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표류에 정부 재추진 결정
‘입지 개정안 통과’ 청신호 켜
금융권서 1조8천억원 확보 등
5조대 사업자금 조달이 관건
9년째 장기표류 중이던 송산 국제테마파크 복합개발 사업이 새 전기를 맞게 됐다. 유니버설스튜디오코리아(USKIR)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다. 한국수자원공사는 USKIR 컨소시엄이 선정됨에 따라 2020년까지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비롯해 한류테마파크·워터파크·골프장 등을 유치한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하지만 5조원이 넘는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자금조달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반돼야 사업이 순항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 추진 경과
= 송산 국제테마파크사업은 지난 2007년 경기도·화성시·한국수자원공사가 협약을 맺으면서 시작됐다. 2009년 롯데자산개발을 주간사로 한 컨소시엄이 구성돼 사업을 추진했지만 외국인 투자기업 요건 미충족, 땅값을 둘러싼 갈등 등으로 2012년 9월 사업이 무산되는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선정, 국제테마파크사업의 차질없는 준비를 약속했고, 2014년 8월 정부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과감한 인센티브 부여를 통해 국제테마파크 유치를 재추진’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올해 4월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경기 화성갑)이 대표 발의한 ‘산업 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사업 재추진에 청신호가 켜졌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6월 잠재투자자의 수요파악을 실시했고 9월 사업 공모자를 모집했다. 이후 3개월간의 평가를 거쳐 22일 USKIR 컨소시엄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해 발표했다. ┃표 참조
■ 파급 효과는
= 송산 국제테마파크에 유니버설스튜디오가 개장하면 세계 다섯 번째 유니버설스튜디오가 된다. 송산국제테마파크가 문을 열면 한국을 찾는 외국인관광객이 연 10%(140만명) 이상 늘어날 것으로 수자원공사는 예상했다.
싱가포르에 유니버설스튜디오가 개장된 2010년 전체 관광객이 1천164만명으로 전년도인 2009년보다 20% 늘었고, 2011년에는 1천300만명이 관광을 와 2010년보다 11% 증가한 점에 근거한 추정이다.
수자원공사는 내년 송산국제테마파크가 착공되면 일자리 7만6천개가 창출되고 15조원 상당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0년부터 송산 국제테마파크가 운영되기 시작하면 연간 약 4만8천명의 고용과 6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 사업이 순항하려면
= 가장 중요한 문제는 5조원에 대한 구체적인 자금조달이다. 일단 수자원공사와 경기도·화성시 등 사업에 참여하는 공공기관들이 프로젝트 추진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관건은 5조원 규모의 투자자금 중 금융권에서 최소 1조8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지 여부다.
수자원공사는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8천억원을 빌리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받아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USKIR의 출자 상황과 국내상황에 따라 은행의 입장이 바뀔 수 있어 자금조달을 확신하긴 어려운 게 사실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경기도와 화성시 등 지방 자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의지를 보이고 있다”며 “금융권에서도 사업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자금조달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진기자 lk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