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세상네트워크는 1일 오전 서울 공덕동 사회복지회관 6층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적십자사 내부자로부터 병원균 감염이 의심되는 헌혈자 수백여명의 혈액이 수혈용 또는 의약품 원료로 출고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네트워크는 "헌혈유보군으로 분류된 헌혈자의 혈액이 출고된 사례, 이러한 헌혈자에게 지속적으로 채혈을 반복 시행한 사례, 과거 양성 판정을 받은 헌혈자가 부적격 혈액으로 분리되지 않은채 출고된 사례 등이 제보됐다"고 밝혔다.

네트워크는 또 "제보 내용은 에이즈, 매독, B형간염, 말라리아 등 병원균 감염이 의심되는 헌혈자들의 혈액이 출고됐다는 것"이라며 적십자사 내부 자료를 인용해 대표적인 사례 7건에 대해 설명했다.

이가운데 4건은 에이즈 검사 결과 양성이 의심되는 것으로 나타나 헌혈 유보군으로 분류, 관련 혈액을 출고하지 말아야 하는데도 수혈용으로 병원에 공급됐거나 의약품원료로 공급하기 위해 적십자사 혈장분획센터로 출고시킨 사례로 소개됐다.

네트워크는 또 B형간염 보균자가 40여차례 헌혈한 경우도 있었고, 총 11회 헌혈한 사람에 대한 B형간염 검사 결과 음성이 1회, 양성이 10회로 나타나 당시 음성 결과가 위음성으로 사료돼 양성일 가능성이 있는데도 해당 혈액을 수혈용으로 공급, 수혈자가 B형 간염에 전염됐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동일인에 대한 매독 검사 결과 양성으로 나왔다가 이후 음성으로 나오는 등 결과가 불규칙한데도 음성일 경우 수혈용으로 출고하고 양성일 경우 폐기했다고 네트워크는 소개했다.

네트워크는 제보와 관련한 수백건의 자료를 부패방지위원회에 신고하고 위원회가 사실 확인 조사를 신속히 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제보 사례들은 혈액관리법 및 적십자사의 안전 및 검사 지침에 위배되는 것으로 현행 혈액안전관리에 중대한 결함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최근 수혈로 인해 2명이 에이즈에 감염됐고 그 혈액이 의약품원료로 공급된 것도 적십자사의 혈액안전 관리에 대한 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트워크는 "정부와 적십자사는 수혈 사고의 근본 원인을 비롯해 혈액안전과 관련한 실태조사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며 "특히 적십자사는 양적 성장 위주의 혈액사업 운영체계를 재검토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