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초
21일 오후 용인시 수지구 동천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초등학생들이 공사장을 오고가는 덤프트럭 앞을 지나 아찔한 하굣길에 오르고 있다. /하태황기자 hath@kyeongin.com

용인 초교인근 주류물류센터
이달말 개관예정 견본 주택
대형·승용차 사고위험 무방비
학부모 생업접고 동행하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인근 물류센터로 오가는 대형트럭과 건축되고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로 인해 아이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학교 담장과 맞닿아 있는 대단위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곧 문을 열면 하루 3천대 이상의 차량이 통학로를 지나갈 예정이어서 등하굣길 사고위험이 더욱 우려되고 있다.

21일 오전 8시20분께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의 한 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 길이 10m 남짓한 집채 만한 20t 트럭이 폭이 좁은 길을 건너려는 초등학생 수십 명 앞을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갔다. 이날 등교 시간인 오전 9시까지 40분 동안 확인된 트럭만 10여대.

하루 평균 50여 대의 물류차량이 이 좁은 길을 지나다녀 이 일대 초등학생들은 아찔한 통학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특히 하굣길에는 녹색어머니회 등이 교통지도를 하지 않아 학생들이 대형트럭으로 인한 사고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여기에 이달 말 초등학교 담장과 맞닿아 있는 아파트 모델하우스가 문을 열면 청약기간 동안 통학로를 통해 하루 수 천 대의 차량이 지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들이 사고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되면서 학부모들은 통학길에 동행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학부모 권모(41·여)씨는 “전교생이 550명인데 동행 등교하는 학부모까지 100명이 넘는다”며 “저학년 학부모들은 거의 모두 생업을 내팽개쳐두고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같이 등교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류회사 물류센터와 분양 모델하우스 설립을 허가한 용인시 측은 별다른 안전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는 지난 10월 15일께 관계자들을 불러 통학로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아파트 공사장 차량 등이 통학로를 지나지 못하도록 지시했지만, 21일 오전 통학로 어디에도 안전요원은 없었고 덤프트럭은 버젓이 학교 앞 횡단보도를 지나갔다.

용인시 관계자는 “물류센터나 모델하우스 모두 적법하게 운영되는 곳이라 통행을 막을 근거는 없다”면서 “시가 도시개발사업 허가권자인만큼 안전조치 등을 이행하고 있는지 감시하고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 권고조치하겠다”고 해명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