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경인칼럼

칼럼니스트 전체 보기
  • [경인칼럼] '로켓 배송' 쿠팡이 어쩌다

    [경인칼럼] '로켓 배송' 쿠팡이 어쩌다 지면기사

    이천 물류센터 화재 소방관 순직·늑장대응 인권·노동권 침해에 업주·거래업체엔 갑질소비자들 잠재된 불만 폭발 탈퇴·불매운동MZ세대, 비즈니스에 휴머니티·진정성 요구자정 전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상품을 받는다. 멤버십(와우)에 가입해 월 2천900원을 내면 3천원 저가품이라도 공짜로 로켓 배송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상거래 업체 쿠팡(Coupang)이 바꾼 혁신 배송 시스템이다. 지난 3월 뉴욕 증시에 상장해 첫 거래일 시가 총액 100조원을 돌파했다. 업계 예상 55조원을 훨씬 웃도는 호성적이다. 국내 증시 기준 삼성전자에 이은 서열 2위다. 대표 플랫폼 기업 네이버(NAVER)와 카카오를 단숨에 뛰어넘었다.지난해 쿠팡은 네이버에 이어 국내 온라인 상거래 시장 점유율 2위가 됐다. 미국 아마존, 중국 타오바오, 일본 라쿠텐과 동급 대접을 받는다.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 인물이 됐다. 중학생 때 미국으로 건너가 정치학과 경제학을 배웠고, 잡지를 창간해 매각한 이력을 지녔다. 떡잎부터 달랐다는 칭송이 요란하다.쿠팡의 핵심 코드는 최저가 상품을 다음 날 새벽 문 앞까지 배달하는 '로켓 배송'이다. '가장 싸고, 빠르게'는 한국인 정서에 최적이다. 김 의장은 빨리빨리 심리를 파고들어 매년 30% 넘는 성장세를 견인했다. 지난해만 7천억원, 누적 적자 4조원이 넘는 기업이 미래가치로 주목받는 이유다.쿠팡이 복병을 만났다. 이천 마장 물류센터가 발화점이다. 5일 동안 꺼지지 않은 불길에 수천억 자산이 잿더미가 됐고, 소방관이 순직했다. 화재에 취약한 건물 구조와 늑장대응이 논란이 됐다. 선풍기 뒹구는 지하 작업장의 열악한 근무환경이 노출됐고, 잠재했던 불만 요인이 한꺼번에 분출됐다. 소비자 탈퇴·불매 운동에 가속도가 붙는다.로켓 배송에 가려진 근로자 인권과 노동권 침해 현장은 참담하다. 수년 사이 과로한 배송기사가 잇따라 숨졌다. 휴대폰을 압수당하고, 관리자 눈치를 보며 화장실에 간다는 여성 근로자들 증언은 충격적이다. 배송기사가 배정된 물량을 소화하느라 끼니도 거르는 실태가 알려졌

