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 [월요논단]인천형 자치경찰제

    [월요논단]인천형 자치경찰제 지면기사

    '최첨단 범죄예방시설' 우선 도입市의 주민참여 조직과 연계 통한범죄예방·재난대비 로드맵 재정비공공질서 반하는 행위 '엄격 대응'공항 등 특성맞게 업무구체화 필요7월1일. 75년 만에 자치경찰제가 전국적으로 실시된다. 하지만 '자치경찰사무와 자치경찰위원회의 조직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을 둘러싼 마지막 진통이 있다. 일부 시·도에서는 경찰관 직장협의회가 조례안에 반대하는 피케팅을 하였다. 시민단체들은 경찰청 표준안이 아니라 시·도에서 독자적으로 자치경찰 조례를 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쟁점은 두 가지로 집약된다. 첫째, 자치경찰사무의 범위, 둘째, 자치경찰사무 담당 공무원에 대한 지원 문제다. 표준 조례안은 자치경찰사무의 사항 및 범위는 별표로 정하도록 하고, 개정을 할 경우 시·도지사가 시·도 경찰청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문제는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규정이 자치입법권을 침해하는가 여부다. 일부 시·도가 자치입법권의 침해를 들어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임의적 규정을 도입하자 갈등이 표출되었다.학문적으로도 자치입법권의 범주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 중이다. 지방자치법 제28조의 '법령의 범위 안'에 대한 해석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주민들에게 이익이 되는 수익적 행정에는 법령에 근거가 없어도 조례의 제정이 가능하다. 그러나 주민들에게 규제를 가하는 침익적 행정의 경우 법령의 범주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입장이다. 지방자치법도 주민의 권리 제한이나 의무 부과에 관한 사항이나 벌칙을 정할 때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시·도지사의 시·도 경찰청장에 대한 의무적 의견 청취 규정은 자치입법권의 문제이자 경찰청장의 의견을 그대로 조례에 반영해야 하는가의 해석의 문제이기도 하다. 만약 의무적 청취가 경찰청장의 원안을 모두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라면 자치입법권의 침해 여지가 있다. 그러나 시·도 경찰청장의 의견 취지와 구체적 협의 사항을 토대로 이를 합리적으로 반영한다면 자치입법권의 침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그렇다면 의무적 청

  • [월요논단]선(善)한 영향력

    [월요논단]선(善)한 영향력 지면기사

    그림책속 '다정 아저씨' 긴 머리카락백혈병 소아암 치료 아이들에 전달사장도 감동 받고 머리기르기 시작한 개인의 선한 지향 강력한 힘 지녀어려움 극복 새로운 희망 꿈꾸게 해도서관 아침은 둥지에 쓸 나뭇가지를 물고 오가는 까치의 분주함과 '따닥따닥, 따르르르르…' 딱따구리의 나무 쪼는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 작은 새싹들도 땅을 뚫고 얼굴을 보이기 시작했다. 부드러운 바람과 여기저기 자연이 들려주는 봄소식에 무엇이든 새로 시작해 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마음이 들뜬다. 여전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은 계속되고 있지만 그래도 봄은 왔다.봄소식 속에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전국적으로 등교 수업이 확대되었고, 휴관에 들어갔던 공공도서관들도 방역수칙을 지키며 문을 열기 시작했다. 분명 예전과 같은 봄은 아니지만 힘을 내어 보고, 희망하고, 조심스럽게 앞으로 한 발자국 내딛는 시간이다.언 땅을 녹이는 따뜻한 봄기운과 함께 주변을 돌아보고 돌보며 우리 모두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자 노력하는 따뜻한 소식들을 전해 듣게 된다. 선한 지향으로 마음을 나누며 결식아동들을 보듬어주는 식당에서 시작된 나비의 날갯짓은 우리 사회 전역에 봄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결식아동들에게 지급되는 급식카드로는 아이들이 제대로 된 한끼 식사를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어 무료로 음식을 제공하기 시작한 한 파스타 집에서 시작된 '선한영향력가게'는 최근 전국적으로 1천여개의 가게들에서 동참하고 있다. 작은 용기가 큰 날갯짓으로 전국에 봄꽃처럼 따뜻한 꽃을 피우고 있다.그 외에도 누군가의 어려움에 공감하며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미담들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한 치킨집 앞에서 5천원짜리 지폐 한 장을 들고 서성이던 형제에게 치킨을 무료로 제공한 이야기, 마트를 운영하시는 분이 판매된 물건으로 어느 가장의 극단적인 선택을 예상해 미연에 자살을 방지한 일 등의 따뜻한 이야기들이 온라인상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돈쭐 내주자'라며 선한 행동을 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는 운동이 함께 일어나고 있다. 선한 행동들이 마중물이 되었

