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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낮 광주대구고속도로 거창IC 주변 상하행선 차로가 원활한 차량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40분씩 걸리던 구간을 어제는 20분 만에 갔습니다."

23일 옛 88올림픽고속도로 거창휴게소를 찾은 김용조(48)씨는 왕복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개통한 광주대구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뚫려서 좋다"고 반겼다.

경북 고령군 고령JC에서 거창군 가조IC까지 약 35km 구간을 가는데 평소에는 40분 넘게 걸렸지만, 도로를 확장·개통한 22일부터는 이동시간이 절반가량 줄었다고 김씨는 설명했다.

이날 연합뉴스 기자가 광주요금소에서 대구요금소까지 직접 달려본 광주대구고속도로는 김씨의 말처럼 막힘이 없었다.

급경사와 곡선 구간을 직선화한 광주대구고속도로는 전체 운행거리가 종전 182㎞에서 172㎞로 줄었고, 제한 속도도 시속 80㎞에서 100㎞로 높아졌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덕분에 광주-대구 간 운행 시간이 30분가량 단축됐다고 설명했지만 편도 1차로를 막아선 거북이 운행 차량이 사라진데다 구간 대부분이 활주로처럼 일직선으로 뻗어 있어 실제 체감 시간은 그보다 줄어든 듯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전 구간에 설치된 중앙분리대다.

콘크리트 방호벽 형태의 중앙분리대가 들어서면서 중앙선에 바짝 붙은 채 추월 기회만 엿보던 곡예운전 차들의 아찔한 풍경이 완전히 사라졌다.

산악 지형을 따라 굽이쳤던 곡선 도로는 이제 과속을 걱정해야 할 만큼 반듯하게 뻗어 있어 차들이 시원스레 내달렸다.

기존에 없었던 졸음 쉼터도 눈에 띄었다.

대구 방향 1곳, 광주 방향 2곳에 들어선 졸음 쉼터에서는 운전자들이 활짝 기지개를 켜거나 화물을 단단하게 고정시키고 있었다.

한 달에 20번 이상 대구와 광주를 오간다는 화물차 기사 이형태(63)씨는 "어제와 오늘 두 차례 대구와 광주를 왕복했는데 시간이 20∼30분 정도 줄어들었다"며 "다른 무엇보다 길이 안전해져서 좋다"고 말했다.

1984년 왕복 2차로로 개통한 88고속도로는 도로폭이 좁은데다 중앙분리대조차 없어 지난 31년간 770여명이 교통사고로 숨져 '죽음의 도로'라는 오명을 얻었다.

이씨는 "전에는 말이 최고속도 80㎞지 차들이 시속 60㎞로 꼬리를 물기 일쑤였다"며 "마주 달리는 차들끼리 앞차를 추월하려고 중앙선을 넘나드는 일이 비일비재해 그전에는 항상 신경이 곤두서 있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끊임없이 안전성 문제가 제기된 88고속도로를 2001년 광주 측 고서-담양(16km)과 대구 측 성산-옥포(13km)를 각각 4차로와 6차로로 확장하는 공사에 착수해 2006년 마무리했다.

이어 2008년 11월부터 총 사업비 2조1천23억원을 투입해 나머지 담양-성산(153㎞) 구간도 4차로로 확장하고 전 구간에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설치했다.

화물차 기사 이씨는 "고속도로 이름을 가지고 광대로 하자, 달빛으로 하자 말들이 많았는데 어쨌거나 도로만큼은 잘 닦아놓아 앞으로 광주와 대구 사이를 안전하고 편안하게 왕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