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도 강한 정신력으로 버틴 ‘전국체전 선수들’
경기장에는 관계자·학부모들뿐 ‘늘 소외된 느낌’
비인기종목 지도자들 올림픽처럼 ‘국민관심’ 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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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윤 체육팀장
투혼은 스포츠에서 많이 사용되는 단어다.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우려는 굳센 마음을 뜻한다. 스포츠 지도자들은 대부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선수에게는 박수를 보내지만, 시작 전부터 포기부터 하고 싸우지 않으려는 선수에게는 혼을 낸다. 지도자들이 선수들에게 칭찬과 꾸지람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로 선수들의 정신상태, 즉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 있느냐, 아니면 일찍 포기했느냐’에 따라 정해진다.

스포츠에서 1등과 2등의 차이는 바로 투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승전에 올라온 선수 또는 팀은 모두 실력이 비슷하다. 대부분 중요한 순간에 실수하거나 아니면 정신 자세에 따라 순위가 바뀌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투혼은 선수들에게 남다를 수밖에 없다.

지난주 강원도에선 제96회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가 7일 동안 진행됐다. 종목마다 선수들은 저마다 시·도 대표로 출전해 고장의 명예를 걸고 투혼을 발휘했다. 경기가 끝난 뒤 승자는 패자의 손을 잡고 위로했고, 패자는 승자에게 존경의 의미로 박수를 보냈다. 이런 것이 바로 스포츠만이 갖고 있는 매력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이번 전국체전에선 투혼을 발휘한 선수들이 많았다. 트라이애슬론에 참가한 인천시체육회 소속 김지연은 경기 도중 양쪽 엄지발가락이 찢어지는 심각한 부상 속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며 끝까지 결승선을 향해 달렸고, 롤러에 출전한 인천 서구청의 김수진도 레이스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혀 쇄골이 부러지는 부상에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총성 없는 스포츠’에서 경기도는 전국체전에서만 14년 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지난 2월 동계체육대회 14연패에 이어 이번 하계체전까지 잇따라 석권한 것이다. 말이 14년이지, 긴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다른 시·도에게 우승컵을 내주지 않았다는 점은 역사에 기록될 만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육상의 경우 24년 동안 종목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이고, 유도 종목도 17년 동안 우승했다는 점이다. 전체 44개 정식 종목 가운데 절반을 넘어선 23개 종목이 3위권에 올랐다는 점만 해도 경기도가 대한민국의 스포츠를 이끌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셈이다. 14년 동안 단 한 번도 쉬지 않고 달려온 경기도 선수단에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많다. 대한민국 스포츠 제전인 전국체전이 해를 거듭할수록 국민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기장에는 해당 선수 학부모와 학교 및 시·도 관계자만 보였을 뿐 국민들에게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많은 관중이 모이는 축구와 야구, 농구, 배구 등 4대 프로스포츠와는 달리 아마추어 스포츠는 늘 소외된 느낌이다. 이러다간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무대에서 한국 스포츠의 위상도 점점 위축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를 입증하듯 일부 비인기 종목은 선수들이 없어 아우성이다. 학교 운동부는 선수 수급을 하지 못해 해체까지 이어지는 등 심각한 수준이다.

내년에는 브라질 리우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을 치를 때마다 느낀 점은 대한민국의 효자 종목이 바로 비인기 종목이었다는 것이다. 유도, 레슬링, 양궁, 핸드볼 등 비인기 종목들이 인기종목보다 메달을 더 따냈다. 비인기 종목 지도자들은 대한민국 스포츠가 관심을 받게 되는 날이 바로 4년 마다 열리는 올림픽밖에 없다고 한다. 일부 지도자들은 올림픽 때처럼 밤을 새우며 관심을 보여준 국민들이 그립다고 한다.

스포츠는 위대하다. 국민들을 하나로 결집 시킬 수 있는 것이 바로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한·일 월드컵 때처럼 국민들의 관심을 받는 날이 다시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신창윤 체육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