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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아주대 개교 50년 지면기사
1994년 4월부터 1996년 3월까지 방영된 MBC 드라마 '종합병원'은 레지던트 의사들의 성장기를 그렸다. 40% 넘는 역대급 시청률을 기록하며 국내 메디컬 드라마의 원조가 됐다. 젊은 이재룡, 전광열, 신은경, 구본승 등 새로운 스타들을 다수 배출했다. 김태영의 '혼자만의 사랑', 이신의 '애상'이 수록된 사운드트랙이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8년 시즌2가 방영돼 시청률 18%를 찍었다.드라마가 뜨면서 아주대학교가 덩달아 상한가를 쳤다. 촬영 무대인 아주대병원이 상시 노출돼 금액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 효과를 누렸다. 매주 드라마 촬영일엔 '라이징 스타' 이재룡과 신은경을 보려는 시민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래도 학교 측은 병원에 전용 세트장을 마련해주는 등 적극 후원했다. 의대 신입생들 합격 점수가 크게 오르는 등 학교 위상과 인지도가 눈에 띄게 높아지는 효과를 체감한 때문이다.수도권을 대표하는 명문사학 아주대가 개교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12일 기념식엔 동문과 외부인사, 직원 등 1천명이 참석해 들썩했다. 50년사를 돌아보고, 미래 발전계획인 '아주 비전 5.0'을 선포하는 자리였다. '개교 50주년 기념 주간-ai(Ajou Innovations) 페스티벌' 기간(10~14일),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아주대 하면 대우그룹과 김우중 회장을 떠올리게 된다. 최초 설립자는 1960년대 관선 경기지사를 지낸 박창원 유신학원 이사장이다. 처음엔 학교명을 아시아지역의 대표 대학이 되자는 취지로 '아시아대학교'로 하려 했다. 전범 국 일본에 동명의 대학이 있다고 하자 한문표기인 아주(亞洲)로 바꿨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1977년 대우그룹이 학원 법인을 설립해 인수하면서 도약기를 맞았고, 1981년 종합대학으로 승격됐다.이공계가 강점인 아주대는 전국 대학 중 기술이전 수익부문 7위에 올랐다. 6~9위권인 의대는 영웅 석해균 선장을 구한 이국종 등 수많은 명의를 배출했다. 나웅배·오명·박재윤 장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총장을 지냈다. 지역 의료센터와 응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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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CIA의 도·감청 지면기사
2015년 개봉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은 영국 천재 수학자 앨런 튜링의 삶을 그렸다. 튜링은 해독이 불가능한 독일군 암호를 풀어냈다. 암호 해독기를 개발해 종전을 2년 앞당겼고, 1천400만명의 목숨을 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셜록 홈즈' 시리즈로 낯익은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튜링의 다중적 내면 세계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당시 연합국은 독일군의 무선통신을 상시 도청했다. 수신은 했으나 '에니그마(Enigma)'란 기계로 암호화돼 내용을 알아낼 수 없었다. 알파벳을 일정한 규칙에 따라 다른 알파벳으로 바꿔 표기하는 복잡한 방식에, 입력할 때마다 규칙이 바뀌도록 설계돼 난공불락이었다.1938년 암호 해독에 투입된 튜링은 "기계 암호는 기계가 해결해야 한다"며 2년을 매달려 해독기 '봄(Bombe)'을 개발했다. 독일군은 매일 바뀌는 완벽한 체계로 응수해 튜링을 괴롭혔으나 기발한 아이디어로 경우의 수를 줄여 해독에 성공한다. 극 중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아무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해내거든"이란 대사가 한동안 회자했다.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한국 등 동맹국 정부를 도·감청해온 정황이 드러났다.