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 [월요논단] 인구절벽시대, 문화수용성 강화로 이민정책 완성되길

    [월요논단] 인구절벽시대, 문화수용성 강화로 이민정책 완성되길 지면기사

    유엔은 2013년 32억명이 국가 간 이동을 하였으며, 2030년 64억명의 인류가 국가 간 이동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세계사적 흐름을 예측한 '이주의 시대' 초판이 출판된 지도 30년이 지났다. 그런데 오늘날 대한민국은 그 어느 나라보다 인구소멸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출산율 0.78명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감은 사회 전반에서 감지되고 있다. 인구 유입정책이 절실하게 필요한 대표적 국가가 대한민국이다.가뜩이나 인구도 감소하고 있는데 직종에 따른 인력의 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 한 예로 서울지역의 대형병원들조차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부족해 밤 10시 이후 응급실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또 학령기 아동의 감소로 올 3월1일 기준 119명의 교원 임용후보자가 서울지역 공립초등학교에 배치되지 못해 대기 중이다. 그동안 '지역소멸'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있는 듯 보였던 수도권조차도 인구감소로 인한 여파는 피해가지 못하는 듯하다.'이민청'논의도 바로 이러한 현실 속에서 시작되었다. 비도시 지역은 산업의 유형에 무관하게 '외국인 근로자'없이는 유지되기 힘든 실정이다. 당장 이민정책의 방향성과 그 내용에 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이주민의 유입 자체를 거부하는 일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에 이른 것이다. 한국인 인식 '외국인 법 준수하며복지제도 기여·일자리 뺏지않으면지속 거주하며 영구적 귀화' 긍정적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국사회의 문화적 수용성은 그리 높지 않다. 여성가족부의 '2021년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에 의하면, '인종, 종족 문화적 다양성 확대가 국가 경쟁력에 도움이 된다'는 데에는 38.1%만 동의했고, '어느 국가든 다양한 인종·종교·문화가 공존하는 것이 좋다', '외국 이주민이 늘어나면 우리나라 문화는 더욱 풍부해진다'는 데에 대해서는 각각 39.3%, 37.3%만이 동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의 '2022년 인권의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 국민 54.1%가 "우리 사회가

  • [월요논단] 밤을 잃어버린 그대

    [월요논단] 밤을 잃어버린 그대 지면기사

    밤은 수많은 눈을 가지고 있다. 밤의 눈은 반짝이는 별을 통해 몇 억 광년이나 떨어진 우주의 신비로움을 보게 한다. 밤은 낮의 밝음 안에서는 들을 수 없었던 수많은 숨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밤의 음악은 수많은 동물들의 삶과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밤은 반딧불이의 사랑 이야기를 들려주고, 올빼미의 삶을 드러낸다. 밤은 먼 옛날 우리 조상들이 걸어왔던 삶의 역사를 보게 만든다. 밤에만 보이는 별자리는 그 삶의 역사를 이야기로 들려주지 않는가. 그 안에는 견우와 직녀의 사랑과 이별은 물론, 힘든 노동을 통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우리 조상의 거친 삶이 담겨있다. 그러나 밤은 우리 안에 감춰져 있던 어두움과 숨기고 싶었던 일들은 바라보게 만들기도 한다. 밤은 두려움과 불안을 주기도 한다. 우리 삶과 존재를 노리는 도둑과 원수의 시간이 바로 밤이 아닌가. 그뿐 아니라 내 안의 모순과 거짓, 죽음과 공포가 밤을 통해 나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밤은 한편으로 숨겨진 삶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다른 한편 두려움과 모순을 드러내는 어두움이기도 하다. 밤은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아름다움과 두려움 두개의 얼굴 지녀전구 발명 등 '밝음'이 지배하며 상실 1879년 12월 미국의 발명왕은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백열전구라는 새로운 물건을 보여주었다. 빛을 간직하고 조절하는 물건이 인간의 손 안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그후 150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인간은 밤을 잃어버렸다. 그래서 두려움과 공포를 떨치게 되었고, 밤에만 움직이는 적의 그림자를 물리치게 되었다. 그런데 그와 함께 우리는 반딧불이의 사랑과 올빼미의 삶을 보지 못하게 되었으며, 먼 우주의 신비로운 음악을 듣지 못하게 되었다. 수많은 별자리에 담겨있던 우리 조상의 삶과 역사는 사라지고, 은하수를 통해 들려오던 우주의 노래도 사라졌다. 이렇게 우리 삶의 이야기도 빛을 잃게 되었다. 그 자리에 오직 대낮의 밝음이 모든 숨은 아름다움을 앗아갔다. 공포와 불안이 사라졌지만, 숨은 아름다움과 어두움 속에 빛나던 진실도 사라졌다. 그 대신 우리는 온 종일