  • [경인칼럼] 늑대들을 불러내는 '공정' 주술

    [경인칼럼] 늑대들을 불러내는 '공정' 주술 지면기사

    청년들 절망적 현실 실력주의의 토양 때문일자리 없는 42만명 미래 생각할 여유도 없어文정부 무임승차 부추기는 정당 여겨질 뿐토론배틀, 옳다는것 입증 못하면 모두 패배자제1야당 국민의힘이 30대 청년 정치인 이준석을 당대표로 내세우는 파격을 연출했다. 이 파격이 보수정치의 환골탈태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높다.통합이 아니라 공존을 강조한 그의 당대표 수락 연설은 신선했다. 샐러드볼을 사례로 들면서 '다움'의 강박을 버리자는 주장이나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자는 다문화주의 또한 후한 점수를 받을만했다. 기존의 보수와는 결이 다른 합리적 보수의 등장이 다른 정당의 개혁을 촉발하고 한국 정치의 낡은 지평까지 혁신하기를 희망해 보는 것이다.문제는 이준석 대표가 내세운 보수의 '공정' 가치이다. 그가 당대표 취임 후 추진한 '미스터트롯' 방식의 대변인 선발과정은 '공정' 가치의 후광이 되고 있다. '미스터트롯'은 영웅신화처럼 무명의 인재가 최고 가수로 되어가는 서사 구조를 하고 있는 드라마틱한 공개 오디션이다. 대중음악 스타들의 심사, 현장 관객의 투표, 시청자들의 문자투표까지 최고가수가 탄생하는 흥미진진한 과정은 코로나19 위기로 지친 국민들에게 최고의 위안이었다.그러나 이 오디션 프로의 즐거운 경연과 개인이 경험하는 경쟁을 동일시하는 것은 환각이다. 전자가 게임을 모방한 즐거운 놀이라면 후자는 삶의 정글에서 갑질과 차별을 감내하며 생존을 위해 싸우는 사투이기 때문이다.단거리 경주에서 출발선이 다르면 어지간해선 순위가 바뀌지 않듯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하는 경기의 승패도 결정된 것이다.역사적으로 일제강점기 '실력양성론'도 그랬다. 독립을 위해서는 독립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는 주장은 사회진화론의 적자생존론에 기초한 것이었다. 조선의 식민지화는 독립 역량이 부족한 탓이라는 책임론과 역량이 절대적으로 우월한 일본제국을 식민지국가가 추월할 수 없으니 독립은 불가능하다는 자가당착까지 내포하고 있었다.'공정'은 관점에 따라 다르다. 진보의 공정은 개인이 처한 누적된 불평등을 보정해야 한다는

  • [경인칼럼] 부끄러움을 위하여

    [경인칼럼] 부끄러움을 위하여 지면기사

    하늘 속여도 자기 마음을 속이지는 못하는 법성폭력·대형참사 등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이 상황 타개하기 위해 법 조항 촘촘히 짜고CCTV 확충보다 부끄러움 회복이 더 중요세월이 가니 머리로 이해하던 것을 이제는 가슴으로 알게 된다. '맹자' 진심편에 등장하는 군자삼락(君子三樂)도 그렇다. 맹자는 '부모님께서 살아계시고 형제가 무탈하며, 하늘을 우러러도 고개를 숙여도 부끄러울 게 없고, 천하의 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을 군자의 세 가지 즐거움'이라고 했다. 이는 군자가 아닌 보통사람들도 바라는 바요, 정말 행복한 일이다.열 가지 좋은 일보다 한 가지 나쁜 일이 없으며,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가족이 무탈하면 그것이 최고의 행복이다. 그러다가도 문득 현실과 마주치게 되면 노후대책이 조금 확실하게 있었으면 좋겠고, 자녀들이 괜찮은 직장을 갖고 앞가림을 하고 또 뭐가 어쨌으면 좋겠고 하면서 자잘한 바람들이 자꾸 추가되어 삼락(三樂)을 훌쩍 초과하게 되니 군자로 살기는 영 틀렸다.그런데 이것이 꼭 내 탓만은 아닌 까닭은 지금은 경제적 가치가 모든 것을 압도하는 물신주의 시대이기 때문인데, 평생을 출가수행자로 사신 분은 현재 사회가 선천의 음 시대를 지나 물질이 개벽된 양 시대이기 때문이기에 더 그렇다고 설명하신다.알다시피 한국의 민족종교들은 19세기 세도정치와 삼정의 문란 같은 내우(內憂)에 제국주의의 침탈이라는 외환(外患)의 상황에서 민중적 갈망과 불안을 치유하는 대안으로 등장했다.특히 동학에서 시작된 개벽 담론은 후속주자인 증산교·대종교·보천교·원불교 등 신종교의 핵심 교리로 자리 잡게 된다. 하늘과 땅이 새로 열린다는 개벽사상은 우주질서를 재편하는 삼계개벽(三界開闢), 문명개벽(文明開闢)에 개벽사상의 결정판인 정신개벽론(情神開闢論)으로 발전한다.이들 개벽사상의 공통점은 억압되었던 것들이 주인이 되고 삐뚤어진 우주의 질서가 바로 선다는 것으로 과학문명과 정신문명이 조화를 이루고, 약자(弱者)가 주체가 되며, 겸양이나 부끄러움보다는 적극적인 것이 환영을 받는 양시대(陽時代)가 된다는 것이다.그런데 양시대가

