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야할 일’ 논의 부족 “단기 수익보단 장기 관점으로”
인천관광공사 출범을 위한 논의가 그동안 설립 절차와 수익 발생 여부에 쏠렸다는 지적이 있다. 인천관광공사가 ‘해야 할 일’에 대해선 논의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또 인천시가 관광공사의 주요 수익 사업으로 제시한 월미 케이블카와 항만면세점 운영 사업은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관광공사가 이들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지, 사업이 적기에 추진될 수 있을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관광공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지향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 ‘알맹이’ 빠진 설립 논의
= 관광공사 설립은 유정복 인천시장 공약이다. ‘희망인천준비단’(인천시장직인수위원회)은 “관광공사 출범을 조속히 추진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고, 시는 지난해 하반기 타당성 용역을 시작으로 설립 절차에 착수했다. 조례 제정과 출자금 확보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와 새정치민주연합 반대가 거셌다.
이들은 조례(설립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출자금을 시 예산에 반영하는 것에 대해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시 재정난 심화가 우려된다며 출범 시기를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는 도시공사 관광사업본부, 인천의료관광재단, 인천국제교류재단 등 3개 기관 통폐합으로 예산이 절감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시기에 관광공사 출범이 필요한 이유, 관광공사가 앞으로 해야 하는 일 등에 대해선 충분한 논의가 없었던 것이다.
관광공사가 빨리 정착하려면, 3개 기관 직원들 간 융합이 중요하다. 시가 관광공사 직급 체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의 불만이 있었다. 시 보건복지국은 관광공사 내 의료관광사업단을 ‘1단 1팀’에서 ‘1단 2팀’으로 확대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1개 팀으로는 미래 의료관광 수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 수익 사업 재검토 필요
= 시가 제시한 관광공사 주요 수익 사업은 하버파크호텔, 시티투어, 월미 케이블카, 항만면세점 운영 등이다. 월미 케이블카와 항만면세점 운영의 경우, 관광공사의 참여 여부와 추진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다.
월미 케이블카는 월미공원 정상~갑문 매립지 구간(길이 550m)을 운행하는 것으로, 총 사업비는 210억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추진 시기와 사업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사업 추진 시 환경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
신여객터미널 내 항만면세점 운영은 가장 큰 수익이 기대되는 사업인데, 사업 주체는 인천항만공사(IPA)다. IPA의 생각이 중요한 것이다. IPA 관계자는 “시가 항만면세점 참여 의향을 밝힌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면세점 면적과 사업자 선정 방식 등 확정된 것이 없다. 여러 가지가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했다.
■ 수익보다 공익 지향해야
= 관광공사가 수익성보다는 공익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 의견이다. 수익 창출에 주력하다 보면 공익사업을 소홀히 할 수밖에 없고, 자칫 민간 영역을 침범할 수도 있다. 개발 사업을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과거 관광단지 개발, 호텔 건립, 지역 저가항공 사업 등을 추진했거나 참여를 검토한 적이 있다.
이상구 인천대 경영학부 겸임교수는 “관광공사는 돈을 버는 조직이 아니다. 수익을 단기간에 기대하면 안 된다”며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했다.
/목동훈기자 mo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