  • [월요논단]사사카와 재단 장학생의 논리와 의리

    [월요논단]사사카와 재단 장학생의 논리와 의리 지면기사

    위안부피해자 매춘부라는 '램지어'그를 옹호하는 적잖은 국내학자들재단이 출연 亞연구기금 받는 현실관우 사당앞에서 맹세하는 상인이어떻게 타락하는지 보여주는 사태실크로드를 여행하면서 만리장성의 서쪽 끝 관문인 자위관(嘉 關)에 들렀던 바 있다. 성내에 자리한 관우 사당이 흥미로웠다. 어째서 하필 관우냐고 묻자 다음과 같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성문 밖으로 나가면 이제 상인들은 믿을 사람이 그들 무리밖에 없다. 그러니 그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만 했다. 관우는 의리의 상징이 아닌가. 그래서 관우의 상을 앞에 두고 서로에 대한 의리를 맹세했던 것이다." 중국 무역 상인들의 거점이었던 베트남 호이안에서도 관우 사당을 둘러볼 수 있다. 그네들이 모임터로 활용했던 광조회관(廣肇會館)에 위풍도 당당하게 관우 사당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호이안에 관우 사당이 들어섰던 까닭도 자위관에서의 경우와 다를 바 없다. 그런데 관우의 신격(神格)을 두고 굳게 맹세하였던 상인들의 의리는 어찌 이해할 수 있을까. 문득 그러한 생각이 떠올랐던 것은 선인들의 가르침이 작동하였던 탓이리라. 선인들은 군자가 의리를 앞세우는 반면 소인은 이익을 좇을 따름이라고 대조해 놓았는바, 중국 상인들의 활동은 이익을 목적으로 삼고 있었다. 그렇다면 저들이 공유하였던 의리란 다만 자위(自衛)와 이익 배분을 위하여 그네들 사이에서만 통용되었던 약조 수준에 머물렀을 터이다.요즘 세태에서는 눈앞의 이익을 보고 의리를 잊는(見利忘義) 것이 당연한 듯 치부될 터이나, 군자는 이익을 보면 먼저 의리를 생각한다고 했다(見利思義). 나는 군자의 표상을 안중근에게서 확인한다. 그는 '견리사의(見利思義) 위기수명(見危授命)'이라 쓰고 나서 단지(斷指)한 손바닥으로 낙관 삼은 작품을 남겼다. 과연 그는 의리를 먼저 생각하고 위태로움 앞에서 목숨까지 바쳤는바, 위태로움이란 인간이 한낱 금수로 전락하고만 형국을 가리킨다. 다시 말해서 자신의 이익을 취하기 위하여 태연하게 살인, 약탈, 전쟁을 저지르는 새로운 문명의 폐해는 인간의 도리