  • [경인칼럼] 최저임금의 역설

    [경인칼럼] 최저임금의 역설 지면기사

    소웰 교수, 인상될수록 청년희망 감소 우려최저임금제, 인권문제와 직결돼 당위성 커사회적 약자 보호하기위해 만든 제도 불구되레 노동시장 진입 어렵게 해 조심스러워만행(萬行)은 스님들이 안거(安倨) 생활에서 터득한 지혜를 주유천하를 통해 점검하는 수행법이다. 음력 4월15일에 시작하여 7월15일에 마치는 하안거(夏安居)와 음력 10월15일부터 이듬해 1월15일까지의 동안거(冬安居)가 있는데 수행자들은 이 기간 동안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수행에 정진한다. 선승(禪僧)에게 만행은 중생제도를 위한 필수코스인 것이다.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하안거(?)를 끝낸 대학가에도 만행의 계절이 도래한 것이다. 입시지옥에서 벗어난 21학번 새내기들의 환속(還俗)에 대한 기대는 더 크다. 한 마리 새처럼 무한한 창공으로 마음껏 날아가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아직 자유를 누리기에 제약조건들이 많아 비교적 접근이 쉬운 단기 일자리를 찾는다. 인턴십을 통해 미리 사회경험을 쌓고 돈도 벌 수 있으니 일거양득인 것이다. 학비를 스스로 벌어보려는 학생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새내기일수록 알바 자리 얻기가 더 힘들다. 장기 내수부진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비숙련 노동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임시·일용 근로자는 499만5천명으로 1년 전(579만명)보다 79만5천명(13.7%) 줄었다. 이들 가운데 20대 임시·일용근로자는 99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121만1천명)보다 21만4천명(17.7%) 감소했다. 줄어든 임시·일용직 4명 중 1명은 20대로 추정되었다. 고용원을 둔 자영업자는 1년 전보다 15만8천명이나 줄었다. 통계청은 "숙박·음식점업에서 취업자 감소폭이 가장 크고, 다음으로 도소매업, 이·미용업, 장례식장, 결혼식장 등 개인 서비스업이 타격"을 받았다고 언급했다.국내에서는 1986년에 최저임금법이 제정되고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던 1988년 1월부터 시행했으나 당시 정부가 정한 최저임금은 평균임금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후 최저임금액은 점차 증가했지만 실질 경제성장률을 크게

  • [경인칼럼] '조국' 이후 변하지 않는 집권 주류

    [경인칼럼] '조국' 이후 변하지 않는 집권 주류 지면기사

    그는 왜, 하필 이시기에… 책을 출간했을까본인은 아니라 하나 '강성친문 메시지' 분명현재 정치수사·이슈는 대선과 직간접 연관결국 중도층 이탈 가속화… 역시 정치는 생물지난 4월 재보선의 더불어민주당 참패는 조국 사태가 상당한 원인이었다는 민주당의 패인 분석이 있었으나 곧 강성 지지자들에 의해 '제압'되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조국의 시간' 출간 이후 조국 사태에 대해 반성하고 사과했다.'조국'은 어느덧 문재인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되었다. 그가 어떠한 의도로 책을 출간한 건지, 왜 하필 지금 이 시간에 그와 그의 가족의 혐의에 대해 '반론'을 제기한 건지는 각자 해석의 영역이다. 그러나 '조국의 시간'이라는 책을 통하여 강성친문 지지자들과 당내 강경 친문 의원들에 던지는 정치적 메시지는 분명하다. 자신을 밟고 전진하라고 하지 않았던가.조국 전 장관은 자신의 책이 "정치활동을 하기 위함도 현재의 정치과정에 개입하기 위한 것도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이미 정치적 파장은 민주당 내는 물론이고 여야의 소모적 대립으로 옮겨붙었다. 대선과 관련한 다층적 방정식과 관련한 전략적이고 도발적인 발제를 한 셈이다.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등 여권 인사들은 기다리기라도 한 듯이 조국 비호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그간의 일을 어떻게 떠올리고 집필하셨을지 헤아리기도 힘들다. 가슴 아프고 미안하다"고 했고, 정 전 총리는 "조국의 시간은 역사의 고갯길, 공인이라는 이름으로, 검증이라는 이름으로 발가벗겨지고 상처 입은 그 가족의 피로 쓴 책이라는 글귀에 자식을 둔 아버지고 아내를 둔 남편으로 가슴이 아리다"며 힘을 실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조국의 시련은 촛불로 세운 나라의 촛불개혁의 시작인 검찰개혁이 결코 중단돼서는 안 됨을 일깨우는 촛불 시민 개혁사"라며 역사적 의미까지 부여했다. 당내 경선을 의식한 고육지책인지, 정치적 소신인지 알 수 없지만 중도층을 다시 불러모으기는커녕 중도층의 민주당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현단계에서의 모든 정치수사나 이슈는 대선

