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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개미지옥(地獄)' 지면기사
2016년 말, 남경필 경기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이 격하게 충돌했다. 성남시가 추진하는 청년 배당, 무상교복, 공공산후조리원 '3대 무상복지사업'을 두고서다. 남 지사는 강하게 비판했고, 경기도는 법원에 판단을 구했다. 정부부처와 협의를 거치지 않아 절차를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2년 뒤 선거에서 남 지사에 승리한 이재명 지사는 출근 첫날, 대법원 제소를 취하하라 지시했다.새 도지사의 취임 초 행보는 상징하는 의미가 크다. 4년 임기 도정 철학과 기조를 알려주는 나침반이 된다. 공직자들은 새 인사권자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 긴장하고 집중한다. 그런데 첫날, 첫 행보가 전임자 흠집 내기와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한 전리품 챙기기였다. '시민 복지를 위해 시행한 정책을 제소한 건 지방정부의 정책결정권을 침해하는 복지 후퇴이자 지방자치 훼손'이란 비난은 덤으로.일산대교 무료 통행은 20일 천하가 됐다.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공익처분으로 공짜통행을 강행했으나 법원이 제동을 걸었다. 재판부는 공익처분 행위가 '일산대교(주)에 참고 견디기 어려운 유·무형적 손해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사업운영자의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려면 공익처분은 집행정지돼야 한다고 판단한 게다. 이재명표 일산대교 통행료 징수 오락가락운전자들 희롱당한 느낌이라는데 '道 집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10월 말 지사직에서 물러났다. 퇴임 날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공문에 서명했다. 지난봄 이 후보는 해당 지자체장들과 함께 일산대교 요금소 앞에서 위력시위를 했다. 통행료 인하라면 모르나 전면 무료화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득보다 실이 많다는 의견엔 귀를 막았다. 외려 마지막 만찬 테이블에 '공짜 메뉴'를 올린 것이다. '지사 찬스'에, 표심과 통행료를 바꿔먹는 매표행위란 비판이 거셌다.도(道)는 집요하다. 무료 통행이 재개되도록 협조하라며 운영자를 윽박지른다. 60억원짜리 임시통장을 흔들면서 손해 없도록 하겠다 유인을 한다. 다른 손으론 본안소송 카드로 협박한다. 통행료를 받는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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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인곡 배정국 지면기사
출판사 백양당(白楊堂) 대표 배정국(裵正國)의 생애가 일부 복원되었다. 도쿄외국어대 야나가와 요스케의 '백양당 연구'(2018)덕분이다. 백양당은 해방 직후인 1946년부터 1950년까지 '상허문학독본'을 비롯한 이여성의 '조선복식고', '이상선집' 등 30여권의 단행본을 간행한 출판사였다. 백양당은 조선문학가동맹의 행사를 주관하거나 기관지를 발행하였으며, 임화의 시집 '찬가', 설정식의 '종', 김기림의 평론집 '시론'등을 출간했다. 약산 김원봉과 의열단 활동을 기록한 '약산과 의열단'은 배정국이 제안하여 박태원이 집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양당의 주요 출판물의 제호나 장정은 그의 손을 거쳤는데 전통문양을 활용한 능화판을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출판문화사에서 평가를 받고 있다.필자는 1920년대 인천의 문화운동을 살펴보면서 제물포청년회 간부였던 배정국의 존재를 확인하였으면서도 그가 백양당 대표였다는 사실을 지난해에야 확인했으니 지역 연구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배정국의 아호 인곡(仁谷)도 인천을 염두에 둔 작명으로 짐작되거니와 그의 서울에서의 활동도 인천에서의 사회활동의 연장선에서 이뤄졌던 것으로 보인다. 배정국의 인천지역에서의 활동은 1920년대와 1930년대 중반에 걸쳐 있다. 그는 1923년 제물포청년회 대표로 활동하는 등 문예운동과 체육보급 운동을 전개했던 주역이었다. 