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곡수매
올해 풍작으로 벼 수매가격이 12% 폭락해 쌀 재배농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벼수매가 보장과 쌀생산비 안정, 쌀소비대책 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내 한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줄지어 서서 벼수매를 기다리는 화물차들.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도내 12개 RPC조합 벼매입가
작년比 평균 4.8% 최대 12%↓
‘1만2천원差’ 값 지역별 달라
“형평성 어긋나” 이중고 호소


풍작으로 벼 생산량이 평년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경기도 재배 쌀 수매가격이 지난해보다 지역별로 최대 12% 가까이 떨어지고 미곡종합처리장(RPC)마다 결정되는 수매가격도 제각각인 것으로 나타나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벼농사는 풍작이지만 수매가격 하락과 수매가격이 지역마다 천차만별인 상황으로 농민들이 이중고를 호소하고 있다.

1일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이날 현재 도내 21개 RPC조합 중 절반을 조금 넘는 12개 조합에서 벼 매입가격이 결정됐다. 이들 12개 RPC조합의 평균 수매가는 조곡(粗穀·수확한 그대로의 알곡) 40㎏ 당 5만9천625원이다.

지난해 전체 RPC조합의 평균 수매가 6만2천657원과 단순 비교했을 때 3천32원(4.8%) 하락한 수준이지만, 경기 남부지역 A조합의 경우 1년 사이 5만원대 초반으로 무려 7천원(11.9%)이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 B조합은 6천200원(10.5%), 경기 북부지역의 C조합은 5천원(8.1%)이나 각각 내렸다.

가격 하락 요인은 올해 기상여건이 좋아 풍작을 이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산하 농업관측센터는 전국의 올해산 쌀 생산량을 전년대비 0.4%(1만7천여t) 증가한 425만8천여t(경기도 41만3천여t)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 같은 ‘풍년의 역설’ 상황에서 RPC조합별로 수매가격이 제각각이다 보니 오히려 농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실제 동일한 최상위 등급 범위(1등급 또는 특등급) 안에서 경기 동부지역 D조합과 남부지역 A조합간의 조곡 40㎏ 당 수매가격의 차이는 무려 1만2천원이다.

아무리 품종 차이라지만 수매 가격의 차이는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게 농민들의 주장이다. 비슷한 품종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조합간에도 많게는 조곡 40㎏ 당 5천원 가량 가격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화성지역 농민 김모(42)씨는 “농협에서 추천하는 품종으로 농사를 지었는데 수매할 때 보면 조합별로 가격차이가 발생한다”며 “1년간 똑같이 (벼농사를 짓느라) 고생했는데 어느 조합에 소속됐느냐에 따라 웃돈을 받는 일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농협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달 26일 쌀 20만t을 시장에 풀지 않기로 하는 등 쌀값 안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지역 RPC조합별로 가격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품종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종화·김민욱기자 kmw@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