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강수량 평년 절반도 안돼
내년 5월 모내기철 영향 우려
서해안 인접 화성 남양호 물
13㎞ 내륙 공급 특단책 계획
사상 최악의 가뭄이 계속되고 있는 최근, 농업용수가 가득해야 할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내년 농사에 비상이 걸렸다.
저수지 바닥은 가뭄에 ‘쩍쩍’ 갈라진 지 오래다.
결국 저수지를 담당하는 농어촌공사는 내년 모내기 철을 대비하기 위해 바닷가에 인접한 담수호에서 물을 끌어다 10여㎞ 떨어져 있는 내륙까지 공급하는 특별 대책까지 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을 햇볕이 내리쬔 20일 오전 용인시 처인구 이동 저수지. 작년 이맘때엔 농업용수가 가득했던 이곳은 상류 지역에서 저수지 중심으로 약 500m까지 무성한 풀만 가득해 들판을 연상케 했다.
더욱이 저수지 물 위에 있어야 할 이동식 간이 낚시터는 이미 마른 바닥에 내려 앉아 직접 걸어서 들어갈 수 있을 정도다.
같은 시간 화성시 봉담읍 유리의 덕우저수지도 상황은 마찬가지. 저수용량이 가득 차야 할 하류 부분은 바닥을 그대로 드러낸 채 물 한 방울 찾아볼 수 없는 퍼석한 모래사장만 넓게 펼쳐져 있다.
이 근처에서 벼와 콩 농사를 하는 전상환(58)씨는 “올해 농사는 마무리했지만 정말 고민은 내년이다. 겨울에는 아무리 눈이 많이 와도 저수지에 물이 많이 차지 않기 때문에 모내기 철인 내년 봄에도 이 상태일까 봐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0년 간 1~10월 14일까지 도의 평균 강수량은 1천242㎜지만 올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528㎜에 불과했다. 또 겨울철 갈수기를 지나 내년 장마철 전까지 큰 비가 내릴 확률은 없는 상태여서 가을 가뭄이 5월 모내기철 농사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미리부터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자 농어촌공사는 서해안에 인접한 화성시 남양호의 물을 끌어다 내륙으로 공급하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천47만t의 물을 저수할 수 있고 현재 저수율이 97%로 매우 높은 남양호를 이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남양호에서 내륙저수지를 연결할 13.4㎞의 관로건설 예산 23억원을 도에 요청한 상태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관로를 녹슬지 않는 아연으로 만들 경우 72억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하지만 당장 내년 모내기도 못할 형편이라 플라스틱 재질로 만드는 방향으로 비용을 줄여 예산을 신청했다”면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올해 안에 공사를 마무리해 내년 농사철에 물을 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