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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이종걸 원내대표가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창당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행사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오후까지만해도 문 대표가 재신임 투표를 실시하지 않는 대신 20일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통해 '정치적 재신임'을 받는 방안이 유력한 중재안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비주류측 이종걸 원내대표가 의원총회 소집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자 문 대표측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흔들기가 지나치다"면서 내주 투표 강행을 선언하는 등 마찰이 계속됐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주변 인사들에게 "의총개최 여부는 의논을 더 해봐야겠다", "의총을 열어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 등의 취지로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최 본부장은 이날 저녁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이 원내대표의)이같은 발언은 대표 흔들기를 넘어 재신임 투표 자체를 무력화하는 것"이라며 "이제 다음주 재신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표가 (중재안을) 지켜보겠다고 하자마자, 원내대표가 이를 뒤집고 흔든 셈"이라며 "이 원내대표는 오늘 발언에 대한 자기 입장을 정리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본부장은 "문 대표의 의중을 확인하고 회견을 연 것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렇게 봐도 된다"고 답해 문 대표와 조율과정을 거쳤음을 시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결국 "추석 전 투표를 하되, 연석회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기존 문 대표의 입장에 사실상 변화가 없어, 최 본부장의 이번 회견은 비주류를 겨냥한 '압박용'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 본부장은 "20일 연석회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문 대표의 입장은 유효한가"라는 질문에 "단합의 방도를 찾아보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이 원내대표는 입장자료를 내고 "당의 분열을 조속히 치유하고 통합을 이루려는 중진의원들의 노력과 충정을 충분히 헤아리고 있다"며 "연석회의 소집에 대해서는 다양한 당내 의견을 수렴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주변에 "의총을 소집하지 않겠다고 한 적은 없다"면서도 "현재 여러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데, 찬반이 엇갈려 아직 결정을 못했다. 추가로 의견을 들어보겠다"는 의견을 주변에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 원내대표가 의총 소집에 적극적이지 않는 데에는 연석회의 개최 전에 문 대표가 '재신임 투표 철회'를 먼저 밝혀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문 대표가 재신임 투표 철회의 뜻을 먼저 밝혀야만 비주류 의원들이 '정치적 재신임'에 협조할 수 있다며 '선(先)철회-후(後)연석회의'를 주장하고 있다. 이 원내대표도 이에 동의하는 뜻을 주변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이대로 의총을 진행하면 의원들의 충돌이 격해질 수 있다"며 "이럴 때에는 문 대표가 대승적으로 투표 철회 의사를 밝히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재신임투표 철회선언이 선행되지 않을 경우 비주류 의원 다수가 참석을 거부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그러나 다른 중진의원은 "문 대표가 먼저 투표철회를 하더라도, 비주류 의원들이 회의장에서 또 사퇴론을 꺼내들면 그 때에는 어떻게 하나"라며 "당연히 재신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