로 우리 앞에 존재하는 것들이다. 생명력을 가진 수학과 모두 친해지도록 도와 수포자가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석진기자 psj0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