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설비 설치의무 없는 ‘코인노래방’ 사고 취약
국민안전처, 더이상 희생없는 예방대책 내놔야

■경기도 화성 씨랜드 화재 참사= 1999년 6월 30일 새벽 경기도 화성군(현 화성시)에 있는 청소년 수련시설인 놀이동산 씨랜드 청소년수련원에서 모기향으로 인한 화재가 발생, 잠을 자고 있던 유치원생 19명과 인솔교사 및 강사 4명 등 23명이 숨지고 6명이 부상당하는 참사가 났다. 사고 당시 씨랜드에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 497명의 어린이와 인솔교사 47명 등 모두 544명이 있었다. 화재가 발생하면서 생긴 유독가스와 건물 붕괴위험 등으로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수련원은 콘크리트 1층 건물 위에 52개의 컨테이너를 얹어 2~3층 객실을 만든 임시 건물로, 청소년수련원으로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하고 여러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구조물이었다. 생활관에는 화재경보기가 있었으나 불량품으로 판명되었고, 사용하지도 않은 소화기들이 발견됐다. 같은 해에 일어난 두 건의 대형 화재 참사 모두 당국의 관리 소홀이 합작한 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새로운 복병 코인노래방= 요즘 청소년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코인 노래방이 화재에 극히 취약하다. 그나마 노래연습장업으로 등록한 곳은 관련법에 따라 방마다 간이스프링클러와 단독 화재경보기가 배치돼 있지만, 노래방 부스가 게임기로 분류된 청소년게임제공업(일명 오락실)으로 등록한 코인노래방은 부스 내부에는 방재설비가 없다. 설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면적 66㎡ 정도 되는 실내에 22개의 노래방 부스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인천의 한 지하 코인노래방. 하나의 부스에 1~2명 정도가 들어갈 정도로 비좁다. 부스가 들어 찬 업소 천장에 스프링클러와 화재경보기가 설치돼 있긴 했지만 22개의 부스 안에는 환풍기 하나가 전부다. 노래연습장은 밀폐된 공간에 방음시설이 돼 있어 소방법상 영업주가 영상·음향 차단 장치를 설치해 비상시 사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 곳엔 그런 설비가 없다. 게다가 코인노래방은 관리책임자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화재나 비상사태가 발생해도 부스안에서 노래를 부르는 손님에게 이를 알릴 방법이 없다.
국민안전처는 “부스 형태의 (코인)노래방은 단독화재 경보기 설치 의무가 없다”고 가볍게 얘기한다. 이제 더 이상 당국의 관리소홀로 인한 국민 희생이 있어선 안된다. 현장에서 해답을 찾는 적극적인 ‘참사 예방대책’을 내놔야 한다.
/이영재 인천본사 사회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