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국민의 관심이 서울 시청 앞에서 열린 대규모 집회에 쏠려 있던 그 시간, 부산 구덕 경기장에선 한국 축구사에 한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 화끈한 ‘공격 축구’를 앞세운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수원FC가 창단 이후 처음으로 클래식(1부리그) 승격이라는 믿기 힘든 드라마를 연출한 것이다. 수원FC는 5일 부산 아이파크와 벌인 2015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 원정에서 2-0으로 이겨 1·2차전 합계 3-0으로 부산을 꺾었다. 수원FC는 한국프로축구리그가 출범하면서 진정한 2부 리그 출신 팀이 1부 리그로 올라간 첫 사례를 보여주었다. 아울러 내년 시즌부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시티, 첼시-아스널처럼 사상 처음으로 같은지역을 연고로 하는 삼성블루윙즈와 축구팬들을 설레게 하는 ‘수원 더비’도 펼칠 수 있게 됐다.
수원FC는 2003년 시민구단인 수원시청으로 창단됐다. 그동안 실업축구 내셔널리그(3부)에서 활동하다가 2013년 챌린지 무대에 나서면서 수원FC로 이름을 바꿨다. 수원 FC의 1부 승격은 변변한 지원 없이 무명선수로 이뤘다는 점에서 감동이 더 크다. 프로 구단의 전력은 선수들의 연봉 총액으로 결정된다. 팀 성적의 92%를 연봉이 결정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수원 FC의 선수단 운영비는 고작 25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플레이오프에서 꺾은 대구FC, 서울이랜드FC 운영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인기스포츠인 프로야구 스타 선수의 연봉이 15억원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원 FC가 그동안 어떻게 팀을 이끌어 왔는지 불가사의할 정도다.
최악의 여건속에서 1부리그로 승격할 수 있었던 요인은 선수들의 축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 때문이다. 총 연봉이 적어 스타선수를 영입할 수 없었지만 그 대신 탄탄한 팀워크는 팀을 더 강하게 만들었다. 더욱이 모든 선수들에게 골고루 뛸수 있는 기회를 준 조덕제 감독의 탁월한 리더십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수원 FC의 1부승격은 감독의 능력부터 선수단 관리, 구단 운영, 흥행과 성적까지 다른 프로축구 구단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어떤 어려운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고 진정한 스포츠 정신을 보여준 수원 FC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다.
[사설] 스포츠정신 보여준 수원FC 의 1부리그 승격
입력 2015-12-06 21:50
수정 2015-12-06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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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07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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