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 속에서도 올 쌀농사가 풍년이다. 그러나 농민들은 풍작이란 기쁨도 잠시 쌀값 하락으로 이어지는데 가슴앓이를 하고 있다. 생활패턴의 변화로 쌀소비가 줄어드는 데다 남아도는 쌀소비를 위한 당국의 노력도 미미한 때문이다. 쌀농사를 천직으로 삼아온 농민들은 풍작으로 인한 수매가 하락이 원망스럽기만하다. 쌀소비 촉진을 위한 적극적인 정부 지원과 상품 등의 연구개발도 필요하다. 쌀을 이용한 다양한 상품개발은 과자류 등 비교적 단순 상품 개발에 그쳐 쌀소비에 크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수출 등 해외 진출을 위한 소비책도 마련치 못하고 있다.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로 소비처를 만들어 내야 한다. 농민들에게 쌀값하락에 대한 부담을 오롯이 떠넘겨선 안된다.
올해 전국 쌀 생산량은 425만8천t으로 지난해 424만1천t보다 1만7천t이나 늘어날 전망이다. 쌀값 안정을 위해 정부가 20만t의 물량을 시장 격리용으로 매입할 계획이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다. 재고량도 지난해보다 54.7%나 늘어나 재고물량 비용이나 처리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중 경기도 생산량은 41만3천여t이다. 풍작으로 쌀 수확기 전국 평균 쌀값은 8%이상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경기도의 경우 올 쌀 수매가격은 지역별로 최대 12%나 떨어졌다. 더구나 미곡종합처리장마다 수매가격이 제각각 이어서 농민들의 반발도 거세다. 수매가격 하락에다 지역마다 수매가격마저 달라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농협 경기지역본부에 따르면 도내 21개 미곡종합처리장 조합 가운데 12개 조합이 벼수매가격을 40㎏당 5만9천625원으로 결정했다.
지난해 평균 수매가 6만2천657원과 단순 비교시 4.8% 하락한 수준이지만 지역별로는 11.9% 떨어졌다. 경기남부 지역이 그런 경우인데 무려 7천원이나 하락했다. 또 동일한 최상위 등급에서도 경기동부지역과 남부지역 간의 조곡 수매가격이 1만2천원이나 벌어져 농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농협의 추천에 따라 같은 품종을 심었는데도 미곡종합처리장에 따라 가격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1년간 애써 지은 농사가 조합에 따라 가격차가 나는 것은 당국의 쌀 수매정책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해마다 혼선이 되풀이되는 쌀 수매정책을 개선해야 한다.
[사설] 쌀 풍년 속에서도 한 숨 짓는 農心
입력 2015-11-02 21:50
수정 2015-11-02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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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0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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