출판사 백양당 대표였던 그의 생애 일부 복원제물포청년회 활동 등 문예·체육보급 주역 배인국은 인천 서경정(西京町)에 백양당(白楊堂)이라는 양복점을 창업하였으며 기미취인점도 운영하였던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인천에서 제법 양복을 맞도록 지어주는 집'으로 '백양테라(테일러)'를 제일 먼저 거론할 정도로 상당히 이름난 양복점이었다. 1935년 배정국은 일본인 중심의 인천상공회의소에서 이탈하여 조선인 상공인 중심의 단체 결성에 나선다. 그가 인천상공인 대표로 나설 수 있었던 데에는 백양당 양복점 외에 미두(米豆)나 금융분야에서 성공을 거두었던 것으로 짐작된다.1936년께 배정국은 활동무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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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한류문화의 빛과 그늘 지면기사
한류(韓流) 바람이 거세다. '겨울연가' ·'대장금'·'도깨비'·'기생충'·'BTS'·'블랙 핑크'·'오징어게임' 등 지난 1990년대 이후부터 한국의 대중문화는 전 지구적 존재감을 끝없이 강화해왔다. 1990년대 후반 동아시아에 한국 TV드라마들이 인기를 끌면서 한류는 글로벌 시장의 초국가적 문화상품으로 성장했다. 한류란 K팝·K드라마·K뷰티 등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되는 한국 대중문화를 가리키며 여기에 이를 동경하고 배우려는 현상까지 포괄하는 말이다.한류는 원래 중국에서 생긴 말이다. 중국의 '인민일보'에서 한국대중음악과 드라마에 열광하는 현상을 한풍(韓風), 한조(韓潮)라 비판하면서 이에 열광하는 자국민을 '하한쭈(哈韓族)'라 지칭하고 이 모든 현상을 총칭하여 '한류'라 명명했던 것이다. 때마침 불어 닥치기 시작한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1993년부터 한국정부는 세계화를 기치로 내걸고 문화가 가진 경제적 부가가치와 중요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가령 1995년 김영삼 정부의 '영화진흥법'이라든지 1999년에 제정된 '문화산업진흥법' 등이 단적인 예다. 안팎의 조건이 잘 맞아떨어지면서 한류는 동아시아의 차원을 넘어 유튜브나 넷플릭스 등 디지털 플랫폼들을 기반으로 마침내 한류(the Korean Wave)라는 초국가적 대중문화로 도약했다. 1990년대 후반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번진 드라마들이 한류 1.0이라면 디지털 플랫폼들을 기반으로 한 최근의 콘텐츠들은 한류 2.0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치열한 경쟁속 문화산업 이끄는 내공 축적기득권영향 없이 실력 갖춘 콘텐츠만 생존그러면 한류의 인기 비결은 무엇이며 세계를 주도하는 이 압도적 현상은 어디에서 유래하는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대략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겠다. 첫째는 지역적인 것과 글로벌한 것을 잘 융합한 혼종성(hybridity), 둘째는 강한 호소력과 보편성, 셋째는 치열한 경쟁 시스템에서 다져온 우리 문화산업의 적응력과 응용력 등을 꼽을 수 있다.첫째와 둘째가 콘텐츠의 영역이라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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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살맛 나는 세상의 조건 지면기사
서울의 모 장례식장에서 상주 A씨가 모친상을 치르면서 고인이 즐기던 음식을 제사상에 올리기 위해 인근 음식점들에 주문했다가 황망한 경험을 했다. 한 식당에서는 닭볶음탕 1인분을 무료로 제공했으며 다른 분식집 사장은 손수 된장찌개를 싸들고 빈소(殯所)로 찾아와서 유가족을 위로하는 편지와 조위금까지 전달한 것이다.지난달 주요 일간신문에 소개된 내용이다. 한 문상객이 상주에게서 전해 들은 미담(美談)을 사회관계망(SNS)에 올린 것이 발단인데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거짓말이다", "요즘 이른바 훈훈한 사연으로 '돈쭐'나는 음식점들이 많아서 그걸 노린 마케팅이 아니냐"는 등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돈쭐'이란 '돈'+'혼쭐'의 변형된 신조어로 '혼쭐이 나다'라는 원래 의미와는 달리 정의로운 일을 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의미이다.