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미국 기밀 문건엔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 외교·안보라인의 대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문건엔 '한국 관리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 전화해 물품(포탄) 전달 압력을 가할지 걱정'이란 대목도 있다고 한다.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미국은 피·아 구분없는 도·감청 행위로 악명이 높다. 국제사회는 "CIA가 마음 먹으면 불가능한 대상이 없을 것"이라 비판한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도 10년을 속은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노했다. 2013년 '에드워드 스노든'이 미 정보당국의 무차별 정보 수집을 폭로한 이후에도 못된 버릇을 고치지 않았다.윤 대통령의 방미를 앞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대통령실과 외교당국의 미지근한 태도가 기름을 부었다. 야당은 '후쿠시마 원전'에, '대통령실 도청'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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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가뭄도 진영 탓 지면기사
유비가 강둑에 앉아 황허의 물결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무너지는 한(漢) 왕실을 걱정하는 젊은 종친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백년하청을 보며 큰 뜻을 품은 장부와 달리 백성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수난(水亂)이 걱정이다. 80만㎢의 방대한 유역을 가진 황허는 수억 톤의 토사를 동반한 잦은 범람으로 중·하류 지역에 재앙을 내렸다. 가문 해엔 농작이 말라붙어 초근목피로 연명해야 한다.중국 고대사에 전하는 요 임금은 '곤'이란 인물에 '황허의 홍수를 막고 가뭄에 대처하라'며 치수(治水)를 맡겼다. 수년이 지났으나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뒤를 이은 순 임금은 그를 내치고 아들 우에게 대를 이어 임무를 완수하라 명했다. 물을 막는 대신 길을 트는 방식으로 가두고 흘리자 물길이 순해졌다. 우는 10년 넘도록 처자식과 노모가 있는 집 앞을 지나면서도 들르지 않는 독한 집념으로 대업을 완수했다. 순은 물길을 다스린 공을 높이 치하하고 우에게 왕위를 선양했다. 사마천이 지은 '사기'에도 소개된다.중화에 접한 한반도 땅도 자연재해를 피하지 못했다. 소빙하기로 불리는 17~18세기 100여 년은 가뭄과 여름철 냉해, 해일이 덮치는 대재앙의 연속이었다. 인조·효종·현종·숙종은 유난한 기상이변에 정상적인 국가통치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농경지가 갈라지는 지독한 가뭄이 5년간 이어진 숙종 때가 절정기였다. 숙종은 스스로 '하늘이 내린 왕'이라며 맞섰으나 자연재해엔 역부족이었다.주중 전국에 단비가 내렸다. 가뭄이 극심한 남부지방에도 50~80㎜ 강우량을 보여 해갈에 도움이 됐다. 충남 홍성지역에 번지던 화마도 진화됐다. 비록 충분치는 않으나 작물 생육에 고마운 자양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늦은 봄 출하되는 햇마늘이 금값되는 걱정은 덜게 됐다.식수마저 바닥난 물 부족 사태를 두고도 진·보가 또 다툰다. 한쪽에선 "가뜩이나 모자란 물을 가두지 않고 흘려보내는 바람에 피해가 커졌다"고 한다. 즉각 "인체에 치명적인 녹조를 막고 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영산강 보를 부분 개방했으나 최저수위를 지키고 조절한다"고 반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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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형사 기소된 트럼프 지면기사
