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자식들은 속절없이 약해져만 가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이런 마음에 자식들은 온갖 건강식품을 선물해 드리고, 더 늦기 전에 부모님이 암검진을 받을 것을 권유하기도 한다.
직장인 최모(47)씨도 몇 년째 이런 고민을 해왔다. 노인 사망률 1위라는 암이라도 걸렸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명절 때마다 아버지(80)와 어머니(75)에게 암검진을 권유해왔지만, 부모님은 그때마다 "다 늙어서 무슨 암검진이냐"며 손사래를 칠 뿐이다. 검진비용과 암에 대한 두려움, 자녀에 대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그런데 최씨는 올해부터 생각이 복잡해졌다. 부모님의 연세를 생각할 때 이제는 암검진을 한다고 해도 과연 그게 효용성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고민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국가가 나서 노인 암검진에 대한 일부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의료진에게 노인 암검진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용도로 만든 것이지만, 최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28일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 암정복추진기획단에 따르면 이번 노인 암검진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암별로 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한 연령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위암의 경우 가이드라인은 40~74세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위내시경을 이용한 검진을 2년 간격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40~74세 무증상 성인 대상의 위장조영촬영은 개인별 위험도와 수검자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최씨의 부모님처럼 75세를 넘긴 노인들은 특별한 위암 증상이 없는 경우 위암 검진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이에 대해 가이드라인은 85세 이상은 위암 검진을 하지 말 것을 명확히 했지만 75~84세에 대해서는 검진을 권고하지 않는데 무게중심을 둔 다소 모호한 지침을 제시했다.
이 연령대에서는 위암검진의 이득과 위해의 크기를 비교 평가할만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게 그 이유다. 즉, 검진을 해도 사망률 감소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75~85세 노인은 여러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암 검진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다"면서 "현재로서는 위암 검진이 주는 이득이 크다고 볼만한 연구 데이터는 없다"고 말했다.
대장암 가이드라인은 45~80세에서 분변잠혈검사를 1년 또는 2년 주기로 받도록 권고했다. 이처럼 정해진 것은 국내 대장암이 남자는 40대 중반, 여자는 50대에 증가하기 시작해 75세 이상에서도 남녀 모두 발병률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특히 올해는 대장암 발생과 사망자수가 위암을 넘어설 전망이다.
연세대 원주의대 김현수 교수는 "대장암 진단을 위해 80세 이하 연령대에서는 분변 검사를 하고, 추가적인 대장내시경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81세 이상 노인에 대해서는 분변을 이용한 대장암 검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방암은 40~69세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촬영술을 이용한 검진을 2년 간격으로 시행하라고 가이드라인은 권고했다. 70세 이상의 여성은 굳이 유방암검진을 선별검사로 받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서가 붙었다. 권고안 자체가 무증상의 평균적인 위험을 가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만큼 고위험군 여성의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준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는 "일반인구집단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2년 주기의 유방촬영술이 유방암 사망률을 19%가량 감소시키는 이득이 관찰됐지만 30~39세, 70세 이상에서는 각각 근거부족과 적은수준의 이득을 보였다"고 가이드라인 설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연합뉴스
직장인 최모(47)씨도 몇 년째 이런 고민을 해왔다. 노인 사망률 1위라는 암이라도 걸렸으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명절 때마다 아버지(80)와 어머니(75)에게 암검진을 권유해왔지만, 부모님은 그때마다 "다 늙어서 무슨 암검진이냐"며 손사래를 칠 뿐이다. 검진비용과 암에 대한 두려움, 자녀에 대한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탓이다.
그런데 최씨는 올해부터 생각이 복잡해졌다. 부모님의 연세를 생각할 때 이제는 암검진을 한다고 해도 과연 그게 효용성이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고민에 대한 답을 주기 위해 국가가 나서 노인 암검진에 대한 일부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의료진에게 노인 암검진의 근거를 제시하기 위한 용도로 만든 것이지만, 최씨와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28일 국립암센터와 보건복지부 암정복추진기획단에 따르면 이번 노인 암검진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특징은 암별로 검진을 받아야 하는 상한 연령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위암의 경우 가이드라인은 40~74세 무증상 성인을 대상으로 위내시경을 이용한 검진을 2년 간격으로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반면 40~74세 무증상 성인 대상의 위장조영촬영은 개인별 위험도와 수검자의 선호도에 따라 선택적으로 시행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여기서 궁금증이 생긴다. 최씨의 부모님처럼 75세를 넘긴 노인들은 특별한 위암 증상이 없는 경우 위암 검진을 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이다. 이에 대해 가이드라인은 85세 이상은 위암 검진을 하지 말 것을 명확히 했지만 75~84세에 대해서는 검진을 권고하지 않는데 무게중심을 둔 다소 모호한 지침을 제시했다.
이 연령대에서는 위암검진의 이득과 위해의 크기를 비교 평가할만한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게 그 이유다. 즉, 검진을 해도 사망률 감소효과가 명확하지 않다는 얘기다.
박현아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75~85세 노인은 여러 건강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위암 검진 여부를 판단하는 게 좋다"면서 "현재로서는 위암 검진이 주는 이득이 크다고 볼만한 연구 데이터는 없다"고 말했다.
대장암 가이드라인은 45~80세에서 분변잠혈검사를 1년 또는 2년 주기로 받도록 권고했다. 이처럼 정해진 것은 국내 대장암이 남자는 40대 중반, 여자는 50대에 증가하기 시작해 75세 이상에서도 남녀 모두 발병률이 높다는 점이 고려됐다. 특히 올해는 대장암 발생과 사망자수가 위암을 넘어설 전망이다.
연세대 원주의대 김현수 교수는 "대장암 진단을 위해 80세 이하 연령대에서는 분변 검사를 하고, 추가적인 대장내시경을 고려해볼 수 있다"면서 "하지만 81세 이상 노인에 대해서는 분변을 이용한 대장암 검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유방암은 40~69세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촬영술을 이용한 검진을 2년 간격으로 시행하라고 가이드라인은 권고했다. 70세 이상의 여성은 굳이 유방암검진을 선별검사로 받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서가 붙었다. 권고안 자체가 무증상의 평균적인 위험을 가진 여성을 대상으로 한 만큼 고위험군 여성의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준 강남세브란스병원 외과 교수는 "일반인구집단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2년 주기의 유방촬영술이 유방암 사망률을 19%가량 감소시키는 이득이 관찰됐지만 30~39세, 70세 이상에서는 각각 근거부족과 적은수준의 이득을 보였다"고 가이드라인 설정의 배경을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