기자 B씨가 해당 음식점들을 찾아 직접 확인한 결과 이 식당 주인들은 상주는 물론 유가족들과도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유족의 애통함을 이용해서 매출을 올리려는 얄팍한 상술도 아니었다. 얼마 전에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나서 상주를 위로하고 싶었다는 것이다. 사연을 접한 젊은 네티즌들은 "아직 세상은 따뜻한가 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 사람의 작은 선행이 주변 사람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진정한 가치를 확인시켜준 것이다. 사회적 자본 부정적 측면보다 순기능 더 커한국, 사회자본지수 세계 23위 '고단한 삶' 자본의 종류에는 통상적 의미의 물질적 자본과 인적 자본 그리고 사회적 자본이 있다. 사회적 자본은 아직 개념 정립이 덜 된 상태이나 대체로 사람들이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행동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신뢰와 사회단체 참여(네트워크), 사회규범, 사회구조 등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를 통합한 개념으로 물질적 자본, 인적 자본처럼 생산활동을 증가시키는 중요한 경제적 자원이다. 미국 하버드대학 로버트 퍼트남 교수는 사회적 자본을 사회구성원 상호 간의 이익을 위해 조정과 협동을 촉진하는 규범, 신뢰, 네트워크 등으로 정의했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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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진영의 정치가 선거를 왜곡시키고 있다 지면기사
1992년 14대 대선 이후 15대 대선부터 지난 19대 대선까지, 2007년 17대 대선을 제외하곤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은 간발의 차로 승부가 갈렸다. 15대 대선은 1.52%p 차로 진보 승리, 16대 대선 역시 1.96%p 차로 진보의 승리, 17대 대선은 보수가 큰 표차로 이겼지만, 18대 대선 역시 3.94%p 차이에 불과했다. 19대 대선은 문재인 후보가 41.09%를 얻어 2위인 홍준표 후보의 24.04%와 차이를 벌렸으나 보수 대 진보의 구도로 볼 때 보수 진영인 홍준표 후보, 안철수 후보의 21.42%, 유승민 후보의 6.76%를 합치면 52.22%, 진보 진영은 문재인 후보와 진보 후보인 심상정 후보를 더한 표가 47.26%로 역시 박빙의 승부로 볼 수 있다.내년 대선은 역대 어느 선거보다 진영 대 진영의 첨예한 대결이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사회에서 적대적 공생으로 정치적 이기주의를 충족해 온 양대 진영은 보수와 진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념과 가치를 지향하는 세력이 아니다. 오로지 이익과 이해를 공유하는 직업적 정치집단일 뿐이다. 대선 국면에서 유권자의 기억에 남는 잔상은 무엇인가. 정치기술자들 갈라치기로 지지자 결집 나서유권자는 적대적 정치 공고화 수단으로 전락 대장동 개발 특혜의혹사건과 고발 사주 의혹사건이 대선 이슈를 빨아들이고 검찰 수사가 대선 정국을 지배하는 선거가 되고 말았다. 이는 여야 정당들에서 다른 후보보다 흠결이 많고 문제적 이슈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이 주도권을 차지하고 유권자 역시 적대와 증오의 정치에 편승한 지지 성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거공간에서 정책과 이념은 의미를 갖지 못한다.선거에는 정당, 정책, 인물, 구도 등의 변수가 승패를 좌우한다. 어떠한 변수가 보다 지배적인가는 선거 당시의 정치상황과 각 요인 간의 관계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선거구도, 이른바 프레임은 선거 전체를 관통한다. 내년 대선의 프레임은 정권교체론 대 정권유지론이다. 정권 획득을 두고 쟁투를 벌이는 권력투쟁이 선거이기 때문에 지극히 정상적 구도이지만 재작년 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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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강천보 해체 말라' 지면기사