  • [경인칼럼] 한전 공대 지으면서, 대학정원 줄이라니

    [경인칼럼] 한전 공대 지으면서, 대학정원 줄이라니 지면기사

    지방대학 정원미달 사태·취업률 저조 중병교육부는 엎친데 덮친격, '정원 감축' 권고그런데도 1조6천억 쏟는 한전 공대 내년개교학령인구 감소 대책 '골든타임' 놓쳐 불치병수도권 대학 교직원 아내가 40대 초반 나이에 캠퍼스 새내기가 됐다. 학사모를 쓴지 20여년 만이다. 남편이 근무하는 대학이 정원을 채우지 못하자 충원율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려 꼼수를 쓴 거다. 장학금 혜택을 받기는 하지만 아이 둘을 키우는 가정주부라 수업 부담이 크다고 한다. 이 학교는 심각한 재정난에도 장학금 규모를 2% 이상 늘리기로 했다. 미달사태를 막아보려는 고육책이다. 집사람을 두 번 대학에 다니게 한 교직원은 내년이 더 걱정이란다."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우스개가 현실이 됐다. 올 봄에는 수도권 대학 캠퍼스에도 반갑지 않은 꽃소식이 날아들었다. 예상보다 빠른 북상(北上)이다. 2021학년도 전국 대학 신입생 충원율은 91.4%에 그쳤다. 지방 거점 국립대학도 미달 대열에 합류했다. 전국 대학들이 4만명 넘는 학생을 모집하지 못했는데, 수도권 대학들도 1만명 이상 빈자리가 났다.일본 정부는 올해 대학졸업자 취업률이 96%로 저조했다며 울상이다. 전년보다 3.9% 포인트 하락해 역대 두 번째 큰 폭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취업을 희망한 업계의 채용이 중단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발생하면서 취업률을 끌어내렸다는 거다. 일본은 금융위기를 극복한 2010년 이후 10년 넘도록 완전고용에 가깝다. 그런데도 코로나 운운하는 엄살이 얄궂다. 국내 대졸자 취업률은 2018년 67%대에 머물렀다. 전문대가 71%, 4년제 대학이 64.2% 수준이다.코로나로 썰렁한 캠퍼스마다 한숨이 가득하다. 지방대학의 정원미달과 학부생 취업난은 치유하기 어려운 중병이 된 지 오래다. 영남의 한 대학은 미달률이 20%를 넘자 총장이 스스로 물러났다. 취업률이 50% 선에 그치면서 '졸업생 태반이 백수'가 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새 학기 정원 채우기, 졸업 시즌 취업률 높이기가 대학들 공통 구호다. 새내기는 귀

