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기내 난동·여승무원 폭행 전직 프로복서 구속

술 취해 기내 난동·여승무원 폭행 전직 프로복서 구속 /경인일보 DB

전직 프로권투 선수가 술에 취해 비행기에서 난동을 부리다 승객과 승무원에게 붙잡혔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 김포공항경찰대는 지난 12일 오후 7시 반쯤 김포에서 제주로 가는 항공기에서 여승무원을 폭행하고 협박하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로 최모(32)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소주가 담긴 물통을 갖고 몰래 들어와 옆 승객에게 술을 권하거나 옆자리를 발로 차며 행패를 부리고 여자 승무원을 폭행·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술에 취해 있던 최씨는 승무원들이 제지하자 소리치면서 30여분간 난동을 부리다가 다른 남성 승객과 승무원에게 제압당해 수갑이 채워진 채로 경찰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한 여자 승무원은 최씨가 밀치는 바람에 무릎이 좌석 팔걸이에 부딪혀 피멍이 들기도 했다. 해당 비행기는 당시 제주공항 관제 마비 사태 때문에 출발이 지연되고 있었는데 승객들은 최씨 때문에 또 다른 불편까지 겪었다.

앞서 최씨는 비행기에 타기 전에도 술에 취해 공항 곳곳을 누비며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으로 들어가려 시도하는 한편 다른 승객에게 시비를 걸다 이를 말리는 의경에게 주먹을 휘둘러 경찰에 한차례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사정하는 최씨를 불구속 입건하고 풀어줬지만, 최씨는 곧바로 공항 내 푸드코트에서 소주를 사서 마시고는 남은 술을 물통에 숨긴 채 비행기에 탑승해 다시 난동을 이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프로권투 선수로 6년 가량 활동했지만 지금은 별다른 직업이 없는 것으로 조사된 최씨는 유치장에 갇힌 뒤에도 화장실 변기 등 시가 3백여만 원에 이르는 시설물을 파손한 혐의도 받고 있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