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 사람’을 전문적으로 키우기 위한 국립 해양대학도 인천에 있었다. 1947년 국립 인천해양대학교는 항해·기관·조선 등 3과 100여 명 학생 규모로 개교했다. 대중일보는 당시 ‘인천시민이 대망하던’일로 표현하며 치켜세웠다. 그런데 이 대학은 개교 2개월 만에 ‘조선해양대’로 이름이 바뀌어 군산으로 이전되는 비운을 맞는다. 개교 초기 열악한 시설에 따른 대학 운영의 어려움이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지만, 문을 열자마자 이전이 결정된 것은 뭔가 석연치 않다. ‘소관 통위부의 지령하에 군산의 유치조건 조사를 위한 단원을 군산에 파견했다’는 당시 보도 내용을 미뤄볼 때 당시 정부 당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학 기성회 간부와 학부형 대표, 지역유지 등을 중심으로 구성된 ‘대학 존치위원회’의 이전 반대활동도 소용이 없었다.
임홍재 당시 군정청 서무처 총무서장(인천시장 역임)은 대중일보에 “해대를 군산으로 떠나보낸 인천부는 앞날 항도 인천으로서 발전할 기능에 중요한 결함을 내이게 되었다”고 했다. “해대의 군산이전을 일대 통한사로 아니할 수 없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절절히 전했다. 대학의 군산 이전을 막기 위한 여러 노력을 했지만 끝내 막지 못한 아쉬움을 신문에 남긴 것이다.
68년 전 ‘앞날 항도 인천으로 발전할 기능에 중요한 결함이 생겼다’는 임홍재 총무서장의 예언은 안타깝게도 적중한 듯하다. 바다를 빼고 설명할 수 없는 도시 인천에 ‘바다 사람’을 키워내는 전문 고등교육기관이 없는 이상한 상황이 아직도 변하지 않고 있다.
정부가 오랜 기간 인천에서 뿌리내렸던 해경본부의 세종시 이전을 추진 중이다. 국립 인천해양대학교의 군산 이전 상황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아 보인다. 필연(必然) 인천에 있어야 할 것을 지켜내지 못한 아픔이 되풀이돼선 안 될 일이다.
/이현준 인천본사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