  • [월요논단] 최기선의 무죄와 이재명의 검찰

    [월요논단] 최기선의 무죄와 이재명의 검찰 지면기사

    퇴임을 위해 30년이 넘은 연구실을 정리 중이다. 책장에서 옛날의 사건기록을 다시 본다. 2003년 항소심 법정. 재판이 시작하려면 1시간 이상 남았던 시각. 증인 심문을 받기 위해 앉아 있던 적막한 법정에 갑자기 두 분의 여성이 들어섰다. 잠시 후 재판장 좌석을 향해 성수를 뿌리고, 간절하게 기도를 하였다. 그 중 한 분은 고 최기선 인천시장의 사모님이었다. 당시에는 CCTV가 많지 않았고, 사전 법정 출입도 엄격하지 않았다.어느 날, 1심에서 5년 형을 선고받은 최 시장이 항소심 증인을 서달라고 했다. 단둘이 앉았다. 그 흔한 용역도 한 건 하지 않았고, 인천시에 책임져야 할 직책도 없었다. 왜 무죄를 입증해야 하는 마지막 증인이 되어야 하는가 물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대우그룹 본사 이전과 관련하여 수많은 공직자가 검찰 조사를 받거나 심문을 받았다고 했다. 무죄 입증을 위해 적격자로 여러분들이 천거했으니 도와달라고 했다.증인으로 나서는 조건을 달았다. 첫째, 법학자로서 도시계획위원과 시민운동 과정에서 보고, 듣고, 판단한 대로 답변하겠다. 둘째, 재임 중 도시계획위원회의 결론을 바꾼 사항이 있는지 알려 달라. 놀랍게도 재임 중 640건의 도시계획위원회의 의결을 거부하거나 반려한 사실이 한 건도 없었다. 1997년 대우그룹은 '송도 대우타운 조성사업'을 추진하였다. 2조원의 사업비를 투자하여 대우그룹 소유 43만여㎡ 송도유원지에 본사 및 계열사를 이전하고, 인천시에 필요한 컨벤션센터 등을 건설하겠다고 했다. 정권 바뀔때마다 검찰 칼날 반복만연하는 공직사회의 복지부동 재선에 성공한 최 시장의 공약 핵심은 '트라이 포트(Tri-Port)'였다. 문제는 송도유원지 해제와 용도지역 변경이었다. 인천의 발전과 직결되는 사안이라서 시민들과 언론의 관심도 매우 높았다. 용도변경이 특혜라는 지적과 함께 대우타운 조성사업이 무산되면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한 비판이 있었다. 각종 토론회 등을 통해 용도변경이 되더라도 많은 사업비를 투자해야 하므로 특혜라고 보기 어렵다는 점, 개발이익 전액을 경전철

