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교육청이 올초 일선 학교에 근무하는 전문상담사들을 10개월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도 임금형태는 10개월 기간제에 맞춰 지급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시교육청은 두 달간의 방학동안 근무하지 않는 계약조건이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경기도교육청은 1년 단위 계약이나,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으로 확인돼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올해 인천의 한 고등학교 전문상담사가 된 김선호(가명·26)씨는 최근 아르바이트를 구하느라 여념이 없다. 무기계약직이지만 근무기간이 3~12월까지 10개월간으로 정해져 있어 1·2월 두 달간은 월급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근무하지 않는 기간에도 학교에서 부담하는 4대 보험을 유지하기 위해 20만원 가량의 자기부담금을 내야 한다.

김 씨는 “4대 보험이 되는 곳에 취직하면 이중계약이 돼 개인 편의점 아르바이트나 건설 일용직 노동, 부업 중심으로 알아보고 있다”며 “지금은 부양할 가족이 없지만, 앞으로 어떻게 진로를 계획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중학교 전문상담사인 조경자(가명·49·여)씨는 7년간 상담사 업무를 하면서 방학기간 안 해본 일이 없다. 마트 계산원, 식당 주방일, 콜센터 업무부터 화장품 조립 부업도 해봤다. 경력이 쌓인 뒤에는 기업이나 청소년센터의 시간제 상담사로 임시 채용되기도 했지만 한달 50만원 벌이밖에 되지 않아 집안 생활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인천 초·중·고에 배치된 전문상담사 154명은 올 초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됐지만, 계약서에는 10개월만 근무하도록 명시돼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조사한 결과 17개 시·도 교육청 중 10개월 단위로 근무하는 것은 인천시와 전라남도 두 곳뿐이었다.

반면 경기도교육청은 도내 학교 상담사 380명에 대해 1년 단위로 계약직을 채용한 뒤 2년이 지나면 12개월분의 월급을 정상 지급하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고 있어 형평성 논란마저 일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인천지부 김광호 사무국장은 “학교 상담사 처우개선 차원으로 올해 무기계약직으로 바뀌었지만, 전혀 달라진 게 없다”며 “학생들을 장기적으로 관찰하고 고민·진로 상담을 하는 상담사가 방학에도 상시 근무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전문상담사 급여는 시교육청 예산이 들어가는 부분이지만 현재는 형편이 어려운 상태”라며 “상담사 처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설아·조윤영기자 sa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