  • [월요논단]가덕도 앞바다에서 이순신을 떠올린다

    [월요논단]가덕도 앞바다에서 이순신을 떠올린다 지면기사

    '신공항' 예타면제로 특별법 처리부산시장 보선 앞두고 여야 '담합'표 앞에서 절차·혈세운용 무관심이순신, 따뜻했지만 '일에는 엄격'대통령도 특별법 고집 꾸짖었다면난중일기를 다시 펼쳤다. 이순신은 임진년 1월부터 일기를 썼다. 그에게는 일기, 활, 어머니가 전부였다. "공무를 마친 뒤 활을 쏘았다." 일기에서 가장 많이 접하는 글이다. 더러는 부하들과도 함께 쐈다. 이순신에게 활쏘기는 유희가 아니었다. 시위를 당기며 정신을 가다듬고, 전쟁에 집중했다. 전쟁은 4월14일 부산포에서 시작됐다. 출전에 앞서 부하 장수들과 결의를 다졌다. "모두 격분하여 목숨을 바치기로 했으니 실로 의사들이라 할 만하다."문재인 대통령이 25일 부산 가덕도를 방문해 신공항 추진을 독려했다. 말 많던 가덕도 특별법이 통과되기 전날이다. 정부 핵심 인사들도 대거 함께했다. 경제부총리, 국토부·행안부 장관, 국가균형발전위원장 등 20여명이다. 갑판 위에서 문 대통령은 "국토부가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달라"고 했다. 가덕도는 적지가 아니라는 국토부 보고서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변창흠 장관은 "송구하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다음날 특별법은 통과됐다.가덕도 앞바다는 임진왜란 당시 전쟁터였다. 430년이란 시차를 두고 이순신과 문재인은 바다에서 결의를 다졌다. 이순신은 왜적을 향해, 문재인은 부산 시민을 의식했다. 이순신은 왜군에 맞서 목숨을 걸자고 했고, 문재인은 가덕도 신공항을 독려했다. 결의라는 형식은 같았지만 내용은 달랐다. 난중일기를 읽다 가덕도를 찾은 문 대통령의 행보를 떠올린 이유다.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토부는 안정성·시공성·경제성 등 7가지 항목에서 문제를 지적했다. 사실상 반대다. 사업비 또한 28조6천억원으로 부산시가 주장하는 7조5천억원보다 네 배 많다. 김경수 지사는 "언론이 터무니없이 부풀렸다"고 했다. 국토부와 정치인 중 누가 전문가일까. 그런데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는 특별법이 처리됐다.가덕도 특별법은 특혜법이다. 통상적이라면 여러 후보지 중에서 객관적 검

  • [월요논단]4만5천명의 이주노동자를 기다리며

    [월요논단]4만5천명의 이주노동자를 기다리며 지면기사

    어느덧 이웃이 된 이주노동자들우리가 못챙겨 안타까운 소식도정부 '비닐하우스내 컨테이너등숙소제공땐 고용허가 불허' 방침인력 절대 필요한 농어촌은 '답답'지난 12일 설을 쇠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라고도 가겠다고도 못했지만 우리는 명절을 맞아 서로의 노고를 물었고,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을 나누면서 지난 세월의 힘겨움을 어루만졌다. 고향마을에서 만나는 모두가 위무의 대상들이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누구의 누구인지를 잘 알았기 때문이기에 그러했다. 그런데 이제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낯선 이웃들이 늘어만 간다. 더 정겨운 사람들로 가득할 것 같은 시골의 고향마을도 낯선 이웃들로 넘쳐나고 있다. 그 이웃이 바로 이주노동자들이다.이러한 현실에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가 무리 없이 작동되려면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 그 가운데에도 산업기술인력의 경우 3만7천484명(2018년 기준)이 부족한 실태라고 한다. 농어촌의 경우도 인력의 부족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농축산어업에 종사하고 있는 이주노동자가 2만7천539명에 달한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우리의 이웃으로 살고 있는지 짐작이 된다.농업을 비롯하여 어업과 축산업은 먹거리를 위한 가장 기본이 되는 산업분야다. 그런데 절대 인력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촌인구는 지난 10년 250만명 이상이 감축된 224만명(2019년 현재)이라고 하며 어촌의 현실도 농촌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용인시 모현읍의 시설재배 농가는 이주노동자의 기여도가 80%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그러니 전국 어디든 우리의 이웃이 된 이주민들을 언제라도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캄보디아 출신의 이주노동자 '속헹'씨의 사망 소식이 그간 살피지 못하였던 것들을 돌아보게 하였다. 우리의 이웃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세밀히 살피지 못한 탓이었다. 포천의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캄보디아 누온 속헹씨의 죽음'이란 제목의 기사는 한국의 겨울 추위를 경험하지 못했을 이주노동자의