  • [경인칼럼] '팩트'와 맥락

    [경인칼럼] '팩트'와 맥락 지면기사

    인천 5·3항쟁 보도… 시위대 폭력성만 강조경찰 원인제공 다룬 기사 찾아보기 어려워언론 대부분 '보도지침' 프레임 사건 분석역사적 의의 무관 '사실 왜곡' 전형적 사례'팩트체크'가 저널리즘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언론사 단위로 팩트체크 기능을 강화하고 있고, 고정 프로그램으로 채택하고 있는 곳도 늘어났다. 언론사별 팩트체크 결과물을 공유하는 플랫폼도 구축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의 팩트체크 전문기관도 늘어나 현재 200여개를 상회하고 있으며 팩트체크 결과의 국제적 공유를 위한 네트워크도 조직되어 있어 바야흐로 팩트체크 르네상스를 방불케 한다. 언론혁신운동으로 시작된 펙트체크의 확산 추세는 투명한 정보사회로 가는 과정처럼 보이지만 실은 팩트의 위기, 허위정보나 부실정보의 범람 속에 있다는 지표이다.사실의 사전적 정의는 명쾌하다. 사실은 실제로 존재했던 사건이나 현재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관찰 주체와 무관하게 객관적인 현실 세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진술이라는 점이다. 그 일에 대해 지니고 있는 우리의 믿음이나 지식과 무관한 시 공간적으로 실재하는 존재나 사건을 말한다. 사실은 우선 환상, 허구, 가능성과 대립된다. 환상은 의식의 착란에 의한 가상이며, 허구는 현실이 아닌 의식 내부에서 구성된 사건이며, 가능성은 미래에 사실이 될 확률이 있는 존재에 불과하다. 모두 실재하지 않는 사건이다. 그리고 사실은 의도와 무관하기 때문에 논리적 필연성이나 당위성과도 무관하다. 그래서 사실과 진실은 다른 범주이다. 진실은 사실에 기초가 되지만 사실이 진실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과거에 경찰은 채증반을 시위현장에 투입하여 시위대의 폭력적 행동을 기록하도록 했다. 시위 가담자들을 현장에서 연행한다 해도 집회나 시위 가담 사실로 기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채증반이 촬영한 사진이 극렬 시위 주동자로, 혹은 폭력 혐의를 입증하는 증거로 사용되었다. 물론 채증반의 사진이 '팩트'이다. 그러나 최루탄 발사각도 규정을 위반한 최루탄 발사, 체포 연행시의 구타와 폭력, 조사 중의 구타와 고문 행위 등

  • [경인칼럼]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경인칼럼] 사람은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지면기사

    어떤 정책을 내놔도 말많고 탈많은 부동산불황·가계부채 개선 안되는 한 '쏠림' 지속톨스토이의 '사람에게는…' 풍자소설 인유영원히 소유할 땅 아닌데 왜들 집착하는지부동산은 뜨거운 사회적 관심사다. 천정부지로 뛰는 집값도 잡고, 과열된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들은 국민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다. 집값도 오르고 세금마저 덩달아 뛰니 가뜩 코로나19로 생활도 팍팍하고 어려운데 누가 좋아하겠는가. 여기에 토지공사(LH) 일부 직원들이 업무상 기밀을 이용하여 투기한 것이 백일하에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땅 같은 안정 자산에 대한 높은 선호와 함께 현재 미국중앙은행기준 0.25%대 초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는 한, 부동산시장의 현 상황이 잘 보여주듯 어떠한 정책과 규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계적 경기침체와 가계부채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저금리 정책 기조가 그대로 이어질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의 금융자산과 자산가들의 부동산에 대한 쏠림현상은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정부의 어떠한 부동산 정책도 기대만큼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뜻이다.레프 톨스토이(1828~1910)의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는 욕망의 허망함과 탐욕이 부른 참상을 그린 풍자소설로 곧잘 인유되는 작품이다. 비극의 주인공은 빠홈이란 인물이다. 해가 뜰 때 시작해서 해가 지기 전까지 돌아온 것만큼 땅을 차지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제대로 먹지도 쉬지도 못하고 갈 수 있고 넓힐 수 있는 최대한으로 걸어 돌아왔으나 체력이 방전된 그는 결국 지쳐 죽고 만다. 빠홈은 결국 2미터 남짓한 땅에 묻히고 만다. 땅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까지 내걸었으나 그가 최종적으로 소유할 수 있던 것은 고작 2미터짜리 크기의 무덤이었다.톨스토이는 기독교 아나키스트로서 청빈과 금욕적 삶을 추구했으며, 50대 이후에 집필한 그의 '인생론'은 이러한 그의 사상과 철학이 집약돼 있는 명저다. 문학사상 최고의 소설의 하나로 꼽히는 '안나 카레니나'나 '전쟁과 평화'