  • [월요논단]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 울려 퍼지는 기도

    [월요논단] 튀르키예 지진 현장에 울려 퍼지는 기도 지면기사

    튀르키예와 시리아 강진으로 양국 사망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12일 현재 집계된 사망자는 2만8천여명으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1만850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실종자만 수만 명에 달해 시간이 흐를수록 사상자는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골든타임(72시간)을 넘긴데다 영하권 날씨가 이어지면서 구조는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랍어로 기적을 뜻하는 '아야'라는 신생아가 산모와 탯줄로 연결된 상태에서 구출돼 실낱같은 희망을 품게 했다.지난해 5월까지만 해도 터키로 불린 튀르키예는 우리에게 형제 나라다. 튀르키예 조상 돌궐은 우리와 인연이 깊다. 돌궐 4대 황제 빌게 카칸(716~734) 비문에는 '돌궐과 고구려는 형제의 맹약을 맺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또 1950년 한국전쟁 때 터키는 지상군 1만5천명을 파병했다. 16개 참전국가 가운데 미국과 영국에 이은 세 번째 규모였다. 용인 마성IC 부근 터키군 참전비는 '터키 보병여단은 한국의 자유와 세계의 평화를 위해 침략자와 싸웠다. 여기 그들의 전·사상자 3,064명의 고귀한 피의 값은 헛되지 않으리라'고 적고 있다.이런 인연 때문에 튀르키예 인들의 한국사랑은 각별하다. 한국산 제품을 선호하고 한국인들에게는 우호적이다. 튀르키예 여행을 하다보면 그들의 따뜻한 눈빛을 흔하게 접할 수 있다. 나 또한 수년 전 터키 여행 중 한국전쟁에 참전했다는 노병을 만났다. 한국전쟁 참전 배지를 자랑스럽게 내보인 그는 두 팔을 벌려 나를 껴안았다. 윤석열 대통령도 '형제 나라'를 언급하며 긴급구호대 110명을 파견하며 모든 지원을 약속했다. 튀르키예는 이슬람 국가다. 이런 까닭에 구조 현장에서도 하루 다섯 차례 아잔(기도 소리)은 계속되고 있다. 한국전 1만5천명 파병 '형제 나라'각국 구조대 종교 초월 구조에 여념 한데 이슬람 문화권을 바라보는 우리사회 시선은 굴절돼 있다. 이달 초 대구에서는 이슬람 사원 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돼지고기 수육 파티를 벌여 논란이 됐다. 주민들은 공사 현장 앞에서 돼지고기 수육 100인분을 나눠 먹었다.

  • [월요논단] 이슬람사원 건립, 융합의 상징이 되길

    [월요논단] 이슬람사원 건립, 융합의 상징이 되길 지면기사

    K-컬처는 오랜 세월 다양한 민족이 한반도로 이주해 들어오면서 문화적 유전자가 유입된 덕분이다. 많은 사람이 잘 인식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한국의 문화는 이주로 인해 형성되었다.한식은 한국인의 수용성과 창의성을 동시에 입증한다. 그 가운데도 비빔밥과 김치는 한국문화의 정체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우리말 '비비다', '버무리다', '섞는다' 등의 어휘를 통하여 확인된다.'비비다'는 '서로 섞이도록 버무리다'로 풀이되는데 비빔밥은 서로 다른 재료를 섞이도록 버무린 음식이다. 그리고 '버무리다'는 '한데 골고루 뒤섞다'로 풀이되는데 우리의 음식 가운데는 이렇게 버무린 것들이 여럿이다. 명사인 '버무리'는 여러 가지 재료를 한데 뒤섞어 만든 음식을 말하는데 '버무리떡', '감자버무리' 등이 그 예이다. '섞는다'는 '둘 이상의 물건을 한데 넣어 합치다. 어떤 물건에 다른 물건을 끼우거나 넣어 합치다. 둘 이상의 말이나 행동 따위를 동시에 나타내다. 어떤 감정이나 말, 행동 따위에 다른 말이나 행동을 더하여 함께 나타내다'를 의미한다.언어체계가 생각과 가치관의 형성에 영향을 준다는 입장에서 우리말 어휘에 드러난 우리 민족의 기질을 돌아본다면 근래 이슬람사원의 건립과 관련한 대립과 갈등은 사뭇 놀랍기만 하다. 왜냐하면, 앞에 살핀 어휘들은 '서로 다른 성질의 것들이 그 특성을 잃지 않고 결합하면서도 새로운 맛과 향을 창출한다'는 융합과 창의의 정신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슬람사원의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들은 이슬람교도들의 기도로 인한 소음과 향이 다른 음식 조리로 인한 거부감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이슬람교도 '신라때 처용' 정착 기록역사적으로 우리 문화와 버무려져 더욱더 아쉬운 점은 반대를 위한 표현의 방식이다. 이슬람사원 건립 현장에 돼지머리와 족발을 전시하였다는 점이다. 종교란 서로 존중되어야 할 것인데 이슬람에 대한 혐오와 차별의 현장이 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그런데 이슬람 문화는 역사적으로 이미 오래전