  • [월요논단]위기를 기회로

    [월요논단]위기를 기회로 지면기사

    코로나, 알 수 없는 미래 선택 재촉잘못된 특권 철폐와 재벌구조 개혁집단이익에 매몰된 기득권 청산…일부교회 반공동체적 신앙 폐기 등사회 문제·모순점 수정 할 기회 줘위기는 갈림길을 의미한다. 그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삶은 정반대로 달라질 것이다. 그런 까닭에 위기는 어려움 자체가 아니라, 알 수 없는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위기는 이 선택 앞에서 우리를 끊임없이 재촉한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공공장소의 개방 범위, 영업시간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든 결정해야 한다. 대면과 비대면의 범위를 결정하는 일은 학교와 종교 행사에 대한 결정으로 이어지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선택은 누구에게는 재정적 피해를 넘어 삶을 벼랑 끝으로 내몰아가지만, 누구에게는 오히려 이익이 증대되는 역설적 현상도 생긴다.위기의 순간은 가려진 비밀의 장막을 걷으면서 진실과 마주하게 한다. 위기가 기회인 까닭은 이 불편한 순간이 감춰진 진실을 드러내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신의 실존적 진실을 마주하게 되기도 하지만, 거대 담론의 관점에서 이 사태를 통해 사회와 생태계 위기에 직면한 우리의 현실과 그로 인한 문명의 전환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다. 사람 사이의 관계를 되돌아보거나 가족이 무엇인지, 일상의 삶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기도 하기에 위기는 위험을 넘어 삶을 바꿀 수 있는 시간인 것이다.그런 관점에서 이 사태는 우리 사회의 문제와 모순을 수정할 중요한 기회를 주고 있다.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비중이 높은 자영업을 돌아보면서, 그들에 대한 단기적인 지원과 함께 장기적으로 편중된 경제구조를 개혁할 기회가 온 것이다. 지대를 통해 불로소득을 얻는 구조를 수정할 수도 있으며 잘못된 특권을 철폐할 기회이기도 하다. 기업이 아니라 재벌 구조를 개혁하고, 편협한 집단 이익에 매몰된 기득권을 청산할 기회이기도 하다.최근 일부 교회를 중심으로 반공동체적인 행태를 보이는 종교를 돌아보면 그들이 빠져있는 근본주의적이며 맹목적 신앙을 폐기해야 함을 절실히 느끼게 된다. 방역

