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B1, 모든 연령층에 좋아
소화기능 강화해 비만에도 특효


얼마 전 ‘율무차를 마시면 정력이 약해진다는 게 사실이냐’는 한 지인의 물음에, 그 사람 얼굴만 멀뚱히 쳐다본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율무에 관한 잘못된 상식에 대해 알아보자.

율무는 벼과에 속하는 1년생 초(草)의 열매씨앗이며, 주로 식용으로 사용한다. 율무의 성분은 탄수화물(78%)·단백질(16%)·지방(5%)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비타민 B1과 각종 아미노산, 무기질 등이 들어 있다. 이처럼 율무는 영양학적으로 매우 훌륭한 음식이다.

다른 곡류에 비해 3대 영양소가 고루 들어있으며, 특히 현대인이 부족하기 쉬운 비타민 B1이 함유돼 있어 성장기 어린이뿐 아니라 모든 연령층에 좋다.

한의학에서는 율무를 약재로 ‘의이인(薏苡仁)’이라 부른다. 의이인의 효능은 ‘건위(健胃 : 소화기능을 튼튼하게 한다)’·‘거담(祛痰 : 비정상적인 인체 내의 노폐물을 없애준다)’·‘치부종(治浮腫 : 몸이 붓는 것을 치료한다)’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곡식류에 속하는 율무는 소화기 이상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다. 소화기가 약해 체내에 쌓이는 음식찌꺼기나 가래 등의 노폐물을 한의학에서는 담음(痰飮)이라 한다. 의이인은 불필요한 노폐물을 만나면 자기 품으로 흡수를 하고 뭉쳐진 상태로 대·소변 등을 통해 배출된다. 의이인의 효능이 여기에 있다.

인체 내 체액 대사가 정상적이지 못한 경우 의이인을 응용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비만이다. 특히 근육량이 많은 비만이 아닌, 체내 수분 대사가 정체돼 붓는 비만의 경우 효과적이다.

어린 아이들의 피부 물사마귀에도 매우 효과적이다. 이는 옛 문헌을 비롯해 현대의 각종 임상 결과에서도 검증이 됐다. 현대의학적인 기전은 아직 명확하지 않지만, 한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물사마귀도 일종의 노폐물이기 때문에 피부 문제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두에 언급했던 율무와 정력의 관계는 터무니 없는 소리다. 율무는 곡식이다. 밥 먹는데 정력이 약해질 리 만무하며, 오히려 몸은 더 튼튼해질 것이다. 율무와 정력은 아무 관계가 없다.

/김병철 수원 거북이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