  • [월요논단] 파멸의 위험

    [월요논단] 파멸의 위험 지면기사

    지금 우리 삶에 닥친 위험은 과거의 그 어느 때 보다도 전환적이다. 이 위험은 개인적이며 사회적일 뿐 아니라, 위험을 감지하지 못함으로써 치명적이기까지 하다. 파멸을 내버려 둘 수는 없다. 그럴 때 우리 사회는 해체될 것이며, 이 안에 사는 우리의 삶은 급격히 퇴행해 야만의 상태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는 치명적이며 전면적일 것이다. 파멸을 막기 위해서는 그 원인을 정확히 이해해야 하며, 이제까지의 관행적 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행위 규범을 찾아야 한다. 위험은 어디에서 오는가? 위험은 무지와 탐욕, 성찰하지 않음에서 온다. 또한 이 위험은 해방 이후 우리가 거둔 한 줌의 성공이 초래한 결과이기도 하다. 과거의 성공에 안주함으로써, 그 성취의 경로가 지금 우리를 파멸의 위험으로 몰아가고 있다. 험난한 파도를 이겨내는데 성공한 뒤 이제 산을 넘어, 가야 할 그 곳을 향해 새롭게 출발해야 한다. 그런데 여전히 한 줌의 성공에 들떠 과거의 행동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그 사이 이 성과를 독점하려는 세력이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다. 어쩌면 위험이 파멸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우리는 여전히 이런 현실을 보려 하지 않는다.빈곤시대 벗어났다면 이젠 지켜야더불어 삶 찾지못하면 모두가 궤멸 우리 사회는 해방 이후 실로 어려운 경로를 거쳐 경제적 성장과 함께 일정 부분 민주주의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그런데 지금 한 줌의 정치권력이 전 사회를 맹목적으로 퇴행시킴으로써 파멸의 위험으로 치닫고 있다. 법치주의의 허점을 이용해 기회적으로 권력을 장악한 법 기술자들, 그들과 결탁하여 한 줌의 이익에 탐닉하는 무리들이 독점과 특권을 남용하고 있다. 이를 경고해야 할 민중은 한 줌의 경제적 성취에 현혹되어 맹목적으로 추종할 뿐이다. 매몰찬 추위 속에 지금의 곁불이 너무도 달콤하다. 그러니 생각을 버리고 가야 할 그곳을 보지 않은 채, 벗어나야 할 맹목에 안주한다. 사람은 개인적이며 실존적인 영역에서 자신의 삶을 이끌어 가지만 그 삶은 철저히 공동체적 특성 안에 자리한다. 구체적 삶을 살아가는 것은 개체이

  • [월요논단] 타이완 위기론에 대한 대비책

    [월요논단] 타이완 위기론에 대한 대비책 지면기사

    한중관계가 심상치 않다. 외형적으로는 코로나19 검역 관련 비자 중단이다. 그러나 속내는 복잡하다. 중국에서는 한국 국회의 타이완 방문이 그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타이완 외교부는 지난달 31일 성명을 통해 '국회부의장과 국회의원이 타이완을 방문'하여, 차이잉원 총통 등을 만났다고 했다. 타이완 해협의 긴장과 남북한 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것. 당시 중국은 한국 국회의원들의 방문이 한중관계에 심각한 충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였다.이미 경험한 것처럼 한중관계는 복잡한 성격을 넘어 폭발적인 위험 요소가 있다. 따라서 민간과 달리 정치나 정부 간 영역에서는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행동해야 한다. 국익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기업이나 민간단체에 대해 신장 위구르 인권 문제나 타이완 문제에 대해 불필요한 자극을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국제적 차원에서 보면 타이완 문제는 제2의 우크라이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中 공격 시나리오서 살아 남지만막대한 사상자·손실로 미래 참담美, 오랜 고통 '끔찍한 승리' 예상 2022년 11월17일 발표된 미국 의회의 '미중경제안전보장검토위원회'(USCC) 연차 보고서도 같은 시각이다. 보고서는 미 증권거래위원회의 중국 기업 정보공개 강화, 대미 외국인 투자심사 강화 그리고 타이완 침공을 상정한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중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관찰하면서 중국 지도부가 타이완 문제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중국이 타이완을 봉쇄할 경우 약 2조5천억 달러의 경제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미 국무부의 조사 결과를 동맹국들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연차 보고서는 중국이 타이완을 공격하거나 적대적인 행동을 할 경우를 대비하여 경제제재 등 대항조치로서 새로운 조직의 설치를 의회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이 타이완을 침공한 경우를 가정한 대책도 요청하고 있다. 첫째, 미군에 필요한 군의 태세와 병참 등에 관한 기밀문서의 작성을 의회가 지시할 것, 둘째, 제재적 조치로 미군이 중국의 에