2006년 7월16일, 이기수 여주군수는 남한강 제방과 군청 상황실을 오가며 밤을 지샜다. 취임 3주가 지나지 않아서다. 강 수위가 한계치인 11m에 근접하면서 저지대는 이미 잠겼고, 전역으로 번질 기세였다. 다행히 장대비는 잦아들었고, 다음날 범람 위기에서 비켜났다. 그해 여름 여주엔 홍수경보와 주의보가 연이어 발령돼 공포지수가 극에 달했다.경기도 변방 출신으로, 도청 국장과 고양 부시장을 지낸 이기수는 민선 군수에 당선돼 금의환향했다. 30년 넘는 공직 경험을 살려 고향에 봉공(奉公)하자 다짐했다. 현실은 녹록하지 않았다. 팔당상수원을 위한 거미줄 규제에 묶여 지역경제는 엉망이었다. 지역을 옥죄는 수도권정비법과 상수원보호법은 기초단체장이 어찌할 도리가 없는 철벽이었다. 수년 주기(週期) 홍수피해는 설상가상. 1978년, 1990년 대홍수는 중·장년 주민에 악몽이 됐다. 4대강 정비사업후 여주에선 수해걱정 덜어주민 "환경부, 보철거 수순 밟으면 강력투쟁" 여주 읍내를 관통하는 남한강 제방은 낮고, 하상이 높아 우기에 취약했다. 지천과 지류로 역류해 저지대가 잠기는 수해가 반복됐다. 군수가 됐어도 해결 방도가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언론 인터뷰에서 '수십 년이 지났는데도 주민들이 해마다 물난리를 걱정해야 하는 작금의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했다. 수해 현장을 찾은 야당 대표와 도지사에 홍수방지 예산을 달라 사정하면서 안되면 군비를 몽땅 쓰겠다며 생떼를 썼다.2년 뒤 이명박 정부는 22조원이 넘는 예산으로 4대강 정비사업에 나섰다. 남한강엔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가 설치됐다. 강 준설로 골재(모래) 5천만㎥가 채굴될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포보~강천보 구간에서만 3천100만㎥를 파냈다. 사업이 끝난 2013년 이후 여주 관내에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지역에선 수해 걱정은 덜었다고들 한다.이달 중순, 강천보 앞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환경부 장관 방문에 맞춰 주민과 지역단체가 시위를 벌인 것이다. 환경부는 이날 DB하이텍, OB맥주, SK하이닉스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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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오징어게임'이 열어젖힌 지옥도 지면기사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세계 콘텐츠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생존게임을 다룬 이 드라마는 9월17일 넷플릭스에서 개봉한 이래 24일 연속 세계 1위를 기록했고 1억1천만가구 이상이 시청했다. 253억원의 제작비로 1조원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여 흥행에도 성공하면서 BTS와 '기생충'에 이어 한류가 세계적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세계인들이 이 드라마에 몰입하게 된 요인 중 하나는 이 영상물이 놀이라는 점이다. 호모 루덴스(homo ludens)의 유희 본능과 추억을 자극하는 각종 놀이를 바탕으로 삼고 있다. 456명의 게임 참가자 중 최후에는 한 사람만 살아남는 데스 게임이다. 에피소드가 진행될수록 긴장감도 고조된다. 여기에 실종된 형을 찾기 위한 황 형사의 추적이 병행되면서 미스터리의 요소도 갖추고 있다. 유희 본능과 향수에다 서바이벌의 긴장감, 미스터리의 호기심까지 버무린 융합 서사인 셈이다. 규칙위반 처단·비리 묵인·폭력 살인도 방관'권력의 선택적 정의' 극중 현실 공정치 않아 이 드라마는 놀이와 현실을 병치하면서 놀이 속에 숨겨져 있던 현실이라는 지옥도를 제시하고 있다. 게임의 참가자들은 잔인한 게임이 두려워 현실 세계로 나갔다가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게임장으로 되돌아온 사람들이다. 놀이는 전쟁이나 현실에서 기원하거나 모방한 경우가 많지만 놀이에서 그 기원을 환기하는 경우는 드물다. 유희본능을 극대화하기 위한 관습이다. 오징어 게임에서 놀이와 현실의 불가역성은 부정된다. 