  • [경인칼럼]사자방 비리척결 성과

    [경인칼럼]사자방 비리척결 성과 지면기사

    洑 개방후 생태계는 회복·지하수는 사막화4차산업 '핵심자원' 헐값 매각 역주행 시비국방적폐 청산 운운 수사착수 줄줄이 무죄 文정부 법석(?) 초라… 다음 마녀사냥 누구환경부가 지난달 4대강 '11개 보(洑) 개방 이후 관측결과'를 발표했다. 금강(세종, 공주, 백제보), 영산강(승촌, 죽산보), 낙동강(상주, 강정, 달성, 합천, 함안보)에 대해 보 개방 직후인 2017년 6월부터 작년 하반기까지 3년 6개월 동안 수질 및 환경변화를 관찰했더니 녹조가 사라지고 물 생태계가 되살아났다.그러나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인(燐)함량(T-P), 클로로필에이(Chl-a) 등은 증가해 수질이 나빠졌으며 보 개방 탓에 부근 지표수(地表水)가 함께 쓸려나가 지하수 사막화는 설상가상이었다. 충남 공주에서는 보 개방 전엔 30m만 파면 나오던 지하수가 지금은 100m까지 파 내려가도 수량이 부족해 농사에 지장을 받는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정부가 이상의 결과를 인지하고도 금강과 영산강의 보 5곳 중 3곳을 영구 해체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국가물관리위원회는 지난 1월에 세종, 죽산, 공주보 해체를 결정했다.포스트 코로나19와 관련해 세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MB정부의 자원외교도 눈길을 끈다. 4차 산업 성장동력의 핵심자원으로 꼽히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은 물론 유연탄과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이 꿈틀거리고 있으나 한국정부는 해외자원 헐값매각을 서둘러 역주행 시비가 불거졌다.지난 3월 말 한국광물자원공사는 2011년에 인수한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 지분(30%) 전량을 캐나다 캡스톤마이닝에 1억5천만 달러에 매각했다. 10년 동안에 광물공사는 이 구리광산에 총 2억4천만 달러를 투자했지만 결과적으로 1천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구리는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이다. 또한 정부는 광물공사 소유의 호주 와이옹 유연탄 광산지분(82.25%)과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광산 지분(33%), 멕시코 볼레오 구리광산 지분(76.8%) 등의 매각작업도 추진 중이다.묻지마 매각에 나선 모양새인데

  • [경인칼럼]국민의힘은 변할 수 있을까

    [경인칼럼]국민의힘은 변할 수 있을까 지면기사

    재보선 승리는 與 참패편승 반사이익 결과그런데도 탄핵·적폐수사·태극기 논란 혼돈 탄핵이후 연이은 패배 잊었나… 민의 직시를우선 과제 선거후 퇴행·수구적태도 벗어나야지난 재보궐 선거는 국민의힘의 승리가 아닌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평가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제로섬 게임인 선거는 차선을 뽑는 과정이다. 최선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정치에서의 선거는 차선은커녕 최악만은 피하고 보자는 선거로 의미가 축소되고 있다. 더구나 총선거와 지방선거는 회고적 투표의 성향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국민의힘의 승리는 정권심판론으로 인한 민주당의 참패에 편승한 반사이익의 결과다.그나마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었던 요인은 박근혜 탄핵 반대와 당시 집권당으로서의 국정농단 방치에 대한 사과와 민주화 운동 관련 참회가 국민의힘이 안고 있던 족쇄를 어느 정도 해소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그러나 재보선 이후 국민의힘은 탄핵과 '적폐수사', 태극기 논란 등을 두고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탄핵 당시 소추위원장을 맡았던 권성동 의원이 영남 지역구 출신인 김기현 의원에게 크게 패한 것도 탄핵 관련 이슈 등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용판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대선주자로 나서기 전에 고해성사의 과정을 먼저 거쳐라"라며 '잘못된 적폐수사'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극우강경 성향의 황교안 전 대표 정치복귀에도 찬반으로 당내 의견이 나뉘고 있다.재보선 승리는 상대의 패착으로 승리를 견인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갖췄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영남에 지역구를 둔 중진들의 과거지향적 발언은 내년 대선보다는 22대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유사한 상황은 언제든지 재연될 수 있다. 이러한 국면에서 야권재편과 통합 논의가 동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다. 국민의힘이 중도지향보다 과거회귀로 선회할 경우 안철수 대표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의 결합보다는 중도실용을 명분으로 제3지대에서의 정치세력화를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권발 연합정치는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