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프로야구(MLB)에서 '추신수 스트라이크 존'의 존재는 사실로 드러났다. 사진은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에서 '추신수 스트라이크 존'의 존재는 사실로 드러났다.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난 볼을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는 것으로, 심판보다 뛰어난 추신수의 선구안을 언급할 때나 심판의 스트라이크 오심 판정으로 추신수가 억울하게 삼진을 당할 때 주로 거론되는 용어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인 ESPN이 4일(현지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는 올해 심판의 스트라이크 오심 판정에 자주 당한 희생양이었다.

추신수는 전날까지 출전한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의 11.8%를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아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 이 부문 9위에 올랐다.

1위는 14.1%를 기록한 닉 마카키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고 브록 홀트(보스턴 레드삭스·14.0%),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3.8%)가 뒤를 이었다.

추신수가 스트라이크 오심의 희생양이라는 건 특별한 사실이 아니다. ESPN이 이날 소개한 내용은 유독 추신수를 포함한 왼손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손해를 자주 본다는 점이다.

실제 ESPN이 집계한 이 순위에서 오른손 타자는 28번째에서야 등장한다. 이전에 포진한 이들은 모두 왼손 타자 또는 양쪽 타석에 들어서는 스위치 타자다.

야구가 왼손잡이에게 유리한 종목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역설적인 결과다. 왼손 타자는 오른손 타자보다 1루에 더 쉽게 도달할 수 있어서, 왼손 투수는 오른손 투수보다 더 넓은 각도에서 공을 던질 수 있어 왼손잡이는 야구에서 우대를 받는다.

순위 상위권을 왼손 타자가 독식한 것과 달리 하위 타자 10명 중 8명은 오른손잡이다.

각 방송사는 메이저리그 경기를 중계할 때 다양한 볼거리 제공 차원에서 최첨단 장비를 활용해 투구 궤적에 따른 스트라이크 존을 보여준다. 심판의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이 정확했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다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인정하는 공식 자료가 아니기에 매체마다 자료에서 약간씩 차이가 난다.

원천 자료를 공개하는 온라인 매체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올해 투수가 던진 공 2천65개를 타석에서 지켜본 추신수는 이 중 7.8%에 달하는 161개의 공에서 오심 판정을 받았다.

다시 말해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볼 161개가 심판의 판정에 따라 스트라이크로 둔갑해 볼 카운트에서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추신수는 모두 230개(9.7%)의 오심 판정을 받은 카펜터에 이어 이 부문에서도 8위에 올랐다.

좌타자가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손해를 보는 이유에 대해 글을 쓴 ESPN의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가 전한 전문가의 견해는 흥미롭다.

포수가 죄다 오른손잡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른손에 미트를 끼는 왼손잡이 포수는 현재 메이저리그에 없다.

왼손 타자가 들어서면 포수들은 투수에게 바깥쪽으로 유인구 또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라고 요구하는데, 포수는 손이나 어깨를 옆으로 움직일 필요없이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공을 앞으로만 뻗어 편하게 잡기에 고도의 프레임(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도 마치 스트라이크인 양 잡는 기술)으로 주심의 눈을 속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오른손 타자가 들어설 때 이 타자의 바깥쪽으로 공을 요구하려면 포수는 미트를 홈 플레이트 바깥으로 향하고 왼팔을 사선으로 뻗어 공을 잡아야 한다. 이럴 때에는 프레임을 형성하기 어려워 주심의 눈을 속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의 관찰 결과다.

이런 논리라면 투수는 오른손 타자가 나오면 포수가 편안하게 공을 잡도록 타자의 몸쪽에 공을 던지는 게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데 나을 수도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