워터게이트 사건을 특종 보도한 미국 일간지 워싱턴 포스트 기자 밥 우드워드(Bob Woodward)와 칼 번스타인(Carl Bernstein)은 자질이 달랐다. 우드워드는 다수의 취재원과 밀착 접촉해 자료를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심도 있는 기사를 썼다. 반면 번스타인은 기사 작성에 능하고, '촉'이 좋은 기자였다. 사건 초기에 이미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연관됐을 것으로 추정한 유일한 인물이었다.성격도 달랐는데, 공통분모는 질긴 근성을 지녔다는 점이다. 둘은 3년 가깝게 워터게이트 사건에만 매달려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사임을 이끌어냈다. 검찰 기록과 견줄 심층 기사는 저널리즘 역사에도 깊이 각인됐는데, '탐사보도'란 용어도 이때 생겨난 것이다.1974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도청장치 설치와 관련, 거짓말이 들통 나 탄핵위기에 몰렸다. 정치인 위증은 미국인들이 혐오하는 죄목이다. 하원에서 탄핵안이 가결되기 전, 사임의사를 발표하고 백악관을 떠났다. 후임인 제럴드 포드는 닉슨을 사면했고, 검찰은 기소하지 않았다. 이로써 대통령을 사법 심판대에 올리지 않는다는 미 정치사의 전통을 가까스로 지켜냈다. 빌 클린턴 대통령도 여비서와의 추문으로 사법 처리될 뻔했으나 기소되지는 않았다.성 추문 입막음 의혹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 오후 뉴욕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앞서 뉴욕 맨해튼 대배심(大陪審)은 지난달 말 포르노 배우 출신 여성에게 2016년 성관계 폭로 입막음용으로 13만달러(1억7천만원)를 준 혐의로 트럼프를 기소했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이 형사 기소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다.트럼프 기소를 두고 미 언론이 한국 정치를 소환했다. 다수 매체가 "한국과 비슷한 정치 보복과 분열로 치달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전했다. 대표적인 반(反) 트럼프 성향의 뉴욕타임스도 "200년 넘은 원칙을 지켜온 미국 민주주의가 시험에 빠질 수 있게 됐다"고 한다.트럼프는 마녀사냥이라며 정치탄압으로 규정했다. 지지자들 폭동이 우려되는 와중에 지지율은 더 올랐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론조사에서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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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열 살 'kt wiz' 지면기사
2015년 KBO 리그에 입성한 수원 'kt wiz'는 예상대로 꼴찌에 머물렀다. 시즌 성적 51승 91패, 승률 0.364. 신생팀의 한계를 드러내며 대량 실점에 빈공으로 초반에 무너지는 게임이 많았다. 상위 팀들은 kt 전에 1·2선발 투수를 차례로 올리는 등 승수 챙기기 제물로 삼았다. 3년 차인 2017년 시즌이 최악이었다. 50승 94패, 승률 0.347에 머물며 최다 패 신기록을 썼다. 패하는 날이 많아지고 젊은 유망주들을 타 구단에 넘기면서 팬심이 차갑게 식었다. SNS 커뮤니티에선 'kt 호구스'란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통했다.성적이 바닥인 와중에 불미스런 사고와 악재가 잇따랐다. 2016년 시즌 중에 구단을 대표하는 홈런 타자가 음란행위를 하다 적발돼 야구계가 발칵 뒤집어졌다. 사건 당일도 경기 출전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비난 여론이 들끓었다. 주전 선수가 음주 운전하다 적발되고, 분을 참지 못해 배트를 내던지는 등 사고와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마법사들은 어린 동심(童心)도 멍들게 했다. 어린이날인 5월 5일 경기에서 8년 연속 패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잔칫날에 원정경기는 물론 홈구장에서도 대패해 어린이 팬들을 울렸다. 박병호 선수를 영입한 지난해 지긋지긋한 연패의 악몽에서 벗어났다.프로야구 막내 구단 kt wiz가 창단 10년을 맞았다. 처음 5년은 동네북 신세로 고전했으나 2020년 창단 첫 가을 야구 무대에 진출했다. 2019년 잠수함 투수 출신 이강철 감독이 부임하면서 마법을 부리기 시작했다. 2021 시즌 처음으로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KBO 리그 진입 7시즌 만으로, 신생팀들 가운데 최단 기간 우승이다.kt wiz가 이번 주말 홈구장에서 LG 트윈스와 만나 2023시즌에 돌입한다. 