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최근 이른바 ‘정치인 각료’들에게 내년 총선출마 의사를 타진하고 물밑으로 개각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치권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조만간 일부 부처 장관에 대한 교체를 단행할 것이라는 ‘조기 개각설’이 번지고 있다.

7일 여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청와대는 최근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겸하고 있는 장관들에게 내년 총선에 출마할지 여부를 물어봤으며, 이들은 모두 출마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상은 인천 연수구에서 6선에 도전하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등 5명이다.

청와대는 대통령 비서실 참모 가운데 출마 희망자의 사의를 수용하고 나머지 출마설이 나온 인사들은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조기에 ‘교통정리’를 한 바 있어, 정치인 장관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총선 출마자를 당으로 돌려보내는 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박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강력히 추진하는 4대 개혁 완수와 경제활성화·민생챙기기를 위해서는 내각이 온 힘을 기울여도 모자랄 판인데 장관이 출마에만 온통 관심이 쏠려 있으면 업무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내각도 조기 정리해 핵심 국정과제 실현에 집중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취지인 셈이다.

청와대 내부에서 “마음이 콩밭(총선 출마)에 가 있는 사람을 자리에 둬봤자 일을 제대로 하겠는가”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다만, 개각이 단행될 경우 5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일괄 개각’보다는 해당 부처에 굵직하고도 시급한 현안이 남아있지 않은 장관을 차례로 교체하는 ‘순차 개각’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