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 정보 부정확성 등 이유
법무부, 본인 직접확인 변경
업계 “담당 직원 2명 불과…
입항지연 기피 불보듯” 우려
법무부가 최근 크루즈 관광객의 입국시 적용하던 선상 심사 제도를 대면 심사 제도로 변경하기로 한 가운데, 인천항을 비롯한 항만 현장에선 국내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이 급감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출입국 심사 인력의 충원 없이 제도만 변경된다면 심사 시간이 늘어나 관광객들의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되고, 크루즈 선사들은 국내 입항을 기피할 것이라는 견해들이다.
25일 법무부와 인천항만공사(IPA) 등에 따르면 인천항 등으로 입국하는 크루즈 관광객의 출입국심사가 대면 심사 제도로 변경돼 운영될 계획이다.
그동안 인천항 등 국내를 찾는 크루즈 관광객의 출입국 심사는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이 출항지로 이동해 한국으로 오는 공해 상에서 실시했다.
법무부는 크루즈 관광객의 유치 차원에서 지난 2012년 이 제도를 도입, 입국 심사 시간의 단축 등으로 크루즈 관광업계의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최근 법무부는 선사 등이 제출하는 승객 정보의 부정확성, 크루즈의 국내 입항 횟수 증가 등을 이유로 선상 심사 제도를 대면 심사로 변경한다고 발표했다. 법무부는 인천항 등 크루즈 터미널이 없는 항에서는 선내에 간이 심사장을 만들어 입국심사를 한다는 계획이다.
승객 하선 시 여권을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에게 직접 제출, 본인 확인 등의 절차를 거쳐 입국을 허가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크루즈 관광객 1인당 5초 가량의 심사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항 등 크루즈 관광업계는 입국심사가 대면 심사로 변경되면서 크루즈 관광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인천항에 크루즈 관광객 담당 출입국심사 직원이 2명에 불과, 인력 보충이 없으면 2천~3천 명씩 입국하는 크루즈 관광객 심사 시간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크루즈 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면 심사 시간이 5초밖에 안 된다고 하지만 중간에 특이사항이 있어 심사가 길어질 경우 국내 관광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입국심사를 담당하는 인력의 증가 없이 대면 심사를 할 경우 일본 등으로 크루즈 관광객을 빼앗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기존에 선상 심사 제도를 운영할 때도 크루즈 관광객이 하선하는데 보통 1시간 30분 가량이 필요했었다”며 “관광객이 하선하는 순서에 맞춰서 그 속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관광 시간에 차질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법무부는 지난 21일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에 입항한 크루즈 관광객 2천200여 명을 대상으로 출입국심사를 대면으로 시범 운영했으며, 이를 통해 개선사항을 도출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상윤기자 ss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