  • [월요논단] 무인기에 휘청대는 남한사회

    [월요논단] 무인기에 휘청대는 남한사회 지면기사

    무인기 침범으로 떠들썩한 지난달 27일 장성급 군관계자와 대화를 나눴다. 그는 "무인기 탐지와 요격은 홀인원보다 어렵다"며 현실을 설명했다. 첫째 탐지를 실패한 이유다. 무인기 동체는 2m에 불과해 레이더 탐지가 쉽지 않다. 레이더 원리는 전자파를 발사해 반사되는 전파를 이용해 물체를 식별한다. 무인기는 레이더 탐지가 어려운 크기인데다 종종 새 떼를 비행물체로 오인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군은 지난달 27·28일 정체불명 항적이 레이더에 포착됐다며 전투기를 출격시켰다. 알고 보니 새떼와 풍선이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무인기 파장 이후 과민하게 대응한 결과다.둘째 요격을 못한(어려운) 이유다. 탐지가 안 되니 애초부터 타격은 어렵다. 또 탐지했다 해도 도심 상공에서 요격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민간인 피해가 빤한 상황에서 무인기를 잡자고 무턱대고 쏴댄다는 건 웬만한 강심장 아니면 어렵다. 사건 발생 직후라서, 또는 군 입장에서 옹호할 수밖에 없는 입장을 감안하더라도 적지 않게 공감됐다. 물론 이런 해명이 모든 의문을 일소시키지는 않는다. 나아가 책임이 덜해지는 것도 아니다. 국가안보는 국민의 생명, 재산과 직결된 만큼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탐지 안돼 애초부터 요격 쉽지않아정부 책임 있지만 野 정치적 목적화 북에서 출발한 무인기 5대가 해를 넘겨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무인기는 현 정권과 전 정권 사이 첨예한 책임 공방을 불렀다. 또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대립을 격화시켰다. 나아가 군 기강 해이와 문책론까지 대두했다. 급기야 정부는 9·19 군사합의 파기를 만지작거리며 남북관계는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1차적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지만 야당 또한 정치적 목적에서 사안을 키우고 있다. 북한 입장에서 보자면 값싼 무인기 몇 대로 남한사회를 한껏 흔들어 놨다. 가성비 뛰어난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셈이다.무인기 침범 이후 군 당국이 보여준 대응은 불신을 키웠다. 5일 군은 "무인기 1대가 비행금지구역(P-73) 끝을 스치듯 지나간 항적을 뒤늦게 찾아냈