명함의 전화번호로 놀이판과 현실 세계를 오고 가는 '통로'가 열리자 현실보다 더 리얼한 현실의 미니어처가 펼쳐진 것이다.프랑스의 일간지 르몽드를 비롯한 세계의 언론들은 '오징어 게임'을 한국사회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심각한 빈부격차, 국내총생산(GDP)의 100%를 웃도는 가계부채, 여야 유력 대선 주자들에 대한 청년들의 냉소적 무관심 등이 오징어 게임 열풍의 배경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의 노동 현실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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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청년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지면기사
'짱구는 못 말려'는 인기 있는 일본 만화다. 원작자인 고(故) 우스이 요시토는 이 만화로 단숨에 인기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짱구는 천하의 말썽쟁이에, 어른들을 바보로 만드는 놀라운 센스에 기상천외한 장난으로 실소를 머금게 한다. 짱구네는 전형적인 일본의 소시민 가족이다. 짱구 아빠는 허름한 와르르맨션 아파트에 살면서 만년 계장에 쥐꼬리만 한 봉급으로 근근이 살아간다. 그런데 경기불황이 지속되고 일본경제가 예전 같지 않자 갑자기 짱구 아빠는 찌질한 소시민 아빠가 아니라 어엿한 집 한 채에 고액의 연봉을 받는 기득권층으로 격상됐다. 그러면 찌질한 소시민 짱구 아빠는 로또에 당첨된 것도 아니고 유산을 물려받은 것도 아닌데 어떻게 남들이 부러워하는 기득권층이 되었을까.취업난·긴 실업기간… 우리 젊은이들 현실정부의 양적완화든 적극적인 복지정책은 비밀은 일본경기 침체와 경제정책에 있다. 아베 정부가 적극 추진한 양적 완화는 일시적으로 꺼져가는 경제에 불을 지피는 순기능을 하였으나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안고 있는 양날의 검이었다. 인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일본정부는 임금 상승을 억제하는 등의 정책으로 물가를 잡고 인플레이션의 가능성을 줄여왔다. 이 과정에서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는 사라졌고, 청년들은 저임금에 임시직 알바를 전전하는 '프리터 족'이 됐다. 당연히 일본의 청년들에게 집을 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됐고, 결혼은 아예 꿈도 못 꾼다. 여기에 여성들의 지위 상승과 능력이 넘치는 알파걸들의 등장은 일본 청년들을 초식남으로 만들어 버렸다.사회적 변화와 경제의 모순을 청년층에게 전가시켜 버린 꼴이다. 그러니 이 청년들에게 짱구 아빠는 성공적인 삶을 사는 기득권 선배다.'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나 같은 경제 문외한인 소심한 글쟁이는 양적 완화나 정부가 채무를 늘리는 정책을 보면 걱정부터 앞선다. 알다시피 1차 대전 직후 독일 정부와 리더들이 국가 채무와 경제적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시행한 초인플레이션 정책으로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거나 심각한 경제적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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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취업시즌의 단상(斷想) 지면기사
1천300년전 매화꽃 피는 음력 2월 과거시험 합격자 발표 날에는 중국 당나라 장안성 동남쪽 곡강(曲江) 일대가 시끌벅적하다. 진사(進士) 급제자를 위한 축하연회가 잇따라 열리기 때문이다. 응시생 수는 수천 명이나 합격자는 서른 명 남짓이어서 장안의 권문세가와 부자들이 아들딸을 이끌고 급제자들을 구경하려고 몰려들어 더 혼잡하다. 이 곡강연(曲江宴)에서 사윗감을 고르기 위해 몰려든 고관대작들의 화려한 수례행렬은 점입가경이다. 이날 장안의 다운타운에는 불합격자 수천 명의 넋두리와 눈물도 끊이지 않았다.과거(科擧)는 유가(儒家) 지식인사회에서 부귀공명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흙수저에게 과거급제란 로또 대박보다 더한 기회여서 '개천 용' 일화도 비일비재했다. 