투·타 전력이 안정적인 데다 새 용병 좌완 벤자민의 가세로 선발진이 두터워졌다는 평이다. 오른손 타자 알포드에, 기량을 되찾은 강백호가 버티는 타선도 믿음직해 4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기대된다.kt가 둥지를 틀면서 수원은 프로스포츠의 중심 도시가 됐다.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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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권도형 쟁탈전' 지면기사
크로아티아 남쪽 발칸반도에 위치한 몬테네그로는 138만㏊, 인구 62만6천명인 작은 나라다. 2006년 신유고연방에서 분리 독립했다. 국명은 이탈리아어 방언으로 '검은 산'이란 뜻이다. 국가형태를 갖춘 10세기 이후 잦은 외세의 침략으로 곤경에 처했으나 멸하지는 않았다. 지명(地名)이 말해주듯 험악한 산세로 둘러싸인 천혜의 요새 덕이다.이름조차 낯선 동유럽 소국이 주목받는다. 몬테네그로 사법당국은 지난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를 여권 위조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권씨는 코스타리카 위조 여권으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행 비행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지난해 가상 화폐 루나·테라 폭락 사태로 전 세계 투자자에게 50조원 이상 피해를 준 혐의로 쫓긴다. 가상화폐가 휴지통에 버려질 조짐을 보이자 보유지분을 서둘러 매각한 뒤 해외로 도피했고, 국제 미아가 됐다.권씨가 체포되자 한국 정부는 즉각 몬테네그로에 범죄인 인도를 청구했다. 협약을 맺은 국가라 수일 뒤면 국내로 송환될 것이라 예상됐다. 그런데 미국도 권씨 신병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에 나서면서 상황이 꼬이는 양상이다. 미국도 이미 권씨를 같은 혐의로 기소했다. 여기에 싱가포르가 신병 확보 대열에 가세하면서 더 복잡해졌다. 현지 투자자 다수가 권씨를 고소했다고 한다. 국제 쟁탈전으로 비화할 조짐이다.디지털 자산인 가상 화폐 특성이 4차 방정식을 만들었다. 국경이 따로 없는 초국가 영역에, 피해자도 특정국에 한정되지 않는다. 미국과 싱가포르 말고도 추가 신병확보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하다. 몬테네그로 법원이 현행법 위반 혐의를 자국에서 먼저 재판하겠다고 한 점도 변수다. 구금 기간을 30일로 연장했다. 국내 송환이 최소 수개월 미뤄지거나 자칫 미국에 빼앗길지 모른다.권씨의 행방은 본인 의사가 중요하다. 형량이 무거운 미국보다 한국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국내 경제사범 최고형량은 40년이다. 미국에선 평생을 교도소에서 보내는 경제사범이 많다.미국 명문대를 나온 30대 수재가 투자자들을 농락했다. 피눈물을 흘리게 하고도 사죄하지 않고 도망쳤다. 국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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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국회의원 막말 지면기사
"국회를 뭘로 보나, 국회를 이렇게 무시하나."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최근 상임위에서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에 한 말이다. 행정안전위원장인 장 의원은 의원들 질의 도중 사무총장이 자리를 뜨자 "의원 12년 하면서 위원장 허락 없이 이석(離席)하는 피감기관장은 처음 본다"고 질책했다.장 의원은 이어 "누구 허락을 맡고 이석했나, 어디서 배워 먹었나"라고 고함을 쳤다. 사무총장과 선관위 관계자를 질타하면서 책상을 치고, 눈을 부릅뜨고, 손가락질을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살벌한 분위기를 조성한 장 의원은 그래도 분이 풀리지 않은 듯 선관위 직원을 불러 "앞으로 국회 출입 안된다"고 했다. 3분 분량 동영상이 공개되고, 언론에도 보도되자 비난 댓글이 잇따랐다. 물의를 빚은 장 의원 아들을 겨냥해 "자식 교육이나 잘 시켜라"는 대목도 있다.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국회사무처 전문위원에 막말을 했다. "어디 법 있어? 