  • [월요논단]이적행위와 친일 논쟁

    [월요논단]이적행위와 친일 논쟁 지면기사

    반유대주의는 12C 십자군 때 확립거대 富 축적 두려움을 멸시로 전환적·동지 구분 히틀러 학살로 이어져요즘 정치권 北원전·한일해저터널잠재 불안 심리, 또 선거판 불러내반유대주의. 12세기경 이슬람교로부터 성지 탈환을 노리는 십자군의 성전이 시작되면서 확립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당시 토지경제에 바탕을 둔 기독교인들은 화폐 경제 체계에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해했다. 화폐와 사채업을 중심으로 거대한 부를 축적하기 시작한 유대인들에 대해 두려움을 갖게 됐다. 유럽인들이 이슬람교와 마찬가지로 유대인에 대해서도 증오의 눈길을 보내기 시작했다. 그러한 두려움을 멸시로 전환시킨 것이 중세 기독교였다. 유대인은 그리스도를 죽인 그 죄 때문에 예속적 지위에 있어야 한다는 가르침과 종교법의 차별적 규정이었다.정신분석학자 프로이트(S. Freud)는 유대인이었다. 5남매 중 4명을 아우슈비츠와 게토에서 잃었다. 그는 간신히 런던으로 망명했다. 왜 유대교를 박해하는가. 그는 역사적이고 종교적인 분석을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전력을 다했다. 최후의 저작인 '인간 모세와 유일신교'가 그것이다. 그는 반유대주의의 원인을 규명하고자 과감하게 가설을 제시했다. 모세는 유대인이 아니라 이집트인이자 왕족이었을 것이다. 모세가 유대인에게 전한 것은 유일신교이며 모세가 요구하는 유일신교의 준엄함을 견디지 못하고 그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구약성서에 모세 살해에 대한 기록이 없지만 이 기억의 억압 때문에 유대인들은 반복 강박증에 빠져 있다. 그는 유대교의 희생양이나 기독교의 성체의식은 모세 살해에 대한 무의식적 반복이라고 했다.프로이트는 유대인이 오랫동안 모세의 유일신교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모세 살해에 대한 집단적 억압 때문이라고 했다. 억압된 것은 병리학적이든 정상적이든 반드시 회귀하며, 유대교가 존재하게 된 것은 억압받은 자들의 회귀라는 것이다. 그는 원죄야말로 오랜 세월에 걸쳐 유대인을 박해하여 온 무의식적인 요소이자 유대인의 정체성을 형성한 토대라고 했다. 그의 대담한 가설에 기초한 주장은 큰 파장을 일으켰다. 정신분석이다. 소설

  • [월요논단]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

    [월요논단]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 지면기사

    나누는것보다 내몫 챙기기 우선역지사지보다 아전인수격 행동이럴때 이타적인 작은 용기 필요어려울수록 선하게 주변 살피고소처럼 천천히 따뜻하게 내딛자흰 소를 상징하는 신축년(辛丑年), 2021년이 시작 된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나고 있다. 흰 소는 흰색이 가진 순수하고 깨끗한 이미지와 함께 신성한 기운을 가지고 있다고 전해진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지인들과 흰 소를 상징하는 말들로 덕담을 나누며 서로를 격려하고 행복을 기원했다. 하지만 예년과 달리 아직까지도 직접 대면하며 마음 편하게 인사를 나누거나 여럿이 함께 모일 수 없는 상황인 것은 너무 안타깝다.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팬데믹 상황은 진정되지 않았고 그 끝이 어디인지도 모르는 상태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실직과 폐업으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늘고 있는 데다 올해는 기록적인 한파와 폭설로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하며 취약계층의 겨울나기는 더욱 힘들어졌다.최근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를 위해 대규모 예방적 살처분이 이루어지면서 우리의 식생활에 가장 밀접한 식재료 중 하나인 계란값이 오르는 등 장바구니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서민들의 가계 부담은 커지고 있다. 삶이 참 팍팍하고 어렵게 느껴진다.위태로운 상황에 우리는 더 조바심을 내게 된다. 다른 사람들보다 뒤처지게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하고, 더 안 좋은 상황들에 맞닥뜨리게 될까봐 두려워진다. 어떻게 하면 우리가 위기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며 모두 함께 따뜻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때일수록 넉넉하고 선한 마음으로 이웃을 만나고 생명을 보듬을 줄 아는 지혜로움이 절실한 것 같다.신축년 새해를 시작하며 우리에게 감동과 성찰의 기회를 주는 그림책이 있다. 그림책 '황소 아저씨(권정생 글. 정승각 그림. 길벗어린이)'는 황소 아저씨의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을 통해 우리의 삶에 위로를 건네주는 것 같다. 추운 겨울밤, 생쥐 한 마리가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동생 쥐들을 위해 황소 아저씨의 구유에 몰래 찾아간다. 잠자던 황소 아저씨를 깨우게 된 생쥐는 자신의 사정을 말하고, 딱한 사정을 들은

