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 괜찮은, 양심적인 일본인도 많다. 정치인만 봐도 1993년 고노(河野洋平) 관방장관은 정부를 대표, 위안부 강제 동원을 사죄했고 1995년 무라야마(村山富市) 총리는 식민지 한국 역사를 통렬히 반성, 사죄한다고 했다. 나카소네(中曾根康弘) 전 총리도 지난달 잡지(文藝春秋) 기고문에서 ‘일본은 과거를 솔직히 반성해야 한다’고 썼고 하토야마(鳩山由紀夫) 전 총리, 그는 괜찮다 못해 얼마나 멋진가. 지난달 서대문형무소 앞에 무릎 꿇고 식민지 역사를 사죄했는가 하면 화환 등 자신을 위해 쓴 비용(봉투)까지 내밀었다. 일본 지식인은 어떤가. 작년 3월 고노 담화를 계승해야 한다고 서명한 학자가 1천300명이었고 2012년 9월 독도와 센카쿠(尖閣)열도 분쟁에도 일본은 반성해야 한다며 서명한 학자와 지식인도 노벨문학상의 오에 겐자부로(大江健三郞) 등 1천270명이었다. 반성 정도가 아니라 홋카이도(北海道) 교직원 단체가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자료를 배포한 건 2009년 12월이었고….
일제 ‘강제징용 피해를 배상하라’는 변호사도 있었다. 2012년 2월 아다치(足立修一)라는 변호사가 그랬다. 그런데 드디어 아주 멋진 여성 판사가 등장, 부상(浮上)했다. 오카베 기요코(岡部喜代子)라는 도쿄 최고재판소(대법원) 재판장! 그녀는 8일 그곳 제3법정에서 ‘일본인이 아닌 재외 원폭 피폭자가 국외에서 치료를 받는 경우에도 치료비 전액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던 오사카 고등법원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최종 확정판결했다. 1945년 8월 원폭 피해 70년만이다. 그래서 히로시마(廣島) 원폭 피해로 태내(胎內) 피폭자가 됐던 이홍현(李洪鉉·69)씨 등 소송인 2명을 비롯해 한국인 3천여 명의 재외 피폭자가 의료비를 지급받게 됐다는 것이다. 일본 후생성(보건복지부) 자료의 재외 피폭자는 지난 3월 말 현재 4천284명이었다.
그런 멋지고 양심적인 일본인 축에 끼지 못하는 정치꾼 대표가 바로 아베 총리다. 그런데도 3선 총리라니, 3류 코미디가 아닌가. 콧수염을 단 ‘히틀러 아베’ 사진과 함께 ‘타도 아베정권’ 시위가 연일 시끄럽건만 그는 오불관언이다. 중국 언론 지적처럼 그의 ‘독재 달음박질(走向獨裁)’이 어디까지 갈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