보자 보자 하니까 웃기고 있네"라며 "어디서 이따위 소리를 하고 있어, 똑바로들 해 진짜" 등의 발언을 했다.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천공의 유튜브 영상 재생과 관련한 여야 다툼의 와중에서다.우 의원은 동료 의원도 무시하는 발언을 해 사과요구를 받았다. 영상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에 "초선의원은 가만히 있으라, 뭐하는 짓이야, 에이 씨 진짜"라고 했다. 태 의원은 몰상식한 행태라며 "민주당의 꼰대 문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여의도 막말은 중구난방(衆口難防)이다. 지난해 여당의원은 전 정부 인사에 "혀 깨물고 죽지, 뭐하러 그런 짓거리를 하냐"고 했다. 여성 의원이 동료 의원에 '조선 시대 후궁 같다'고 해 고소를 당했다. 국감장에선 막말과 욕설, 인격 모독 발언이 쏟아진다. 초법적 권위의식으로 무장한 갑질 행태가 도를 넘었다.국회의원은 입법권, 불체포, 면책, 조사·감사, 예산 심의권한을 부여받았다. 하지만 막말을 할 권리는 어디에도 없다. 올해 초 국가기관별 신뢰도 조사에서 응답자 열 중 여덟(81%)이 국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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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농촌 계절노동자 지면기사
1990년대 관광을 목적으로 입국했다 국내 기업에 취업해 눌러앉는 외국인들이 급증했다. 내국인들이 3D 업종 취업을 꺼리는 사회현상과 맞물려 심각한 골칫거리가 됐다. 중소업체 인력난이 심화하자 외국인노동력을 합법적으로 확보하자는 움직임이 구체화했다. 1992년 하반기 시행된 외국인 산업기술 연수생제도가 대표적이다.연수생들은 일정 기간 취업한 뒤 고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고용허가기간이 지났는데도 국내에 남는 근로자들이 많았다. 2003년엔 무려 6만명을 넘었다. 관계 부처 합동 단속에 나선 정부는 적발된 불법 체류자를 강제 출국시켰다. 이후 도피, 단속, 강제 출국, 재입국의 악순환 고리가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엔 재입국을 위한 방법이 넘쳐난다.여주지역 농민단체들이 지난주 기자들 앞에서 '외국인 농업노동자 단속 중단과 농업인력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이충우 시장과 정병관 시의회의장, 시의원들이 힘을 보탰다. 이들은 정부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 단속으로 관내에서 130명이 연행돼 농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구마, 감자, 인삼, 도라지, 대파, 시설채소는 이제 누가 키우느냐고 한다.농번기, 외국인 근로자들은 귀한 대접을 받는다. 청년들이 씨가 마른 농촌에 이들이 없다면 한 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하소연한다. 고용주에 대한 처벌수위가 너무 가혹하다는 지적도 있다. 외국인 계절노동자 10명이 연행된 고용주에 벌금 3천만 원이 부과됐다고 한다. 실의에 빠진 농심(農心)이 온전할 리 없다.자구에 나선 지자체도 있다. 연천군은 베트남 동탑성과 협약을 맺고 올해 계절노동자 300명을 관내 농가에 배치하기로 했다. 지난해엔 160명의 베트남 계절노동자들이 5개월 동안 농가 일을 도왔다. 농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근면해 일손이 절대 부족한 농가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있다.고된 노동에 주거환경이 열악한 농촌 일자리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꺼리는 게 현실이다. 농촌의 일손 부족은 법의 잣대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단속과 처벌이 능사가 아니다. 외국인 계절노동자에 대한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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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성단
[참성단] 봄꽃축제 지면기사
