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상봉> 모두 건강합시다<YONHAP NO-2204>
통일을 위하여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날인 21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공동중식 행사에서 북측 송병상(82) 할아버지 가족들이 건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北기자들 “폭탄주 즐기지않아”
내년 총선판세에 큰 관심 보여
행사장 ‘女접대원들 미모’ 화제


남북 이산가족들은 21일 처음으로 함께 점심을 먹으며 지난 세월을 추억했다. 이산가족들은 이날 낮 12시30분(북한시간 낮 12시) 금강산호텔에서 두 시간 동안 공동중식 시간을 갖고 회포를 풀었다. 이들은 마련된 음식을 서로 먹어보라며 살뜰히 챙겼다.

이날 식사 메뉴로는 볶음밥과 닭고기완자 맑은국, 생선 락화생(땅콩) 튀김, 버섯고기완자 볶음, 잣죽, 김치, 샐러드 등이 제공됐다. 이와 함께 들쭉술과 대동강 맥주, 금강산 샘물(생수), 은정차, 배향단물(배맛 주스) 등이 마실 것으로 나왔다. 북측 가족들은 ‘들쭉술 맛 좋다’며 연거푸 남측 가족에게 권했다.

북측 관계자는 은정차에 대해 “원래 녹차인데 원수님께서 은혜로 돌려주셔서 은정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산가족들은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 두 시간 동안 남측 가족들의 숙소인 금강산호텔에서 개별상봉했다. 오찬 이후 이들은 오후 4시30분부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다시 단체상봉을 이어갔다.

60년 넘은 세월은 남과 북의 문화·환경 차이를 만들었다.

한 남측 가족이 지난 20일 저녁 만찬 때 무화과와 귤을 가져왔는데 북측 가족이 “무화과와 귤을 처음 본다고 했다”고 답했다. 북에서는 귤이 아예 나지 않아 흔히 볼 수 없는 탓에 귤을 처음 본 북측 가족은 껍질째 먹으려 했다.

남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주문화인 ‘폭탄주’는 북에서는 즐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전날(20일) 만찬 때 북측 기자들과 합석한 남측 기자들이 폭탄주를 만들었으나 반응이 시원찮았던 것이다. 북측 기자들은 북에서는 소주 등 독한 술과 맥주를 섞어서 먹지 않는다고 했다.

북측 기자들은 소속이나 이름을 밝히는 것을 꺼렸으나 남측 정치상황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였다. “내년에 남측에서 총선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될 것 같은 가” “여당과 야당 중 어디가 더 우세할 것인가”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금강산호텔에서 상봉행사를 지원하고 있는 북측 여성 접대원들의 미모가 이산가족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한 할머니는 식사를 하러 들어오다 노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측 접대원에게 “곱다”고 칭찬하며 등을 쓰다듬기도 했다. 일부 가족은 “이런 미인과 언제 사진을 찍어보겠냐”며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