  • [월요논단] 이태원, 다시 피어나길

    [월요논단] 이태원, 다시 피어나길 지면기사

    올해 들어 유난히 눈이 잦다. 설경은 일색인데 흥을 내기 어렵다. 10월29일 참사로 하여 감내하기 힘겨운 아픔을 겪었기 때문이다. 이태원(梨泰院)은 먼 길을 오가던 이들이 머물렀고, 흐드러지게 피어난 배꽃 잎이 눈송이처럼 날리던 마을이었기에 처연(悽然)함을 더한다.예로부터 한강의 물길이 닿아 이태원은 교통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이러한 지리적 요건으로 용산 일대는 미군의 주둔지가 되었고, 많은 외국인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되었다. 또한 여러 나라의 대사관이 자리하면서 다양한 문화가 융합하는 장소가 되었다.핼러윈 축제가 이태원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것도 이러한 지리적, 문화적 환경이 충족되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다양한 문화들이 이태원을 중심으로 교류되고 융합되면서 재창조되었을 것이다.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되면서 '지구촌 축제', '이태원 그랜드 세일'이 개최되는 공간이 되었던 것도 이태원의 인문지리적 성격을 보여주는 것이라 여긴다. 그러니 "젊은이들에게 왜 이태원에 갔는지를 묻지 말라!" 다양한 문화 교류·융합 재창조된 곳역사적으론 세종 애민정신 드러나'10·29참사' 어찌 특정지역 일인가 역사적으로 보니 이태원은 애민(愛民)의 상징적 장소였다. 세종 8년(1426), 백언(白彦)이 수원부로 어버이를 뵈러 가는 길에 윤봉(尹鳳)은 이태원(利泰院)에서 백언을 위로하였고, 세종께서는 참찬 최윤덕(崔閏德)·병조 판서 이발(李潑)·좌대언 조종생(趙從生) 등을 명하여 한강(漢江)에서 전송하게 하였다. 백언이 부모를 뵈러 가는 것이 어떤 연고인지는 나타나지 않으나 이태원은 세종의 애민정신이 드러나는 장소이다. 세종 19년(1437), 이태원 등 기민(飢民)을 구제하기 위하여 설치된 진제장(賑濟場)이 관리 소홀로 잘 운영되지 못하자 책임을 한성부에 맡긴다. 그리고 "만일 구휼에 태만하여 굶어 죽게 하는 일이 있으면,… 예에 의하여 결단(決斷)하고, 속죄(贖罪)하는 것을 허락하지 말라"고 하였다. 이로 보아도 나라는 백성들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여야 하기에 한치의 소홀함도 허락되지

  • [월요논단] 사람답기 위한 시간

    [월요논단] 사람답기 위한 시간 지면기사

    마주했던 시간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새로운 시간을 맞이할 수 없다. 마무리는 새로운 시작이지만, 다가올 시간은 이미 마무리 안에 결정되어 있다. 마무리는 새로운 시간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어떻게 살았는가, 그리고 이 새로운 시간을 어떻게 맞이할까? 이 질문은 곧장 내가 몸담고 있는 공동체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나의 가정과 삶의 터전, 내가 살아가는 사회는 어떤 시간을 보냈으며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 것인가의 질문이 그것이다. 내 존재에 대한 물음은 삶의 터전과 실존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 나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 모든 사회생활과 경제 활동은 사람답게 살기 위한 것이 아닌가. 그러니 이 두 질문은 사실 하나의 물음이다. 실존적으로 또한 공동체적으로 나는 어떻게 살았으며,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사람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 질문은 곧 사람이 모여 사는 사회의 모습에 대한 대답으로 이어진다. 이 질문은 또한 나와 우리가 마주할 내일을 결정하는 물음이 된다. 그래서 한 시간을 마무리하는 이때, 다가올 시간을 결정하기 위해 이렇게 물어야 한다. 마무리는 새로운 시간 의미를 부여자기 존재 유지 못한다면 '슬픈 삶'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이 채워져야 한다. 삶을 위한 외적인 조건이 채워지지 않으면 사람다움의 품위를 지킬 수 없다. 품위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것이니 그 품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안간힘을 써야 한다. 하지만 헛된 몸부림은 오히려 품위를 잃게 만든다. 그러니 무엇이 사람다움인지, 어떻게 해야 사람의 품위를 지킬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어떤 경우라도 사람답기 위한 앎을 포기하면 사람답게 살 수가 없다. 그 앎은 물질적 지식이 아니라 존재에 대한 앎이다. 마무리 짓고 새롭게 맞이하는 시간 앞에서 사람답기 위해서는 힘이 필요하다. 모든 삶은 힘에의 의지를 지닌다. 모든 존재는 자기 존재를 지키려는 의지를 지닌다. 그 힘은 남을 향한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한 힘이다. 그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