고창에서 나고 자란 서정주(1915~2000)는 선운사 동백을 아꼈다. 스물여덟 봄날에 꽃망울이 아른거려 급히 사찰로 향했다. 때를 놓쳤나 조바심을 냈는데, 막상 마주하니 봉우리를 열기엔 한 참 멀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주막에 들러 막걸리 사발을 들이키는데, 어여쁜 주모의 육자배기 가락에 그만 취하고 말았다. 지난해 피었던 동백을 소리로 접하며 서운함을 달랜다.동백 군락지는 남해안이다. 1~2월 엄동에 홀로 붉게 물든다. 선운사는 동백이 추위를 견뎌낼 수 있는 내륙지방 북방한계선이다. 봄바람을 맞아 분분히 흩어지는 여느 꽃잎과 달리 동백은 단칼에 베인 것처럼 수북이 쌓여 땅에서도 다시 피어난다. 미당(未堂)은 남녘 마을마다 동백으로 붉게 물들었다는 소식에 화들짝 놀라 발걸음을 재촉했으나 너무 이른 때라 낭패를 본 것이다. '선운사 동구'란 절창은 미욱함을 탓하는 청년 시인의 자탄이다.선운사에 동백이 있다면 구례 화엄사엔 홍매(紅梅)가 있다. 양산 통도사 자장매(慈藏梅)와 더불어 국내 사찰을 대표하는 홍매화이다. 붉은색이 과해 흑매(黑梅)로도 불리는데, 아름다운 사진 명소로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해 뜰 무렵 홍매를 두고 음양이 갈리는 장면이 경이롭다. 절 뒤쪽 백매화와 언덕배기 산수유가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다. 이번 주말에 만개할 것이란 소식이다.광양 매화마을은 벌써 축제가 시작됐다. 섬진강 매화로 일원에서 19일까지 이어진다. 매화단지는 울긋불긋 꽃 잔치가 요란하다. 희고 붉은 기운이 서로를 시기하며 다툼하는데, 노란 산수유가 끼어들어 지루할 틈이 없다. 팔각정자에 올라 별천지를 내려다보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인파에 치이고, 고갯마루에 가빴던 숨이 조금도 수고롭지 않은 까닭이다.남녘 봄바람이 빠르게 북상 중이다. 경기도 내 지자체들도 봄꽃축제를 준비하느라 바쁘다. 이천시 '백사 산수유꽃 축제(3월 24~26일)', 양평군 '산수유 한우축제(4월 1~2일)', '군포 철쭉축제(4월 28일)'가 이어진다. 경기도청 봄꽃축제와 고양국제꽃박람회(4월 27일~5월 8일)를 빼놓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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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경인칼럼] 지역조합 이대로 안된다 지면기사
전국동시조합장 선거가 지난주 치러졌다. 경기도 180명, 인천 23명 등 전국 농·수·축·산림조합장 1천346명이 선출됐다. 후보자는 3천82명으로, 평균 2.3대 1이다. 넷 중 하나(290명)는 무투표 당선됐다. 최고령은 82세, 최연소는 41세다.전국 축소판 경기도는 당선자 열 중 일곱(125명)이 수성에 성공했다. 셋은 리턴매치에서 승리했다. 초선은 52명(28%)에 그쳤다. 60대가 125명(69.5%)으로 압도했다. 50대 38명(21.1%), 70대 이상 17명(9.4%) 순이다. 40대 후보 6명은 전멸했다. 조합장 전원이 쉰을 넘었고, 최연소가 50세다. 평균연령만 높아졌을 뿐 4년 전 선거와 닮은꼴이다.현직이 절대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기회는 불평등, 과정은 불공정, 결과는 정의롭지 않다. 임기내내 조합원을 관리하는 조합장과 달리 도전자는 얼굴조차 알릴 방도가 마땅치 않다. 조력자 없는 '나 홀로' 홍보에, 그 흔한 현수막도 걸지 못한다. 선거기간(2주)에만 유권자 상대 문자 전송, 통화가 허용된다. 토론회도 열리지 않는 '깜깜이' 선거를 중앙선관위가 주관한다. 조합장은 선거 직전까지 자리를 지키며 프리미엄을 누린다. 20% 넘는 조합이 무투표인 까닭이다. 현직이 양보하지 않으면 사실상 기회가 없는 상황인 거다. 현직, 선거 직전까지 프리미엄 누려 '유리'특정인 수십년 독식·친위대 '그들만의 세상' 상임조합장은 연임만 허용되나 비상임조합장은 제한 규정이 없다. 당사자 의지면 무한 출마가 가능하다. 이런 연유로 파주에선 6선 신화가 탄생했고, 오산 포천 김포 파주에선 5선 조합장이 배출됐다. 전국으로 넓히면 5선 넘는 조합장이 널렸고, 10선 기록이 있다. 보좌그룹인 이사, 감사도 연임제한이 없다. 서로가 끌어주고 밀어주며 20~40년 왕좌를 지켜낸다.비상임조합장을 두게 된 사유가 있다. 조합장에 편중된 권한을 분산하고, 운영 전반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겨 조합원의 실익을 극대화하자는 취지다. 뻔한 틈새를 놓칠 리 없다. 전국 조합장 열 중 넷은 비상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