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중학생 아들을 둔 학부모 A씨는 모임에 갔다가 씁쓸한 이야기를 들었다. 올 초 정부가 입시에서 ‘인성’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밝힌 후부터 부모들이 인성교육을 논술이나 봉사점수처럼 준비해야 한다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고등학교 학부모 B씨는 “딸이 교대나 사범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방학기간동안 서울에 있는 대학에서 진행하는 인성캠프에 참가했다”며 “고2 여름방학에 캠프를 간다고 하니 의아해 했지만 입시에 관련이 있다고 해서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B씨는 “참가를 원하는 학생들이 많아 추첨을 통해 선정될 정도였다”고 현재 인성교육 현장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는 지난 1월 교육부장관이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교대와 사범대 입시부터 인성 요소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데서 시작됐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7월 “대학입시 전형에서 인성 항목만 별도로 계량화해 평가하거나 독자적인 전형요소로 반영해서는 안된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사교육시장에서 이와 관련된 강좌를 내놓으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내신등급에 이어 인성등급도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올 초 인성교육 편성에 든 예산은 유치원, 초등·중학교에 41조4천589억원, 고등학교에 8조4천556억원, 평생·직업교육에 5천307억원 등 총 54조3천661억 원 규모라고 한다.
이런 막대한 예산으로 우리 아이들의 인성이 올바르게 형성될까.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학생들에게 하고 싶다면 먼저 학원이 돼 버린 학교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인성의 기본인 자신을 존중하고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성교육이 또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도록 교육부, 학교, 교사들은 진심으로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신수정 시민기자
대학입시 인성등급 ‘사교육화’
학생·학부모 ‘또다른 부담’
기본교육 학교에서 배워야
입력 2015-09-0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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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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