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경찰 진입 직전에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하면서 숨을 돌린 한 위원장은 9일 오전 10시 25분께 스스로 관음전을 나왔다.
이에 앞서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께 자진출두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으며, 민주노총측도 이같은 한 위원장의 입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조계종 화쟁위원장 도법 스님과 함께 관음전을 걸어나온 한 위원장은 조계사 스님들과 총무원 직원·신도 등 200여명이 인간띠를 이어 만든 통로를 지나 조계사 경내로 들어갔다.
한 위원장은 대웅전에 참배한 후 자승 총무원장을 찾아 잠시 면담을 진행했으며, 10시 50분께 생명평화법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수십명의 민노총 조합원들이 '노동법 개악 반대' 등의 피켓을 들고 선 앞에서 마이크를 잡은 한 위원장은 "그동안 종단에서 밚은 불편과 어려움을 감내하며 노동자들의 아픔을 품어주셨다"며 "조계종과 조계사 스님 신도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또 "저는 다시 머리띠를 둘러맸으며 다시 투쟁에 나선다"라며 "이 기자회견을 끝낸 후 경찰에 출두할 것이며, 법정에서 옳고 그른 것을 낱낱이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잠시 현장을 떠나지만 노동개악을 막아내기 위한 투쟁을 끝까지 함께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경찰은 강제 영장 집행을 위해 관음전으로 형사와 기동대 등을 투입했다. 경찰은 관음전 출입구 앞을 막아선 200여명의 조계종 총무원 직원 등을 끌어내고 출입구를 확보해 관음전 내부로 진입을 눈앞에 두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조계종 직원들간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이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내일 정오까지 한상균 위원장의 거취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히면서, 경찰의 체포작전은 일단 중지됐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