  • [월요논단]집권 여당에 나부끼는 촛불정신의 깃발

    [월요논단]집권 여당에 나부끼는 촛불정신의 깃발 지면기사

    절대권력 비판, 최인훈 소설 '화두'해당구절 되새김은 與에 실망 때문 조국 드러난것 불인정·유시민 사과개혁 논리적 확증편향 일부 선동자연동형비례 걸레쪽·김진숙 무시 등최인훈 장편소설 '화두'에는 조명희의 삶과 이념이 곱씹어 제시된다. 특히 그의 죽음에 관한 접근은 성실한 연구자의 작업에 비견할 수준이다. 조명희는 이기영과 더불어 전반기 카프를 대표하는 소설가로서 자신의 이념을 좇아 1928년 소련으로 망명하였고, 1938년 일본 간첩이라는 혐의를 받아 재판 없이 사형당하고 말았다. 간첩 혐의는 독재정권이 비판 세력을 제거하기 위해 덧씌운 누명에 불과하였으니 스탈린이 죽은 뒤 그 명예가 회복되었다.조명희가 처형될 당시 4만명이 체포당했으며 그들 중 2만명이 학살당했다. 한인은 3천여 명 죽었다고 한다. 과연 최인훈은 대가답게 이를 절대화된 권력의 문제로 이끌어간다. 절대권력은 스스로의 정당성을 증명하기 위하여 '성 꼭대기에 걸려 있는 대의(大義)의 깃발을 내리지 않는다'. 성의 사령탑을 차지한 사람들은 역사적인 책무를 제대로 수행하기 위하여 숙청이 필요하였음을 증명해야 한다. 농성 와중에 '배급량을 더 탄다거나, 특별 배급을 타는 위치에 있기 위해서 숙청한 것이 아님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오랜만에 '화두'를 꺼내들고 해당 구절을 되새겼던 까닭은 여당에 대한 실망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현 정부는 2016년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촛불집회의 성과에 발 딛고 출현할 수 있었다. 180여 석에 이르는 거대 여당의 출현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러니 그들은 마땅히 촛불정신을 실현해 내야만 한다. 촛불정신이 그네들의 머리 위에 깃발로 나부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당은 과연 그 깃발을 제대로 부여잡고 있는가.깃발은 오로지 검찰 개혁을 주장할 때만 요란하게 펄럭이는 듯하다. 검찰을 개혁하자는 데 이견은 없다. 그렇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식과 수준이 어느 정도 제시되어야만 혼란을 피할 수 있다. 예컨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둘러싼 검찰의 먼지떨이 수준의 조사에 맞서기는 하되, 드러나

  • [월요논단]공동체를 생각하는 자본권력

    [월요논단]공동체를 생각하는 자본권력 지면기사

    영화 '내부자들'에서 정치·언론과기득권 세력형성 그중 최상층위치삼성 뇌물·가습기사건 사례가 증명영화는 파국을 맞지만 현실은 건재관대·비판 둔감탓 오만자본 제어를영화 '내부자들'에서 자본권력과 정치권력, 언론권력은 서로 주고받으며 기득권을 확대·강화한다. 눈여겨볼 점은 대등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자본권력이 최상층에 있다. 미래자동차 회장은 유력한 여당 대통령 후보와 언론사 편집국장을 요리한다. 이게 영화적 상상력만일까. 한국사회에서 자본권력은 과도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도 다르지 않다.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도와달라며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을 받고, 18일 최종심을 앞두고 있다. 어제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은 법원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부탁하는 내용이다.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말에 공감할 국민은 몇이나 될까. 하지만 경제계와 정부, 언론, 정치인들 사이에서는 동조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적법하고 엄정한 처벌을 주장했다. 그는 "뇌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징역 20년을 받은 만큼 뇌물을 준 이재용 또한 합당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권력자와 필부 구분 없이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법치가 바로 선다"고 덧붙였다. 상식에 부합하는 말인데 이런 목소리는 오히려 유별나게 들린다.지난 12일 무죄 판결 난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어떤가. 법원은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전·직 임원 모두를 무죄 판결했다. '공소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다. 법원은 이들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 물질과 폐질환 사이에 인과관계를 특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옥시크린 대표는 6년형을 받았다. 재판부는 옥시크린이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와 달리 SK케미칼, 애경산업이 판매한 성분은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숨진 사람은 1천559명에 달한다.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다. 이 사건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