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공연 ‘비밥’ 10억원 지원불구 외국인 숙박 10% ↓
크루즈 전용시설 없어 컨테이너 부두 임시 접안 ‘불편’


한류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촬영지로 유명세를 탄 ‘송도 석산’, 넌버벌 퍼포먼스를 표방하는 뮤지컬 ‘비밥’ 등은 외국인 관광객을 유인하는 인천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통한다.

인천항을 경유하는 고급 관광상품인 크루즈 여객선도 인천관광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관광상품에 대한 운영 또는 관리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있다.

■ 휘청대는 인천 한류 상품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지난해부터 인천 중구문화회관에서 상설 공연하고 있는 ‘비밥’은 인천시 예산지원과 관련해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비밥 공연으로 인한 경제적 효과를 체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지역 문화예술계 반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인천시와 중구는 비밥 공연에 총 10억7천만원을 지원했다. 비밥은 올해 134차례 공연을 열어 관람객 2만1천300여 명을 동원했다. 이 중 외국인 관람객은 60%인 1만2천900명, 관람 수익은 1억4천200만원이다. 그러나 중구청 설문조사 결과, 비밥을 관람한 외국인 가운데 중구에서 숙박한 경우는 10%도 미치지 못했다.

중구는 내년부터 비밥 공연지원을 포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민들이 이용해야 할 문화회관을 통째로 내주고, 예산 5억원을 투입하면서까지 비밥 공연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는 대체 공연장으로 부평아트센터와 송도트라이볼 등을 검토하고 있지만, 해당 지자체 등 운영 주체에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인천의 한 문화예술계 인사는 “인천을 대표하는 공연이 지역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비밥’이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10억원이 넘는 예산으로 다양한 공연상품을 개발한다면 오히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 제값도 못 치르는 크루즈관광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급 관광상품의 대명사’인 크루즈 관광객들은 인천항으로 입항할 때마다 승·하선에 큰 불편을 겪는다. 현재 인천에 오는 크루즈는 전용 부두 시설이 없어 인천신항 컨테이너 부두에 임시로 접안하고 있다. 크루즈 관광객들은 컨테이너를 2~3단으로 쌓은 구조물을 이용해 배에서 내린다.

인천항만공사는 열악한 크루즈 승·하선을 개선하기 위해 민간업체와 함께 차량에 계단 등을 탑재한 ‘스텝카’를 개발하고 있다. 하지만 설치하는 데만 30분 이상 걸리고, 휠체어나 유모차 이용자에게 불편한 건 마찬가지다.

지난달 26일 인천신항으로 입항한 대형 크루즈 ‘퀀텀 오브 더 시즈호’의 한 승선원은 “승객들이 크루즈에서 내리자마자 보는 게 컨테이너와 공사 현장”이라며 “인천에 대한 첫 이미지가 좋을 리 없다”고 했다.

정환 인천재능대 호텔관광과 교수는 “인천시가 볼거리나 쇼핑에 치중하는 관광상품만 운영한다면 시기마다 변하는 유행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며 “먹거리 테마 여행 등 관광상품을 다각화해야 한다. 인천에 온 관광객 편의를 위한 세심한 배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호·신상윤기자 ksh9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