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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캣맘 사망사건 용의자 초등학생. 14일 오전 용인시 신봉동의 한 아파트에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수사관들이 ‘용인 캣맘사건’ 벽돌 투척지점 예상을 위한 3차원 스캐너 이용 시뮬레이션 실험을 하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고양이 집을 만들던 50대 여성이 벽돌에 맞아 숨진 일명 '용인 캣맘' 사건의 용의자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초등학생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길고양이를 돌보는 행위에 대한 증오 범죄일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벌였지만, 현재까지 조사된 바로는 초등학생의 '자유낙하 실험'이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6일 용인서부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 40분께 용인 수지구의 한 아파트 1층 화단에서 박모(55·여)씨와 또다른 박모(29)씨가 길고양이를 위한 집을 만들던 중 아파트 위에서 떨어진 벽돌에 맞아 50대 박씨가 숨졌고, 20대 박씨가 다쳐 병원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아파트 벽면에서 사건현장까지 거리가 7m에 이른 점과 벽돌의 무게가 1.82㎏에 달하는 점 등을 근거로 누군가 벽돌을 박씨를 향해 아래로 던졌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여 왔다.

9일간의 수사에 이렇다 할 단서를 찾지 못했던 경찰은 같은 동 다른 라인의 CC(폐쇄회로)TV 영상도 분석해 조사하던 중 이 아파트에 사는 A(10)군이 사건 당일 오후 4시께 3∼4호 라인 엘리베이터를 타고 친구 2명과 함께 옥상으로 올라간 사실을 확인했다. 또 사건 직후인 오후 4시 42분께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 사실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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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경기도 용인서부경찰서에서 최관석 형사과장이 '캣맘' 벽돌 사망사건 용의자 검거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용의자는 해당 아파트 같은 단지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으로 형사 미성년자이다. /연합뉴스

지난 15일 저녁부터 A군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이던 경찰은 A군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또 16일 오전 경찰청으로부터 아파트 옥상에서 나온 족적이 A군의 것과 일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현재까지 밝혀진 바로는 A군은 친구들과 학교에서 배운 물체의 낙하 실험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아파트 옥상에서는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의 벽돌도 발견됐다.

경찰은 벽돌은 A군이 투척한 사실을 확인했으나, 함께 있던 친구 2명 중 누군가가 벽돌 투척을 시켰을 가능성도 있어 이들 2명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A군이 두려워 부모에게 범행사실을 말하지 못했으며, 부모는 A군에 대한 경찰 조사가 시작될 때까지 A군이 던진 벽돌에 사람이 맞아 사망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아직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일행 1명을 찾는 한편,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홍정표·김범수기자 fait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