재수, 삼수는 기본이고 10년, 20년 심지어 평생을 시험에 매달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갈수록 과거시험과 재력(財力) 사이의 상관관계도 높아졌다. 권력계층 자식들의 '아빠찬스'는 금상첨화였다. 거듭된 낙방 끝에 승려로 전락한 한산(寒山)은 "백도 없고 돈도 없어 과거에 떨어졌다"고 탄식했다. 헬조선에서 안정적 먹거리인 '철밥통' 인기최고의 엘리트집단 공무원 숫자 점점 늘어 중국발 과거문화는 몇 백 년 후에 한반도에서 그대로 재현되었다. 젊은 청춘들 중에서 과거시험에 매달렸다 낭패한 과거폐족들이 수두룩했다. 오죽하면 과거급제를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하기 위한 등용문(登龍門)에 비교했겠는가. 야당의 유력 대선후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사법고시 도전 9년 만에 겨우 합격했단다. 과거제의 유산인 사법, 행정, 외무고시 중에서 현재는 5급 공무원을 선발하는 행정고시만 그 명맥을 잇고 있다. 외무고시는 2013년에, 사법고시는 2017년에 각각 역사의 무대 뒤로 사라졌다. 대신 교사임용고시, 7·9급 공무원고시, 군무원고시, 소방공무원고시, 경찰고시 등 낯선 용어들이 새로 생겨났다. 사시, 행시 합격자 출신들이 자존심 상해(?)할 수도 있지만 중·고등학교 교사 선발시험인 교사임용고시는 경쟁률이 치열하다. 해마다 대학들이 캠퍼스 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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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칼럼] 선거 이전에 의혹이 규명되어야 하는 이유 지면기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뿐만 아니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까지 대선에 참전하면서 대선 본선까지 아직 많은 변수가 남았다고 볼 수 있다. 안 대표에게는 두 가지의 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의힘 최종 대선 후보와 단일화 경선을 치르는 길과 연대의 방법이 있다. 두 가지 방안은 한국 대선에서 낯선 방법이 아니다.우선 후자의 대표적 예가 1997년 15대 대선의 DJP 연대다. 김대중과 김종필의 내각제를 고리로 한 연대는 호남과 충청의 지역연합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었다. 당시의 선거환경에서 호남 유권자의 집결만으로 김대중의 집권은 불가능해 보였고 내각제론자인 김종필도 대통령제로는 권력의 정상에 오를 수 없는 자신의 한계를 알고 있었다. 지역 카리스마를 가진 두 사람이 내각제 개헌에 합의함으로써 가치보다는 실리를 택한 전형적 선거공학에 의한 연대가 이루어졌고, 선거 이후 김종필이 공동정부의 정치적 지분을 갖는 국무총리로 임명됐지만 이후 두 세력의 연대는 깨졌다. 전자는 지난 4월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과 안 대표와의 단일화의 예이다. 안 대표는 주지하듯이 여러 차례 단일화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이 뜻을 이루지 못했다. 만약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면 4월의 서울시장 선거에서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대국민약속은 어떠한 명분으로 번복할 지도 궁금하지만 결정적 장애는 아니다. 약속을 번복하고 출마한 예는 한국정치사에서 드문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사법 심판받는 대통령 더이상 선출돼선 안돼가려진 범죄 퇴임후 '반드시 단죄' 값진 교훈 김동연 전 부총리는 정치교체를 선언하고 제3지대란 용어도 거부하면서 기존의 정치문법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선거를 통한 레이스를 공식화했지만 특정 세력과의 연대 여부를 포함하여 대선 방정식에 어떻게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킬지 미지수다.민주화 이후 7번의 선거가 있었다.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이 당선됐고 보수와 진보가 정확히 10년씩 권력을 주고받았다. 이 공식에 의하면 20대 대선은 여당이 당선될 것이다. 조국 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