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公 조사, 지난해 외래관광객 인천방문 5% 불과
전국 17개 시·도 중 6번째… 응답자 80% 서울 집중
업계 “관광지 부족”… 차별화된 ‘해양 콘텐츠’ 절실


유커 등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과 마지막에 찾는 곳은 인천이다. 인천에 국제공항과 항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을 인천에 머물게 할 콘텐츠가 부족한 탓에, 인천은 ‘잠시 들르는 도시’ 정도로 인식되고 있다.

■ 통계로 본 인천관광 현주소

한국관광공사의 ‘2014 외래관광객 실태조사’ 결과에는 인천관광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 중 인천을 방문했다고 한 응답자는 전체의 5%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80%가 ‘서울’이라고 답했다. 이어 제주·부산·경기·강원 순이었으며, 인천은 6번째에 불과했다.

특히 인천을 방문했다고 한 응답자의 비율은 2010년 17.6%에서 점점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들이 꼽은 ‘한국여행 중 주요 방문지’ 상위 10곳에 인천지역은 한 곳도 없었다. 1위는 명동이었으며, 그 뒤를 동대문시장과 고궁 등이 이었다.

이 같은 모습은 다른 조사보고서에도 나타난다.

2013년 말 인천항만공사가 발표한 ‘인천항 카페리 선박을 이용한 중국인 관광객 증대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카페리로 한국에 입국한 중국인은 평균 4.5일을 머물렀는데, 이 중 인천에서 숙박한 기간은 1.7일에 불과했다.

또 중국인이 한국에서 선호하는 1순위 쇼핑 지역은 서울에 몰려 있었다.

■ 가장 큰 문제는 ‘콘텐츠 부족’

여행사, 외국인 관광객 가이드, 호텔 업계 등은 인천관광의 가장 큰 문제로 ‘콘텐츠 부족’을 꼽았다.

유커 가이드 최옥희씨는 “인천에 관광할 곳이 많이 있다면, 굳이 서울로 가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인천은 월미도 등 몇 곳을 제외하면 관광객이 갈 만한 곳이 적은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6년째 가이드로 일하고 있지만, 인천의 관광산업이 발전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구의 한 관광호텔 관계자는 “서울에 숙박시설이 충분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인천과 경기도 등지로 숙소를 잡는 경우가 많다”며 “인천에서 잠만 잘 뿐 관광을 즐기지 않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을 빼면, ‘인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다는 것이 가장 문제”라고 말했다.

한 인바운드 여행사 대표는 “쇼핑은 서울에서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에, (인천의 경우) 서울과는 차별화된 관광지가 있어야 관광산업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인천만의 콘텐츠를 만들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했다.

한양대 이연택(관광학과) 교수는 “인천은 바다를 끼고 있기 때문에 서울에서 할 수 없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 그 중심에는 ‘해양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며 “서울을 모방하는 것이 아닌 해양도시라는 정체성을 확보하고, 이를 토대로 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청운대 최인호(관광경영학과) 교수는 “해외의 관광객들이 인천을 인식할 수 있는 콘텐츠를 발굴하고, 장기적으로 이를 알리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