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수백번도 넘게 운동 ‘격무’
딱딱한 음식 섭취등 장애 유발
손톱 물어뜯기·턱괴기도 악습
통증 시작됐다면 치과 찾아야
‘먹방’, ‘쿡방’ 등 요즘 TV에서는 음식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국 각지의 맛집 탐방을 넘어 유명 셰프들의 요리 경연이나 요리가 서툰 남자들의 요리수업 등이 이어진다. 이 같은 프로그램들의 공통점은 사람의 미각을 자극해 ‘먹고 싶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음식의 섭취를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흔히 ‘씹는다’고 할 땐 치아부터 떠올린다. 치아의 건강도 물론 중요하지만 턱 관절도 상당히 중요하다.
턱관절은 아래턱뼈와 머리뼈가 만나서 이루는 구조물로, 양쪽 귀 앞부위에 손가락을 대고 입을 벌렸다 다물었다를 반복할 때 아래턱뼈의 움직임을 느낄 수 있는 부위를 말한다.
턱관절 덕분에 우리는 부드럽게 입을 벌려 음식물을 입 안에 넣을 수 있고, 입을 다물어 치아로 음식물을 씹을 수 있다. 하루에도 수백 번 이상 움직이면서 우리가 먹고 말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부위다.
턱관절이 보내는 경고 신호는 턱 위 통증에서 귀, 목, 어깨, 두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입을 벌리고 닫는 데 힘이 든다 ▲입을 벌리고 닫을 때 딸깍하는 소리나 삐걱거리는 것이 느껴진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쑤시거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입을 벌리거나 식사를 할 때 턱이 뻐근하다 ▲귀가 웅웅 울리거나 눈 뒤에 압박감이 느껴진다 ▲뚜렷한 이유 없이 두통이 자주 생긴다 이 같은 증상 중 한 가지라도 해당 된다면 턱관절 장애를 갖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하루 이틀 증상이 지속 되다 보면, 먹는 즐거움은 ‘먹어야 하는 고통’으로 바뀌게 되고, 삼시 세끼 때마다 느끼는 통증 혹은 치료에 대한 불안감은 환자를 만성적인 우울 상태로 몰아갈 수 있다.
턱관절 장애는 관절 혹은 관절 주변의 근육에 통증이나 문제가 생긴 상태를 뜻하며, 턱관절과 그 주변의 근육에 영향을 주는 여러 가지 상황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자거나 깨어있는 동안 이를 악물고 있기, 음식을 한쪽으로만 씹기, 껌 씹기 또는 얼음 깨먹기, 손톱 물어뜯기, 턱 괴기, 엎드려 책보는 습관 등이 원인이 된다.
이러한 습관이나 자세가 장기적으로 지속 되면 턱관절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고 머리·턱·목의 근육은 더 긴장하게 돼 턱관절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
나쁜 습관을 고쳐 턱관절 증상이 없어진다면 그보다 더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법은 없다. 실제로 경미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관절과 근육에 무리한 힘을 가하는 습관을 중단하고 근육을 잘 풀어주기만 해도 호전된다.
증상이 오래되고 통증이 심하더라도, 치료의 기본은 근육을 이완시키고 주변 구조를 손상하는 습관적 행동을 중단하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치과센터 조진용 교수는 “턱 건강에도 관심을 갖고, 턱 관절에 무리를 주는 나쁜 습관이 있다면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턱관절에 장애가 생겨 고통이 시작됐다면 빠른 시일 내에 치과를 찾아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