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분야의 전문의들 ‘효율적 치료 방법’ 논의
길병원 암센터, 7개과 참여… 여성암도 진료 예정
7일 오후 1시 30분 가천대 길병원 본관 2층, 김모(69·남동구 간석동)씨와 가족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진료를 기다리고 있었다.
감기 몸살 기운을 느껴 동네 병원을 찾았던 김씨는 엑스레이 촬영 결과 ‘폐암’이 의심된다는 소견에 따라 길병원 암센터를 방문했다. 입원 후 CT, PET-CT, 기관지초음파 내시경 등 검사를 받았다. 김씨는 폐암 3기로 진단을 받았다.
무거운 마음으로 진료실에 들어선 김씨를 7명의 의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7명의 의사들은 차분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김씨에게 검사 결과와 폐암의 치료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가운데 김씨에게 가장 효율적인 치료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의료진 논의 결과를 알려줬다.
30여 분 만에 진료실을 나온 김씨는 “한명도 아닌 여러 명의 의사들이 내 몸의 상태에 대해 조목 조목 알려주고, 어떻게 치료할 것이다 라는 방법을 설명해줬다”며 “아직 내가 암이라는게 믿기지 않지만 의료진들을 믿고 치료를 받는다면 이겨낼 수 있겠다는 신뢰가 생겼다”고 했다.
통합 진료에 따른 환자 본인 부담액은 7천200원(의사 5인 이상 진료시)이다.
이처럼 여러 분야 의료진들이 환자를 진찰하는 다학제 통합 진료가 환자 중심의 암 치료 과정의 한 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암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암치료 방법은 크게 외과적 수술, 항암치료, 방사선치료로 나뉜다. 정확한 진단 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어떤 치료가 가장 효율적인지는 담당 의사가 판단하게 된다.
그러나 효과적 치료방법이 꼭 한가지로 귀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의사마다 의견이 다를 수 있다. 다학제 통합 진료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가 치료 방법 설계단계에서 모여서 환자를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방법이다.
가천대 길병원 암센터는 현재 폐암과 소화기암(위암, 대장암, 간암, 췌담도암)에 대한 다학제 통합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이 중 김씨의 사례와 같은 폐암 2·3기 환자의 경우 다양한 치료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학제팀은 주 진료과(호흡기내과, 소화기내과)를 중심으로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혈액종양내과, 병리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 7개과가 협진하며 이중 최소 5인 이상의 의료진이 다학제 통합 진료에 참여한다.
의료진은 환자 대면 진료 전 미리 환자 검사 결과를 검토하고 가장 효율적인 치료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 후 환자와 보호자가 참석한 가운데 의료진의 종합 결과를 설명하고 치료 방법과 시기 등에 대해 함께 결정하고 있다.
소화기암은 병기에 따른 보편적 치료 과정이 적용되나,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방법에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 다학제 통합 진료를 시행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앞으로 유방암 등 여성암으로도 다학제 통합 진료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김명호기자 boq79@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